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일원동에 남서울 은혜교회가 있습니다. 그 안에는 태어나면서부터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아들을 위한 ‘밀알학교’가 있습니다. 학교를 짓는데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속절없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장애아들이 주민의 생활환경을 오염시켜 집값이 떨어뜨린다는 이유였습니다.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교육과 문화 환경에서 멀어져 있는 장애아들을 바라보는 뜻있는 손길이 모여 속절없이 지연되던 학교공사를 기어코 실현해내고야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학교 안에 세계 최고의 걸작 ‘세라믹 팔레스 홀(도자 궁전)’이 있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릅니다. 이 홀은 중국 도예가 주락경 선생의 필생의 역작으로 3년여에 걸쳐 완공한 작품입니다. 훗날 미국의 휠로우크릭 교회가 같은 홀을 지어달라고 부탁을 했을 때 천만 달러를 줘도 더 이상 도자궁전은 지을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돈이나 상업적 가치가 아닌 영감과 장애자를 바라보는 사랑의 시선이 빚은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이 작품을 만들 때 고작 도자기를 굽는 흙 값만 받았습니다. 이런 걸작이 일원동 골짜기에 있어야 하느냐고 아쉬워하는 분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폐아들이 그 작품이 얼마나 멋진지 아느냐 모르느냐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주님이 그 아이들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신다는 상징이 바로 그 작품에 담겨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적인 명품 도자 궁전이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한 자폐아들의 소유인 것처럼 세상이라는 오페라 하우스를 가진 인간은 누구나 최고로 살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