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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문학문인회 회원시
초대시
고 문덕수 시인의 대표시
김규화/벤치 외1편
함동선/학의 노래 외1편
조병무/산을 오르다가 외1편
신규호/화가의 집 외1편
회원시
손해일/빛을 위한 탄주 외1편
이혜선/돌문 외1편
위상진/吉印堂 외1편
황상순/오대산 외1편
변 윤/대가야 박물관의 비망록 1 외1편
전 민/피력 외1편
김용옥/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이유는 외1편
송태옥/2002 서울의 처용 외1편
김선진/아버지의 가을 외1편
조미애/담쟁이 외1편
김정범/녹슨 천사의 트럼펫 외1편
김태완/바다 복사기 외1편
안혜경/망제가 외1편
장승진/아! 한계령 외1편
김해빈/비 맞은 고슴도치 외1편
탁영완/을숙도 외1편
장정순/E현의 벽화 외1편
이오장/이름값 외1편
이 솔/나무는 뿌리로 다시 선다 외1편
장대규/붉은 동백꽃이 지는 새벽 외1편
송영희/폭포 외1편
이희국/간이역 외1편
양병호/식물론 외1편
김연수/삶에게 외1편
김인숙/여름 환타지 외1편
김계덕/창세에 울린 소리 외1편
남상광/어느 전기의 독백 외1편
김남권/흑백 필름을 주목하다 외1편
김병휘/앉은뱅이 저울 외1편
김송포/모조품 외1편
강성일/꽃망울 통신 외1편
정유준/사람이 그립다 외1편
윤유점/벽을 읽는, 그는 외1편
김혜천/푼크툼푼크툼 외1편
신자윤/퐁냐동굴 늪 근처에서 외1편
이철건/내 마음의 아프리카 외1편
김윤아/고통안전에 주의하세요 외1편
김예태/안개-넬라 판타지아 외1편
조정기/골목길 외1편
정연덕/三月의 富裕 외1편
유정남/공단동의 밤 외1편
오영숙/내 안의 국어사전 외1편
이양덕/고흐를 불러내다 외1편
허순행/악몽 외1편
최진연/너의 행방 외1편
최순해/인증샵 외1편
이구재/물과의 만남 외1편
김광숙/바다노을 외1편
박현구/목발 외1편
송시월/달물사위 외1편
설권우/여백 넘기 외1편
박현숙/새벽 바닷가에서 외1편
신 진/유혹 외1편
김철교/겨울산 외1편
목진숙/7월의 바다 외1편
최지인/바다 우체국 외1편
신재연/하나의 나뭇잎이 하나씩의 의미를 지우며 외1편
심상운/木工幻想 1 외1편
심우기/결빙 외1편
이상옥/길 외1편
가영심/네온싸인 외1편
조운주/方魚津 외1편
이길원/분재 외1편
제갈정웅/일과 외1편
송영숙/오정리 연가 외1편
박소미/푸른 개 외1편
지창구/거꾸로 서 있는 도시 외1편
서금숙/파꽃일기 외1편
박흥순/내 트렁크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 외1편
김문경/바오밥나무가 보이는 풍경 외1편
고창수/파편 줍는 노래 외1편
옥효정/삼각함수 외1편
이순욱/안개 외1편
강수니/고등어자반 외1편
권지영/캘리를 만나고 외1편
서순남/호모 인턴스 외1편
강정화/맷돌의 기원 외1편
정신재/연 외1편
조석현/천목 외1편
이시림/가을 앓이 외1편
최 건/흔들리는 유달산 외1편
임동천/수요일에는 외1편
고훈실/오월 외1편
김종희/매장 외1편
배정미/꿈 외1편
조창희/알타이 초원의 말 외1편
양순승/허물 벗어나기 외1편
권숙월/뻐꾸기 울음 외1편
박정원/빈손으로 떠난 여행 외1편
최은하/꽃에게 외1편
강병철/둥근 것의 중심을 탐색하다 외1편
김명옥/연습 외1편
김진모/시비 곁에서 외1편
김혜숙/종이 외1편
권은중/물음표를 줍다 외1편
엄창섭/새벽의 출범 외1편
양금희/내 어깨에 떨구는 당신의 눈물처럼 외1편
김지숙/시 외1편
박경희/통증은 전파처럼 외1편
백영희/수를 놓으며 외1편
권오주/벽을 위한 변명 외1편
주영욱/서녘 구름 외1편
조명제/화류장 외1편
강남주/은수저 외1편
임경순/한번쯤은 외1편
이신강/게르니카 외1편
김학산/바둑 한 수 외1편
김미옥/소녀들 외1편
조영희/강원기행 외1편
김용재/겨울산책 외1편
이 선/허기 외1편
정기만/해바라기 외1편
문두근/나비를 잡으려면 외1편
윤석산/접목 외1편
김민재/수제비를 떼다 외1편
연명지/입술, 사각형 외1편
구명숙/찢어지는 시간을 위하여 외1편
김행숙/가을 과원에서 외1편
이준희/라면과 소면 외1편
최규철/꽃게의 꿈 외1편
김용언/깡통 허공을 날다 외1편
안순옥/별을 새긴 식탁 외1편
김미향/관절염을 앓다 외1편
지연희/사과나무 외1편
김덕용/이팝나무의 전설 외1편
이승용/서푼어치의 꿈 외1편
정진미/오월의 아침 외1편
윤여설/노송 외1편
김필영/녹슨 못 외1편
이영선/야채가 방치되다 외1편
차영한/나이아가라 폭포 외1편
제3부
한국시문학문인회 연혁
편집후기
벤치
김규화
공원의 벤치가 하늘을 보고 심심하다
추워서 코를 싸매는 산보객들이 지나가면
앉으세요, 길죽스름한 나무벤치가
뒤뚱거리며 저들끼리 몸에 몸을 포개어
피라미드를 쌓다가 다시 모래성처럼 쓰러지다가
체육선생의 구령에 맞추어 제자리로 돌아가더니
등받침까지 대놓고 앉으세요,
낙엽이 시나브로 앉다가 가고
눈보라가 앉다가 어디로인지 사라진다
벤치는 누구든지 보고 앉으세요,
가을부터 헤맨 맨드라미 꽃씨도 가벼운 몸 잠시 앉고
아랫도리를 몽땅 내놓은 소나무 하나가
새파란 머리를 하늘에 들어올리고
바람이 미는대로 한발짝씩 다가온다
겨울에도 웃도리만 걸치고 지내던 세 살 짜리 조카는
두 다리를 맞부비며 가난을 견뎠지
6.25가 나고 피난민의 수레바퀴가 퉁퉁 부어 굴렀지
한겨울에는 늘 벤치가 많아
꽃산* 한 송이
김규화
부웅부웅 어깨 들먹이며 서울에 사는 땅벌들이
덕유산 향적봉으로 오른다
한 송이 꽃의 꽃술에 오른다
향적봉은 커다란 꽃 한 송이의 한가운데 서 있는 꽃술이다
꽃술을 딛고 내려다보니 회갈색 산으로 된 꽃이파리들이
온 땅을 차지하고 꽃술 하나를 감싸고 있다
무리 3천을 거느린 환웅님이 올라와
3천리 밖까지 내려다 보신다
꽃잎 둘은 전라도, 하나는 경상도에 깊이깊이 심어놓고
겹겹이 오무렸다 폈다 할 때마다
향이 퍼지고 땅벌들의 입술이 흔들린다
우쭐우쭐 왁자지껄 꽁무니가 땡땡하게 부풀 때까지
꽃술의 향을 빨아먹는다
그래도 꽃산 한 송이는
숨 한 번 내쉴 때마다 꽃잎 깊숙이 향이 쌓이고
땡전 한푼 없는 땅벌들은 웃어쌓는다
*꽃산 : 덕유산
화가의 집
신규호
열 평 안마당에 낭자한
대낮의 피,
정오의 벽시계가 울고,
번쩍이는 한국의 휴전선.
머리카락을 날리며
파도가 몰려와 부서지고,
선반 위 흰 머리들이
휘황한 불꽃에 눈 멀다.
내의바람으로 비늘을 깔고 앉아
타고 있는 남자의 전신,
태양이 화폭 속에 녹고 있다.
혀를 물고 죽은 세대의 색채,
마을의 개들이 몰려와
짖어 대고,
몰려드는 외래의 열대어,
끊긴 손들이 날며
오색의 지느러미를 잡는,
찢어진 가슴.
칼 맞은 사내가 굴러와
발밑에 쓰러진다.
참형당한 세대의 피가
벽마다 흘러내린다.
싸락눈
신규호
눈 감고 앉으면
하늘로부터
가위질 소리가 들린다.
귓가에 사각거리는 차가운
금속성.
세상이 한 손 아래
빗어지고, 잘려
떨어지고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오후.
눈 감고 앉으면
써늘한 목덜미
잎 진 낙엽송 빈 가지.
떨어지는 것들을 받으며
온 몸으로 살아도
손가락 사이로 삶의
분말이
쏟아져 내린다.
뺨을 스쳐 미끄러지며
달리는 시간.
겨울이 와서, 흰 까운을 입고
인간의 성한 수염을 깎는
십이월 늦저녁.
누가 두런두런 골목을 지나
사라지고,
아득한 마음 한 끝에서
문 닫히는 소리.
어둠과 집념의 뼈가 부서져
지상에 흩어져 쌓이고 있다.
*『현대문학 』1966~72 추천 완료
학鶴의 노래
함동선
되게 배겨날 수 없는 어디고 매어 가는
자기 사람을 향해
환호를 부르는 그 환호의 뒷전에서
왜 지목을 하고 따라가는지
무슨 걸리는 일도 아닌데
서쪽으로 서쪽으로 앞을 서려다가
그저 수없이 그것만으로 무턱대고
왜 지목을 하고 따라가는지
해가 꼬박 져도
지날 수 있을 줄 아나부다
첨 와서 끈질겼던 은하물
일어는 났으나 할 일 없이
나래를 차례차례 비치고 뭐랬을까 몰라
또 앉음 앉음에서 달라지는 저승 모습
이리도 깔아 놓고
우리를 욱박아 줄 작정이었는지
얼러댈 작정이었는지
도중에 그것은 숨어서라도 말을 꺼내야 했을까 몰라
또 어느 세월에 성큼 뛰어오른
목화 이랑을
층층이 발 아래 뫼시고
높은 렁 위 버선코라도 보는 속눈치에
어제는 그 앞이 어렵고 시스러웠던지
오늘은 훌훌 털면서 구을 듯이 길로 내려서
백천 번 그런 생각이 들어서 길로 내려서
되게 배겨날 수 없는 어디고 매어 가는
자기 사람을 향해
환호를 부르는 그 환호의 뒷전에서
너무나 곧이곧대로
거진 거진 닿아 가는 하늘 전을
요참에는
왜 지목을 하고 따라가는지
초대시
섬진강에서
둥둥둥 북소리에 끌려왔더니
섬진강은
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햇살로
종이처럼 얇고 깨끗하다
짐을 부리기 전인데
나는 이미 강이 됐는가 했더니
너는 물이 되어 흐른다
여기저기서
길이 한 자 두 치 둘레 여덟 치의 소리 북에
평생을 갇혀 산 김명환*의 북소리가
가슴을 두드리다가
나중엔 핏속으로 흘러들어 온몸을 죄기 시작한다
작설차에 젖은 오후
역마**의 슬픈 사랑을 기억하는
매화가 피기 시작한다
굽이굽이 주막이 있고 색시가 있고
은어회 맛내는 육자배기 가락이 있어
산수유꽃도 개나리꽃도 가만있질 않는다
지나간 시간들이 밀려가고 있는 이곳
내가 너를 기다리는 오래전부터
네가 기다린 곳은 이런 데가 아니었는가
비어 있으면 채우기가 쉬운 법인데
너에게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하동 화개 쌍계사 구례 곡성 남원
그리고 지리산이
목판화 되어 둥둥 떠간다
*김명환(1913~1989)
송만갑, 임방울, 박녹주 등의 명창이 함께 무대 서기를 바랐던 최고의 고수敲
手(북쟁이)
**역마驛馬
김동리(1913~1995)의 소설가(1948)
*1958년~1959년 「현대문학」 세 번 추천 완료
초대시
산을 오르다가
조병무
그 날 무너진 성곽 아래
잔 풀 속 후미진 모서리에서
반쯤 얼굴 내민
사금파리 하나 얻었지.
연한 청자빛
그 빛이 아름다워
살결을 어루만지고 있을 때
텁텁한 수염발이 영감의
입술 가에서
멍이 들어 버린
가슴을 발견하고
놀랐고.
손마디 무딘
아낙의 손바닥에서
나뒹굴어 떨어져 내리는
의식의 눈동자를 보고
놀랐는데.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그 연한 살결에서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 것은
나의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움이
잔 풀 속에
머뭇거리고 있음이다.
편지
조병무
눈동자
하나의
보람을
잊지 않기 위해
또
하나의
눈동자와
닮아져 간다
등단작
빛을 위한 탄주(彈奏)
손 해 일
<1曲>
해는 몸을 살라 빛을 기른다
강심(江心)에 흩뿌리는 목숨의 뼛가루
어둠을 벌목(伐木)하는 톱질소리
등성이마다
아침을 예감하는
해바라기 눈매여.
<2曲>
마른번개 천둥 돌개바람
짜랑짜랑 울지 못하는 녹슨 목울대로
무슨 가락을 빚으랴
독충에 심장을 다 주고도
탐욕스런 황금의 손
톱날에 잘려
깊이깊이 떨어져 간 나락(奈落)
귀 멀고 눈 멀어 죽어가는 것들은
늘 꽃상여에 실려 갔다
가위눌린 볕살의 꿈
비명(碑銘)이나 남아 있을까.
<3曲>
팍팍한 자갈밭으로
빈 수레를 끌고 떠난다
섬돌 위에 꽃신을 벗어 두고
가시덤불 헤치는 맨발
둘러봐도 날 샐 기척은 없고
살갗에 배는 피얼룩
그 눈물과 절망의 깊이만큼
밤이 무너진다.
<4曲>
겨울나무 매몰찬 가지
싸늘한 웃음소리
어둠의 명치끝에 햇살을 꽂을 때쯤
악전고투 끝에 우리의 육신은
쓰러져 뒹굴지만
아픔을 말하지 말라
불기둥 맞부딪친 섬광
푸른 넋들이 깰 때까지는.
<5曲>
어디로 가고 있는가
유랑(流浪)의 문턱에 닳아지는 발바닥
날아도 닿을 수 없는 순수의 끝
살과 뼈를 묻고도 잎새 하나 못 피운
허망한 몸짓을 버리고
더운 가슴 트고 사는
나무로 서자.
<6曲>
미명(未明)을 날개 쳐
푸득푸득
은하(銀河)에 둥지 트는 불새
피가 배도록 부리로 물어 나른 빛
홰를 칠 때마다
깃털 한 오락 생 살점까지
청댓잎새 살아나는, 오오
눈부신 채광(採光).
<7曲>
첫닭이 울면
어둠의 은밀한 자궁 속
탯줄을 가르는 햇덩이
빛나는 햇살의 옷자락
아침은 쩡쩡
하늘의 푸른 정수리를 쪼개고
늪 같은 잠 속
풋풋한 젊음이 깨어난다.
대표작
새벽바다 안개꽃
바다는 육지가 그리워 출렁이고
나는 바다가 그리워 뒤척인다
물이면서 물이기를 거부하는
모반의 용트림
용수철로 튀는 바다
물결소리 희디희게
안개꽃으로 빛날 때
아스팔트에 둥지 튼 갑충(甲蟲)의 깍지들
나도 그 속에 말미잘로 누워
혁명을 꿈꾼다.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없는 날들을 어족처럼 데불고
시원(始原)의 해구(海溝)로
우리가 어느 바닷가 선술집에서
불혹(不惑)을 마시고 있을 때
더위 먹은 파도는 생선회로 저며지고
섬광 푸른 종소리에 피는
새벽바다 안개꽃
[1978년 6월 등단]
등단작
돌문
이혜선
산등성이로 언뜻언뜻
아이들 옷자락이 보인다
神 한 마리가 눈을 뜬다
새는 밤꽃으로 피어 있다
밤 숲에선 늘 한두 잎씩
노래의 잎이 지고 꽃잎이 지고
내일은 장승 한 마리가
돌문을 열겠다
첫댓글 회윈시 중 한편을 골라서 낭송하고 싶은데
어떻게 찾을수있을까요
안내문에 나와 있습니다. 시낭송회 원고방에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책이나
홈페이지등 어디서 찾을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회원시 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