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린 글이 지금보니 다 날아갔네.
다시 대충 올림.
3월1일 오후10시,
팔자에 없는 태산 야간 산행.
숙소에서 핸섬상냥한 중국청년이랑 놀다가 태산 일출을 보지 않았다면 태산에 올랐다고 말을 말라고 메니저까지 합세하여 등떠민다. 나의 원래 계획은, 내일 아침 몸상태를 보고 3번 버스 타고 옆 동네 또다른 태산 진입구인 와이촌으로 가 중천문까지 올려다주는 태산셔틀버스30원 이용하여 남천문 갈까 생각 중이었는데 어쩌다가 엉거주춤 결심. 일출을 보자!
비상용으로 늘 가지고 다는 작은 랜턴이 하나 있지만 10원에 여유분 렌턴도 하나 사고, 생각 이상으로 춥다고 하여 아래는 바지 하나를 더 입고 두꺼운 가운까지 가방에 넣었다. 배낭도 약품도 행동식도... 가방이 두툼 폼 잡고 로비에 나타나니 둘다 그런 날 보고 키들키들 웃으며 모든 거 다 빼라며 불합격시킨다. 몸만 가도 좋고.
10출발이었으나 작은 가방에 간식만 챙겨 10시 십분 출발. 가아끔 두어명씩 지나가기는 하지만 길이 캄캄 한산하다. 어두운 길에서 사람이 나타나니 무섭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대신 길 옆에 열어놓은 장사집 불과 멀어리 보이는 희미한 불빛은 내가 길을 잘 잡고 가고 있다는 뜻으로 편안하다. 길은 어둠속이지만 공원 산책로 같이 잘 다듬어져 있다는 느낌 든다. 숙소 출발 10정도 되니 태산출입표 판매한다 127원. 24시 열려 있음.
30여분 지나니 두모궁.
11시 40분, 등산로에 게문이 열린 곳이 있어서 잠깐 쉰다. 삶은 계란 2개 5원. 제법 등산객들이 늘었다. 모두 젊은 친구들이다. 두어시간 오르니 저 아래 시내 불빛이 보이고 나를 앞지르는 사람이 우르르 몰려 올라간다. 힘들다. 머달라꼬 계획도 없던 태산일출을 본다꼬... 후회가 밀려 온다. 계단이 하도 가팔라 손전등 불빛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무슨 조형물 같이 서 있다. 1차 목표는 중천문이니 그 헛것들이 다 중천문아닌가 하고 착각하며 속으며 가다쉬다 옆구리 결려 꼬꾸라지다 올라가는데 갑자기 눈 앞이 훤하다. 중천문! 12시 40분.
차라리 캄캄한 밤이라 천리만리 끝날 줄 모르는 계단이 눈 앞에 보이는 것 보다 아무것도 앞을 볼 수 없는 캄캄한 이상태가 나은지도 모른다. 물 하나 5원.
왜 숙소 직원들이 처음에 매고 나섰던 큰 배낭에 침낭까지 챙겨 출발하려는 나를 막았는지 알겠다. 꼭 가지고 가고 싶으면 물 하나 들고 가고 그것도 뭣하면 주머니에 넣고 가란다ㅎ. 길은 외길이고 잘 다드어져 있어서 헤멜 일은 없다. 캄캄한 밤이지만 군데군데 상점이 있고 먹거리에 자고 갈 수 있게 숙소도 몇군데 있다.
앞으로 남천문까지 두어시간이란다. 춥기시작한다. 남천문에서 정상까지 20여분? 어쩌지? 남천문에서 세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정상가야한다는 이야기?
춥다. 잠온다. 옆구리 결리는 것도 조금 덜하긴하지만 여전하다. 출발~ 1시 10분쯤. 그 고개 넘어 쪼르르 계단 내려오니 상가들이 모여 있는 넓은 터와 함께 주차장이다. 이곳까지 태산셔틀이 아랫동네에서 데려다 주나보다. 여기까지 온다이거지. 여기 가게들은 물도 2원. 낚였다 5원 그 정도야 뭐. 삼십여분 지나 송로정. 이제 부터는 시간 재는게 의미 없다. 정상 일출 관람에 맞추어 늦지도 않게 이르지도 않게 걸어야 한다.
지랄~ 내 미쳤지 이병 도졌지 생고생을 머달라꼬. 다시는 하나봐라.
6시 넘어서 일출이니 남천문 도착을 다섯시 정도 맞추고 그곳 음식점에서 따뜻한 국물있는것이나 먹으며 추위 졸음 쫒고 6시 쯤 정상향해 출발하자.
졸려서 미치고 환장하겄다. 다섯 걸음 떼고 주저 앉고 또 그렇게 하기를 반복하며 때로는 계단에 들어 눕고 때로는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서서 졸다. 옆구리는 또 왜이리 결리는거야. 추워서 긴장한 건가? 중천문에서 남천문까지 2시간이면 된다는 것을 세시간정도 잡고 4시를 예상했는데도 불가다. 걸을 수가 없다. 길 옆 군데군데 장사꾼의 쉬어가라는 유혹에 몸이 먼저 들어가려 한다. 내 기필코 일출 보고 정상 밟는다!
계단에 쪼그려 앉아 졸다가 대나무 지팡이를 놓쳐 계단 타고 한참을 내려 가며 밤의 정적을 깬다. 뒤에 오든 객이 주워서 고함을 지른다. 가져올라가겠다는 뜻? 가져다 준다 셰셰. 화들짝 잠깐 잠이 깼다 셰셰. 안간힘을 써본다. 이제는 다리가 후들거려 접힌다. 어째튼 남천문까지는 가야 삭도라도 타고 하산할 수 있다.
인생 참고독하구나. 다들 이렇게 허허 벌판 살다 가겠지. 내가 이런 미친 짓을 하거나말거나 하늘엔 별이 반짠, 저 멀리 태안시 불빛도 영롱하다. 산 위로 어디쯤 보니 넓게 펼쳐진 불빛이 하늘에 있는 듯 보인다. 거의 다 왔나 보다. 눈대중으로 백오십여 계단 시간을 보니 네시반. 눈 앞에 기둥이 나타났다. 남천문! 시계를보니 5시. 2시간이면 된다는 계단을 졸다울다 4시간 걸렸고 그중 시팔단 어디 쯤에서 남천문까지 400미터에 2시간! 무슨 안나푸르나 정상탈환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태산 정상을 밟고 일출을 맞으면 무슨 소원을 빌까... 몇년째 승진고민하는 친구를 위해 기원, 암으로 힘들다는 아저씨 생각이 난다. 남천문 막 지나니 외투 빌리라는 삐끼가 극에 달한다. 쉬고 가라고 잡아당기는데 들어가면 10원, 요리 먹으면 공짜지만 간단한 메뉴도 한국돈 오륙천원. 다 통과하고 등산로 끝 무렵에 있는 작은가게에서 뜨거운 맑은콩 국 8원 을 팔기에
앉았다. 세 그릇째 24원. 한 시간여 지나고 6시 10분 쯤 가게 일하는 아저씨가 자기만 따라오라면서 앞서나가니 주루룩. 20분 걸린다는 말은 신체 건강한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고 시간넉넉하게 나서야하리. 도대체 일출이 구름인지 황사인지에 가려 뭐 그렇고 그렇네. 오히려 원숭이들 같이 바위 위 여기저기 진을 치고 앉은 등산객들이 우습기도하고 볼만하다. 일출이라는 장관은 없고 오분정도 해가 들어갔다 나왔다 하더니 사라졌다.
옥황단에 들어가 두손 모아 눈 꼬옥 감고 기도 하고 하산하려니 다리가 말을 안듣네. 바로 옆 공자사당도 계단 때문에 들어가는 것 포기. 허물어지든지 부서지든지. 어제 밤 그 고생을 하고 올라왔던 길이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지 궁금하기도 하여 몸은 만신창이지만 꼭데기에서 부터 삭도타고 내려 오는 마음 바꾸고 중천문까지 고고. 계단이 아찔하구나. 오다가 뒤를 보고 또 오다가 뒤를 보며 설악이 났네. 늘 그 길이 그 길인데... 어느 곳에 서있던 꼭데기가 빤히 보이는데 그걸 장장 몇 시간 동안 걸었지?
홍문에서 중천문까지 3시간.
중천문에서 남천문까지 4시간.
남천문에서 옥황단 정상까지 30분.
하행시간은 놀며 쉬며 관광하니 개별이다.
중천문에서 홍문30원.
홍문 2원
택시비6원
*동절기 태산 야간등반 팁
1. 배낭 메고 안 가도 된다. 길 옆 군데 군데 가게 있고 먹거리 있다. 2. 올라 가면 중간 중간에서 긴 외투를 10원에 대여해 준다. 3.하루만에 올라갔다 내려 올 수 있다. 도봉산 정도나 될까. 등반 난이도는 높다. 4. 간혹 메인 지점에 다다르면 입구 지점 가게들이 큰 소리로 그 가게만 있다는 듯 하는데 낚이지 마라. 다른 안쪽 가게는 더 싸다. 5. 야간 등반하여 일출 볼려고 너무 일찍 출발마라. 산위에세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일반 사람들 야간 산행시간:
홍문ㅡ중천문 2시간 반
중천문ㅡ남천문 2시간
남천문ㅡ정상 옥황단 20분
홍문 아래 숙소. 여기서 부터 출발
가다가 렌턴 켜서 한 컷.
밤에 열어 둔 등산로 옆 가게.
그 가게에 있는 먹거리. 한국돈 일이천원이면 두세개 가능.
등산로 옆에 숙소도 있고.
반 오면 다 왔다는 말인가? 하튼 몰라. 가는 길 목 마다 이런 거 있음. 뜨문뜨문 해석하며 가는 것도 재미있음.
이정표로 사용하는 부분 지명.
드디어 중천문.
여기가 다가 아님. 물 하나 사머고 5원 막 길을 떠나니 50영시터 지점이 상점거리이고 중천문 주차장. 밑에 보다 가격 비쌈. 다들 여기서 멈추니 사람들과 함께 하기는 좋음.
중천문 주변에 훤함.
붉다. 기원나무라 해야하나 볼만했는데 하산길에 보니 도깨비에 홀린 듯.
다왔다는 표시^^♡.
한글이 있어서 그 밤에 찍음.
길 아내 참고로 찍었는데 나중에 내용보니까 여기서부터 엄청 추우니까 뭐 외투빌리라는 뜻 같음.
나를 살린 펄펄 끊인 콩국.
뜨끈뜨끈 옥수수가루와 쌀 넣은 미음.
작은 가게였는데...
그 가게에서 다들 노숙자 처럼 일출 시간을 기다리고 있음.
일출시간에 맞추어 정상으로.
길에 사당도 있고.
눈에 확 띄는 글씨.
당 송 청..
시대별로 되어 있다는데 모르겠고 웅장함.
여명.
해맞이 구경꾼들.
조오기 카키색들이 빌려 입은 외투.
옥황단 옆 일출 대기자들.
나도 이 속에 있음.
일출.
제대로지만 이러다가 맘.
엄지검지로 해를 잡아 셀카로 한 컷 인증샷.
일출 끝나고 태산 정상 구경.
당대 왕들이 하늘에 제사 지낸 곳 옥황단.
이것도 문화유산이라는데 각 건물 마다 까만 유니폼 입고 지키는 사람 많음.
옥황단 산에서 한컷.
하산.
할머니 아님. 배낭을 메고 외투를 걸친 이쁜 아가씨. 귀엽다.
정상에서 남천문 하산길.
저길이 오를 때 20분 잡음.
다정한 커플? 운동화 끈을 묶어주네.
남나이었음 .
할머니와 손녀도 올랐고.
남천문 상점들.
아까 그 아가씨네 ^^*
내가 콩국과 미음을 먹은 곳.
하산길.
남처문 잎에서.
하산하는 이들 배경. 마의 계단이다.
남천문.
가족도 야간산행 하고
일출 보고
즐겁게 하산 중.
음... 내가 부끄럽다.
하산길에 만난 짐꾼과 청소아저씨.
태산 산행 한번에 깨지고 쭈그러지고.
강원이 꺼 강탈한 건데 이대로는 못 돌려 주겠지?
시팔뭐지?
하튼 여기부터 안나푸르나 촘롱계단 보다 더 함.
중천문 거의 다 내려와 뒤돌아보니 남천문이 보인다. 오른쪽은 정상. 이걸 4시간 걸렸다고?
야간 등반 때 춥다고 너무 일찍 옷을 빌린 경우 하산길에 이렇게 옷을 들고 내려와야하는 불상사.
중천문 다 오자마자 아랫마을로 데려다 주는 셔틀버스표 파는 곳 나옴.
하산하여 올려다 본 태산. 그냥 작은 돌산이다. 중국 오대산 중에 첫번째라니. 악산이다. 등태산하니 세상이 발 아래라했던 공자한테 속은 기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