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코스~8코스(일부)] 싸리치옛길~거북바우길(일부) - 19.5km / 약 6시간
다들 긴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올해 가정의 달은 시작부터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있더군요.
드물게 긴 휴일이었던 만큼, 저마다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길 바랍니다~!
그러한 이유로 한 주 건너 5.10(토)에 진행한 5주차 둘레길 후기를 남깁니다.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싸리치옛길>과 장수의 거북바위가 위치한 구학산 7부 능선을 걷는 <거북바우길>을 다녀왔습니다.
88번 국도가 들어서기 전, 옛 서울과 영월을 잇던 <싸리치옛길>은 여름이면 굽이마다 분홍 꽃의 싸리나무가 지천에 피어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이름이 붙기 전, 계유정난으로 인해 조정에서 쫓겨난 <조선 단종의 영월 유배길>이기도 했습니다.
>> 싸리나무 꽃말이 "상념"이라는데, 단종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8코스인 거북바위길은 9마리의 학의 이야기가 담긴 983m <구학산자락> 7부 능선을 따라갑니다.
저 멀리 <원주 감악산>과 <용두산>을 조망하며 걷다가, 길 중간 나오는 장수의 상징 <거북바위>와 조우하게 됩니다.
산행 내내 촉촉히 내리던 봄비에, 걷기 좋았던 그날의 기억을 꺼내봅니다~
2주 전 걸었던 6코스, 매봉산자락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싸리치 옛길은 걷기 좋은 임도를 따라 천천히 내려가는 코스입니다.
간단한 코스와 일정을 설명드린 후 속세를 벗어나기로 합니다.
하루종일 비가 예보되었지만, 함께 걷는 분들의 반짝이는 옷 덕분에 하늘이 우중충한지도 몰랐습니다~
여느 날보다 밝았던~~
멀리 산안개가 피어오릅니다.
공기가 산과 같은 장애물을 타고 피어오르는 안개는 "활승안개"라고 한답니다.
정작 안개 속으로 들어오니 동화가 되었는지, 뿌옇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본격적인 싸리치옛길이 시작되는 싸리치재에 도착합니다.
우거진 나무 사이 정자가 괜히 을씨년스러운 기분을 들게 하더군요...
단종의 한과 김삿갓의 흔적을 이야기하는 비석입니다.
싸리나무의 특성을 살린 "세월을 훑고 있다"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닿네요.
옆 정자에는 누군가가 버리고 간 듯한 의자들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해치고 있습니다.
(흠! 다시 가지고 가세요..!)
싸리재를 지나갑니다.. 비는 추적추적 길 앞으로 계속해서 떨어집니다..
풀 사이에 천남성이 자라고 있습니다.
약재로 쓰이는 유독성 식물이라고 합니다.
조금 더 지나니 싸리치옛길의 명물(?)이 나옵니다.
물이 칠칠치 못하게 흐른다 하여 <칠칠폭포>라 불린답니다~
조금은 불쌍한 이름이지만, 쫄쫄 흐르는 물에 긍정의 끄덕임이 절로 나오더군요..!
바람의 쉼터, 싸리치 안골.
더 지나오니 싸리치옛길 표지석이 나옵니다. 뒤로는 작은 화장실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 싸리치옛길은 자동차의 발길이 끊긴 후, 산악바이커들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산행 시, 항상 자전거의 통행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거센 바람과 빗방울 속에도, 저마다의 자리를 지키며 꽃을 피워냅니다.
산길을 잠시 벗어나 마을로 향합니다.
길 옆 전원주택에는 외제차가 4대나 세워져 있습니다.
오픈카인 듯한데, 모두 비에 쫄딱 젖어버렸네요...
마을 초입, 넓은 정자에서 옷을 정비하고 간단한 간식을 먹습니다.
푸른이님께서 준비해주신 달달한 곶감!
으슬으슬한 몸을 덥혀주던 서부인님의 따뜻한 커피까지~
(연꽃사랑님께서 준비해주신 빵 사진을 미처 찍지 못했네요...; 커피랑 잘 어울리던 달달한 빵이 기억납니다.)
정자 아래서 충분히 쉰 후, 신림공원을 지나갑니다.
가파른 절벽이드러난 산을 바라보며 마을 길을 걷습니다.
사람 소리가 나서인지, 비가 오는데도 오들오들 떨며 지나는 저희에게 눈인사를 건넵니다.
(들어가라고 손짓해도 말을 듣지 않더군요... 너도 비 맞기를 좋아하니...?)
상추인가요? 불꽃처럼 열심히 피어나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벼농사를 위해 논을 정비하고,
못자리 중인 곳도 있습니다.
얘들아 얼른 무럭무럭 자라 내 밥상에 올라오렴~!
옥수수 찌는 냄샌가? 두부 굽는 냄샌가?
불어오는 고소한 냄새에 대한 토론 끝에, 향기의 근원지를 찾아냅니다.
덕분에 배는 더욱 고파집니다..
비오는 날에도 열심히 일하는 분!이 아니라 마네킹이더군요..!
멋쟁이 선글라스까지 낀 모습에 사람들도 놀라는데, 새들은 다가올 엄두도 내지 못할 것 같네요.
고기 굽기 좋은 다리 밑을 지나갑니다.
길옆으로 피어낸 매발톱꽃!
꽃잎 뒤 꽃뿔이 매발톱처럼 구부러져 있어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흙길 옆으로 무럭무럭 잘라나는 엄나무 밭도 지납니다.
흙길 끝에서 마주한 출렁다리! 크기는 그리 크지 않지만 꽤나 잘 흔들댑니다.
치악산에서 흘러 내려온 주천강 자락을 건너갑니다.
다리 위에서 밝은 모습으로 찰칵!
내천 옆으로 길게 이어진 뚝방길을 걸어갑니다.
옛날 소년, 소녀들이 사랑을 속삭이며 걸었을 것 같은 길입니다.(라고 뒤에서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최근 유행하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봤어서인지, 무슨 말인지 확 이해가 되더군요 ㅎㅎ
절벽 옆으로 이어진 데크길을 걸어갑니다.
토종 벌통이 바위 군데군데 위치해있습니다.
쥬라기공원을 연상케하는 길입니다.
오늘 코스는 다양한 길이 나와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절벽 데크를 빠져나와 다시 마을길을 걷습니다.
잘 조성된 대궐 같은 집을 지나~
오전 트레킹 종료지점이자 7코스가 끝나는 지점인 용소막성당까지 계속해서 걸어갑니다.
오른쪽 솟아오른 첨탑이 용소막성당, 왼쪽이 저희가 오후에 둘러갈 구학산입니다.
이곳에서 대표님을 만나 주린 배를 채울 식당으로 향합니다~!!
이사하는 날엔 짜장, 비 오는 날에는 짬뽕이죠~
뜨끈한 국물 한 모금에 바삭한 튀김을 곁들이니 이곳이 무릉도원이더군요!!
+ 푸른이님께서 선사해주신 연태고량주 한 모금에 속이 찌르르~~ 살아있음을 느껴봅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트레킹을 이어나갈 용소막 성당으로 향합니다.
>> (2)편에서 계속...(치악산 둘레길 - 5주차 후기는 두 번에 나누어 올라갑니다. 2편은 내일 확인해주세요~)
첫댓글 약하게 종일내리는 비를맞으며 걸었던 오솔길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 그어느때보다 씩씩하게 걸었습니다 . 팀장님의 후기 언제읽어도 꼼꼼히 잘써내려가는 솜씨에 흠뻑빠져들어가 다시걷고 있는듯 합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2편 기다립니다 . ㅎ
봄가랑비에 옷이 젖듯, 그날의 추억이 저도 모르게 스며든 것 같습니다~ 계속 기억이 나네요~
함께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2편도 기대해주세요~~
푸른이님의 연태고량주는 계속 등장하는군요 ㅋㅋㅋ
이번에 비가 촉~촉~히 내려 다음번 산행길은 더욱 푸르고 싱싱한 나무숲길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는 왔지만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아 보여요~~ ^_^
급 중국 음식 땡긴다는...
오히려 비가 와서 더 재밌었다는 후문이...~
그리고 또 비 덕분인지, 점심도 쌀 한 톨 안 남기고 다 먹었습니다~
실장님도 우중 산행 후 중국집을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ㅎㅎㅎ
자주 참여하는 비님은 카페회원이신가요~~??
ㅎㅎㅎ
아뇨.. 어디서 소식을 듣고 매번 찾아오시는지.. ㅎㅎㅎ
애증의 참가자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