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뒤적이다가 오행음악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눈이 내린 날, 세상의 이치를 더 깊이 알아보자는 생각에 국악원으로 갔지요. 사실 별로 그럴듯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레퍼토리가, 우조 시조창, 이생강류 대금 산조, 칠현금, 서양 음악까지 이 무슨 백화점인지. 난삽해 보였거든요. 홈페이지에는 가격 미정이라고 되어 있는데, 뭐 가격이 문제되겠나 하고 갔지요. 길 막히는 것을 짜증내면서...
우면당에 도착해서 주차하는데 벌써 차가 많더니만, 올라가 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 싶은데, 아하 좌석표가 5만원이네요. 게다가 매진, 혹시 예약해서 안 오신 분 있을지 모르니 기다려보시라는 얘기에, 바로 예악당으로 갔습니다. 대학국악관현악 축제가 있다는 것을 국악원 홈페이지에서 이미 보았으니까. - 오행이라서 오만원인가, 음양이면 이만원일 것을.
수원대와 중앙대가 하는 날인데, 수원대 쪽에 가서 표를 얻고, 약간 구석이긴 하지만, 잘 보았습니다. 표 받으면서 보니 중앙대 쪽에 김일륜 선생, 임재원 선생이 좌석 배정 받고 계시더군요.
국악 관현악,
수원대는 아이보리 계통의 두루마리 한복을 입으신 분이 지휘를 하시던데, 옷도 멋있고, 지휘하는 몸짓도 편해 보였습니다. 국악도 이제 관현악이라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일반화된 거 같고. 여러 연주자가 같이 곡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언제 보아도 멋있는 일입니다. 각기의 선율을 연주하는게 전체의 곡이 되는 전통 음악과는 다르지만, 그래서 추임새를 넣을 필요없이 캄캄한 데서 밝은 데를 보지만... 그래도 좋더군요.
중앙대는 검은 색 양복을 입으신 분이 나와서 지휘를 하는데, 세 곡에 각기 다른 분이 지휘를 하셨습니다, 다들 요란한 몸짓으로... 연주자들의 복장도 한복이지만 약간은 더 튀는 색깔과 변형된 디자인으로, 복장 보다 학교별 특징을 보여주더군요. 음악도 좀더 요란하고... 관객석도 더 요란하게 호응하고. .. 흠.. 잘 하더군요.
예악당 무대를 꽉 채운 관현악으로 우리 음악을 보고 듣는 것은, 곡 자체도 작곡, 편곡으로 새롭고, 형식도 새로운데, 괜찮았습니다. 다른 학교에서 할 때도 보았으면 좋았겠어요. 선곡, 연주하는 모습, 완성도 모두 다를 테니, 다 재미있을 거고, 역시 어느 학교야 이런 생각도 해 보았을 것을.
자리에 앉아 있는데 이런 얘기가 들렸습니다. 출석 체크 어디서 해요? 오늘 없어, 그럼 어떻게? 좌석표를 제출하는 것으로 할거야...
+ 오행으로 세상을 쪼개어보려다 되려 관현악으로 모든 것을 뭉뚱그려서 듣고 온 날. 아는 것은 아는 것대로, 느끼는 것은 느끼는 대로. +
첫댓글 흐흐, 그 우면당에서 한 `오행음악연구회', 이름이 이색적이라 잠시 시선을 두었었는데 (단란가정생활 하러 집으로 걍 내뺐지만), 오호, 오만원이라, 건강에 좋은건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