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범국민대회 대국민 호소문
국민여러분, 겨울이 가면 봄은 반드시 옵니다. 겨울은 결코 봄의 기운을 이길 수 없습니다. 오늘, 봄기운 완연한 2월의 마지막 날에 용산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자하는 수많은 국민들과 함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용산철거민 살인진압이 발생한지 40여일이 지났습니다. 살인진압 책임자인 경찰은 무죄로 방면됐고, 살인진압 희생자인 철거민은 살인죄로 구속됐습니다. 고인들의 명예는 심각히 훼손됐고 유가족의 가슴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죄하기는커녕 ‘신보도지침’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검경을 앞세워 추모의 물결을 탄압해 왔고, 급기야 범국민대책위에 대한 수배와 체포로, 공안탄압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공개사과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아닌 공안탄압과 여론조작으로 난국을 돌파하려 합니다. 정부는 그 사악한 발톱을 숨기려 하지 않습니다.
“헬기를 타고 서울 근교 상공을 한 번 둘러보라”는 대통령의 충고입니다. “도심 그린벨트를 개발하면 도로와 학교 같은 기반시설을 새로 짓지 않고도 인구를 수용할 수 있지 않느냐”는 대통령의 지적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서울 근교의 그린벨트에 비닐하우스만 가득 차 있다”는 대통령의 말씀입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이명박 대통령의 눈에는 모든 땅이 공사판으로 보이는가 봅니다. 건설사사장 출신에, 서울시장 출신에, 382억 부동산 재벌이라 그런지, 집없고 돈없는 서민들 모조리 내쫓고, 1% 땅부자와 건설재벌들만 살찌우는 뉴타운재개발에 미쳐 있습니다.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수도권에서는 분당 신도시의 5배가 넘는 100㎢의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 40만 가구를 짓기로 했습니다. 결국 이대로라면 제2, 제3의 용산참사는 필연적으로 재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범국민대책위를 중심으로 하는 추모와 저항의 흐름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완강하고도 끈질기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경향각지에서 촛불추모제가 진행되고 있고, 매주말 수많은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범국민추모대회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범국민대책위원회는 더 이상 진상규명의 책임을 권력의 시녀인 검찰에게 맡기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는 국민이 직접 나서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여 고인의 명예를 회복해야 할 차례입니다. 우리는 5만 명의 고발인을 모집하여 범국민적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운동에 돌입할 것입니다.
또한 용산 참사 해결 없이 용산 재개발은 어림없습니다. 용산4구역을 비롯하여 각지에서 뉴타운재개발을 촉진하려는 정부-서울시-건설자본에 맞서 투쟁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반민중 반민주 정책에 반대하는 광범위한 전선을 형성해 나갈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 언론법 개악에 맞서 투쟁하는 언론인들과 함께 섰습니다. MB악법에 맞서 투쟁하는 민중과 함께 섰습니다. 경제위기 비용을 노동자 서민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에 맞서 투쟁하는,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모든 민중과 국민대중과 함께 용산참사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오늘 우리는 횃불이 될 것입니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의 물결이 생존을 파탄내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는 횃불로 활활 타오를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아직도 구천을 떠도는 열사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고인들의 넋을 기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횃불입니다.
2009년 2월 28일
6차 범국민추모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