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IT산업은 경기침체와 소비위축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중국에서 비롯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이라크전의 영향으로 국내외 IT경기는 한층 위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국내 IT산업은 정보통신ㆍ정보가전ㆍ컴퓨팅ㆍ금융ㆍ콘텐츠 부문에서 나름대로 견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부가가치를 높인 신상품과 아이디어 제품 등을 앞세워 수요를 진작시키려는 업계의 노력과 신기술ㆍ신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디지털타임스는 업계 전문가들의 자문과 본지 전문기자단 평가를 토대로 올 상반기 시장에서 인기를 끈 히트상품을 분야별로 선정했다.
◇정보통신 부문〓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견인용' 제품이 주로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유선의 경우, 1999년 4월 세계 최초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서비스를 상용화해 초고속인터넷 붐과 국내 통신산업에 획기적 변혁을 가져 온 하나로통신의 `하나포스'와 올 들어 큰 인기를 끈 KT의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가 선정됐다. KT는 또 무선초고속인터넷의 효자상품인 `네스팟'서비스로 20여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고객이용 만족도를 크게 높여 이번 히트상품 심사에서 2개 부문에 선정되는 성과를 보였다.
무선분야에서는 cdma2000 1x EV―DO망을 기반으로 VOD(주문형 비디오)ㆍMOD(주문형 음악)ㆍ화상전화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제공하는 SK텔레콤의 `준'과 KTF의 `핌'이 선정됐다.
LG텔레콤의 `통합멤버십 카드'는 이동통신 업계 최초로 기존 카이ㆍ카이홀맨ㆍ패밀리카드 등 3종의 멤버십 카드를 통합, 하나의 카드로 모든 멤버십 가맹점을 이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상품이란 점이 높게 평가 받아 히트상품으로 뽑혔다.
네트워크 장비 부문에서는 메트로 이더넷 장비업체인 익스트림네트웍스와 시스코시스템즈, 중소기업용 장비(SMB) 부문에서는 넷기어와 에이엘테크 등의 제품이 히트상품의 반열에 올랐다. 이는 최근 경기 위축에 따른 투자 감소와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기업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전화 단말기는 카메라 폰이 두각을 나타내 삼성전자의 cdma2000 1x EV―DO 단말기와 LG전자의 카메라폰인 `싸이언 시리즈', 팬택&큐리텔의 카메라폰이 각각 선정됐다.
◇정보가전/PC 부문〓디지털 가전은 올 상반기 내수 경기의 극심한 침체 가운데서도 프리미엄 제품군과 특화된 기능을 내세운 제품으로 히트 상품군을 일궈냈다.
에어컨은 실외기 하나로 실내기 2대를 가동하는 휘센 투인원(2in1)을 비롯해 별도의 공기청정기를 내장한 하우젠 에어컨 등이 인기를 끌었다. 냉장고는 전통적인 강세를 보인 삼성전자의 지펠이 2003년 신제품들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눈길을 끌었으며, LG전자 디오스는 컬러 패널을 교체하면서 인테리어 냉장고(스페이스디오스)로 변신, 인기몰이에 나섰다.
또한 대우일렉트로닉스의 클라쎄는 항균ㆍ탈취 기능을 갖고 있는 은을 미세하게 도포한 나노실버로 친건강 가전에 불을 붙였다.
김치냉장고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인테리어 가전을 본격화한 하우젠 김치냉장고를 비롯해 산소를 특화한 JM글로벌의 JM산소정수기 등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올 들어 전반적인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PC시장은 신형 CPU와 주기판 칩셋을 채택해 성능을 높인 제품들이 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받았다.
데스크톱PC의 경우 하나의 CPU를 마치 두 개의 CPU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하이퍼쓰레딩' 기술을 내장한 인텔 펜티엄4 2.4~2.6㎓ CPU와 800㎒ FSB(프론트 사이드 버스)를 지원하는 인텔 i865G 주기판 칩셋(코드명 스프링데일)을 채택한 제품이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노트북PC는 인텔의 센트리노 플랫폼을 탑재한 제품이 주류를 이루었다. 펜티엄M CPU와 무선랜 모듈 등이 패키지로 탑재된 센트리노 노트북PC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의 솔루션으로 평가돼 노트북PC시장에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켰다.
◇컴퓨팅 부문〓유닉스 서버 부문에서는 `파워4플러스' 칩을 탑재한 한국IBM의 `e서버 p650'이 중소기업(SMB)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데 힘입어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또 한국후지쯔는 고성능 프로세서인 `스팍64V'를 유닉스서버 전모델에 탑재해 메인프레임급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제공,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미드레인지급 제품인 `썬파이어V1280'로 바람몰이를 했다.
또 인텔 아키텍처(IA) 서버 시장에서는 한국유니시스의 16웨이 하이엔드 서버인 `ES7001'과 한국HP의 미드레인지급 4웨이 서버인 `DL580'이 인기를 끌며 유닉스 서버 시장을 위협했다.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한국EMC가 10여년만에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한 `씨매트릭스 DMX' 시리즈를 발표해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에서 눈길을 끌었다. LG히다찌도 용량과 성능을 크게 개선한 미드레인지급 제품 `썬더9500' 시리즈로 통신과 SMB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다.
솔루션 분야에서는 한국오라클의 전사적자원관리(ERP) 패키지인 `E―비지니스 스위트'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인 `오라클9i'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주도했고, BEA시스템즈코리아의 `웹로직서버'가 웹애플리케이션 서버 시장에서 주류를 이뤘다. 오토데스크코리아가 발표한 `오토데스크 2004' 한글판은 속도와 효율성ㆍ성능면에서 진일보한 기술 2D 캐드 시장을 석권했다.
또 보안분야와 가상사설망 분야에서는 시큐어소프트의 `수호신 앱솔루트'와 워치가드테크놀로지스코리아의 `파이어박스V200'가 주목을 받았다.
◇금융&콘텐츠 부문〓 증권업계는 사이버거래가 늘면서 홈트레이딩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신증권의 사이보스 2004는 한국 HTS(홈트레이딩시스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 사이버 거래 프로그램이다.
보험군에서는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전년대비 100% 급신장하고 있는 종신보험 시장의 인기를 그대로 반영, 교보생명의 `무배당 교보종신보험'과 대한생명의 `대한변액종신보험'이 각각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또한 손해보험 상품에서는 삼성화재가 올해 주력상품으로 판매해 오고 있는 `삼성 애니케어 간병보험'이 큰 인기를 얻었다.
은행권에서는 방카슈랑스의 도입과 상품개발 허용 등으로 금융신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금융신상품으로 우리은행의 `우리사랑 레포츠 예적금'과 농협의 `e하나로 뱅킹' 등을 꼽을 수 있다. 아울러 금융권의 고유영역을 허물면서 수익성 뿐만 아니라 콘도예약 생활용품 할인 부대 서비스 경쟁 등도 고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게임에서는 온라인게임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온라인게임의 아성에 몇몇 새로운 타이틀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다. 그 가운데 트라이글로우픽쳐스의 롤플레잉게임 프리스톤테일(www.pristontale.co.kr)은 후발 게임의 약점을 극복하고 상용화에 성공을 거둬 주목받고 있다. 프로스톤테일은 이번주 공식가이드북을 출간하면서 무섭게 선두권 추격에 나서고 있다. 대개 반짝 경기를 타게 마련인 PC게임 분야에서는 `하얀마음 백구'가 여전히 인기를 모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