김대중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국무회의 석상에서 도서관 정보화 문제가 거론되었고 그 결과로 문화관광부는 3월 중순 '도서관 정보화추진종합계획'을 확정, 발표하었다. 이 계획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총 사업비 3,068억원이 투입되어 전국 모든 공공도서관과 일부 학교도서관, 문고에 「디지털자료실」을 설치하며 국가내 각종 도서 및 문헌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인터넷으로 제공하도록 하여 모든 국민들이 도서관과 가정에서 쉽고 편리하게 필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현재 이 계획에 따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도서종합목록DB, 원문DB 등을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공공도서관 등에 「디지털자료실」이 설치된다. 이 계획은 수립 시부터 정부 각 부처는 물론 민간전문가들도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획예산처에서 이에 대한 2001년도 예산배정에 적극 나서고 있는 등 계획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하겠다.
2) 학교도서관 활성화 운동 확산
2000년은 지난 해 학교도서관협의회의 학교도서관 만들기 사업에 이어 학교도서관 문제를 사회적으로 부각시키고 구체적인 실천노력이 크게 두드러진 한해 였다. 특히 여러 시민단체들이 학교도서관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공감하여 이를 범 국민운동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학교도서관살리기국민연대'를 결성하여 활동을 개시하였다. 이에 앞서 도서관계에서는 '학교도서관활성화를위한도서관인연합'을, 경기도 지역에서 학교도서관 만들기를 직접 추진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경기도좋은학교도서관만들기협의회'를 결성하는 등 한 해 동안 학교도서관 분야에서의 활동이 큰 성과를 보였다. 이와 함께 문화 부문 시민단체인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는 공공 및 학교도서관 자료구입비 증액 캠페인을 전개하여 학교도서관 문제의 사회화에 기여하였다. 또한 교육부에서는 교육부총리 승격을 계기로 부 내에서 학교도서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둠으로써 학교도서관을 통한 교육개혁을 추진하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한 편, 이 분야에 대한 연구 및 저술활동도 활발히 수행되어, 『한국 학교도서관 운동사』(김종성), 『학교도서관 운영의 실제』(송기호) (이상 한국도서관협회 출판), '정보화사회에 대응한 학교도서관 발전방안'(한국도서관협회 학교도서관위원회),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네트워크구성 및 미디어센터 모형개발』(김용철, 2000년 충남교육청 정책과제), 『지식정보시대의 학교도서관 활성화 정책개발』(한윤옥,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의 저서나 보고서가 연이어 발표, 보급되기도 하였다.
3) 문화관광부, '저작권법시행령' 개정공표로 도서관에서의 복제전송 문제가 표면화
2000년 후반기를 뜨겁게 달군 문제는 저작권법시행령 개정공표로 인해 많은 사립대학도서관이나 전문도서관 등에서 복제전송권 제한에 따라 기존의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전자도서관 관련 사업에 큰 차질을 빚게 된 사건이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은 저작권법 개정과정에서 저작권자의 권리강화와 저작물의 이용편의를 증대하고자 했다고 하면서도 정작 저작물의 이용편의에 있어 중요한 도서관계의 입장이나 의견,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까닭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저작권자들이 만든 '한국복사전송권 관리센터'에서는 저작물의 복사에 대한 저작권료를 정식으로 요구함으로써 도서관이 수행하는 제반 서비스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왔다. 이와 함께 전자책(e-Book)에 대한 전송권 관리자를 놓고 저작자와 출판사가 논란을 벌이고 있는 등 정보와 자료의 디지털화가 더욱 촉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작권법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고, 도서관 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4) '도서관및독서진흥법' 개정, '진흥위원회'와 '기금' 폐지 등으로 도서관 활성화 기반 흔들림
도서관및독서진흥법 개정을 통해 그 동안 도서관 등의 설립 및 시설·자료의 확충 등에 필요한 자금에 충당하기 위하여 설치하도록 되어 있던 '도서관및 독서진흥기금'과 도서관의 균형있는 발전과 독서진흥에 관한 정부정책을 심의하기 위해 문화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설치하도록 한 '도서관및독서진흥위원회'가 각각 정부의 기금제도 개선계획과 정부위원회 정비방침에 따라 폐지됨으로써 도서관 발전의 주요한 기반이 상실되었다. 비록 이러한 조치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개혁의 큰 줄기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지식기반사회를 맞아 지식국가, 지식정부를 구현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이를 위한 핵심기반시설인 도서관 발전에 매우 중요한 재정과 정책지원을 위한 기반을 폐지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향후 도서관 활성화를 위하여 정부의 일반재정부담을 확대하고 정책자문, 집행기능도 시급히 회복,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5) 남·북 도서관협회 대표단, 역사적 회합
남북간 대화와 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서관계도 남북간 역사적 만남이 있었다. 통일을 대비한 상호간 이해의 확대를 위해서는 도서관을 비롯한 학술과 정보의 교류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남북 도서관계가 만남을 가진 것은 매우 의미있는 사건이라 할 것이다. 이번 만남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최된 일본도서관협회의 전국도서관대회에 우리나라와 북한 대표단이 모두 초청되어 참석함에 따라 성사된 것이다. 이 역사적 회합은, 한국도서관협회가 1999년 일본도서관협회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한 데 이어 금년 9월 중국의 도서관협회와도 협력관계를 수립하는 등, 일련의 대외활동 강화 노력과 관련, 향후 아시아지역 도서관계의 공고한 협력체제 구축은 물론 남북한 도서관계의 활발한 교류·협력의 기초를 다진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일은 금년 일본도서관협회의 10대 뉴스에도 선정되어 국제적인 사건으로 주목받았다.
6) 국립중앙도서관 '자료보존관' 신축, 개관
국립중앙도서관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국가문헌자료의 체계적, 과학적 보전의 중심역할을 담당할 「자료보존관」을 신축하고 8월 30일 준공식을 가졌다. 이번 자료보존관 건립을 통해 도서관이 우리 사회에서 주요한 지식자원 보존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자료보존관은 400만책 수장능력을 갖추고 자동항온·항습장치는 물론 감압훈증장치 등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어 국가대표도서관으로서의 국가문헌자료보존 기능을 더욱 강화해 나감으로써 우리나라 도서관의 자료보존 능력을 크게 신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7) 사서자격제도 개선 논의 본격화
21세기 지식정보시대를 맞아 도서관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도서관 업무내용과 기술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서관의 핵심인 인적자원인 사서의 명칭, 양성과정과 재교육 등을 포함하는 사서자격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개선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한국도서관협회는 '사서자격증 관련법규개정건의안작성특별위원회' 활동과 6월의 세미나 등을 통해 광범위한 의견청취를 하고 있으며, 도서관운동연구회는 시험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의견서를 문화관광부에 제출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학부제 도입에 따라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시행령 상의 일부 조항을 현실화하는 법 개정은 이루어졌으나 더 이상의 구체적 성과는 아직 논의단계에 있다. 현 제도 하에서의 사서자격에 대한 부정적, 비판적 입장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제도개선에 앞서 도서관계의 거시적인 의견통합과 더불어 도서관 현장에서의 전문직으로서의 자기 정체성 확립과 자긍심을 높이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보다 진지하고 구체적 논의의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8) 공공도서관 민간위탁 확산 우려
현재 작은정부를 지향하면서 행정조직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공공업무의 민간위탁의 강력한 추진에 따라 공립공공도서관의 민간위탁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올 해에도 서울의 광진구립정보도서관과 목포시립도서관이 민간위탁되었고 여러 도서관들이 민간위탁 추진 방침이나 구상 등으로 정상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민간위탁은 총정원제에 의한 신규 개관 도서관에서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왔는데 목포시립도서관과 같이 기존의 도서관도 전면 민간위탁되는 사례가 발생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행정개혁이나 경제위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도서관의 민간위탁 사례는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저지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9) 기록보존관리 분야 관심 고조
1999년 초 제정된 '공공기관의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올 해 정부부처에 속한 도서관(실) 등에서 기록관리에 대한 새로운 업무가 부과되는 등 본격적으로 도서관에서의 기록관리 활동 요구가 구체화되었다. 제정 당시부터 도서관과 기록관리 간의 업무영역이나 전문요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이에 대해 아직 뚜렷한 조정이나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일부 교육기관(한남대학교 등)에서 기록관리학과를 개설하는 등 기록관리 영역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추세는 향후 도서관 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0) 문헌정보학 분야 학문적 성과, 사회적 주목 확대
지난 해 김봉희 교수의 저서 『한국 개화기 서적문화 연구』(이화여대출판부) 등이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된 이후 금년 말 교수신문에 의해 『한국 사회과학의 탈식민성 담론 어디까지 와 있는가』(김정근 엮음, 지식산업사)가 '올해의 책' 8권 중 한 권으로 선정됨으로써 문헌정보학의 학문적 성과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그 동안 문헌정보학은 도서관 운영과 디지털도서관 구축 등의 전문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사회 속에서의 학문적 영향력이라는 면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해 온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교수신문 '올해의 책' 선정은 이제 문헌정보학도 여타 학문들과 마찬가지로 도서관이라는 현장과 학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사회와 대화하고 사회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올 한 해 『도서관인 박봉석의 생애와 사상』(오동근 엮음, 태일사) 등의 귀중한 저서들이 여럿 출판되어 앞으로 문헌정보학의 사회적 및 학술적 확장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였다.
첫댓글 현재의 김대중도서관이 어느 날 갑자기 지어진 게 아니라 사전 치밀한 계획과 연구 끝에 지어졌다는 것을 위의 자료가 말해주고 있습니다..사형선고를 받은 몸으로 책을 넣어달라고 서신을 보낸 것을 보면 얼마나 독서를 좋아하셨는지 짐작이 갑니다..
엉뚱한 이야기지만 저도 책중독자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엄청 읽었는데 나이가 드니까 돋보기 쓰고 책읽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우리 젊은 회원들, 눈이 좋을 때 부디 책, 많이 읽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