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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판> 보이지 않는 이의 손길‥ [12]
순간, 그녀의 왼손이 쏜살같이 날아와서 철수의 오른쪽 안구(눈알)마저 뽑아버렸다.
그 모습은 마치 매 한 마리가 먹이를 낚아채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그녀는 매정하게도 마지막으로 남은 철수의 안구마저 가져가 버린 것이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찢어질 듯한 철수의 비명이 공사장 주변을 가득 메웠다.
그것도 잠시, 그의 비명은 얼마 가지 않아 멎었다.
세크메트가 수도(手刀)로 철수의 목 뒤를 쳐서 단번에 기절시킨 것이다.
철수의 몸은 줄이 끊어진 꼭두각시 인형처럼 힘없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렇게 철수를 비롯한 종규, 종수 그리고 철수 아버지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가운데 세크메트가 달빛을 받으며 서 있었다.
양손에 철수의 안구를 하나씩 쥐고 있는 채로 말이다.
이윽고 그녀는 바닥에 놓여있는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몇 차례 신호음이 가고 뒤이어 젊은 남성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온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테리였다.
[여보세요?]
"나야……, 오랜만이지? 그동안 잘 지냈어?"
[어? 웬일이야, 세크메트? 야- 진짜 오랜만이다. 네 목소리 들은 지 한 달도 넘은 거 같은데.]
테리는 세크메트의 목소리를 듣고 매우 반가워했다.
"벌써…… 그렇게 됐나?"
[그래, 요즘 들어서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거 같아.
안 그래도 요즘 일이 없어서 이곳에서 매일 먹고 자고 훈련만 하면서 매우 따분하게 지내거든…….
휴- 힘은 넘치는데 쓸데가 없으니 원…….]
"그거 잘됐네. 마침 네가 힘 쓸데가 생겼거든……."
[응? 힘 쓸데?]
세크메트의 말에 테리가 살짝 의아했다.
"사실 너한테 부탁할 게 있어서……. 우선 내가 있는 곳으로 올 수 있어?"
[그야 물론이지. 어차피 할 것도 없는데 오랜만에 네 얼굴이나 봐야겠다…….
근데, 거기가 어디야?]
"내 몸에 발신기가 부착되어 있으니 너는 내가 있는 발신지를 추적하고 오면 돼.
부착된 발신기 모델명은 HMS-3R이니까, 그걸 참고하고 위치 파악해 봐."
세크메트는 외출할 때 항상 자신의 몸에 발신기를 부착한다.
그것은 동료한테 자신이 있는 위치를 알리는 가장 편한 수단이었다.
"그리고 올 때 '아이스박스' 랑 '초소형 질소 충전 장치'랑 '특수 비닐포장용기'……, 그리고 '비닐 밀봉기'를 챙겨서 와 줘."
[그것들은 뭐에 쓰려고?]
"급하니까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어. 일단 와보면 알게 될 거야. 빨리 서둘러 줘……."
[알았어. 방금 위치 파악했으니까 최대한 빨리 갈게. 한 10분이면 될 거야.]
"고마워. 그럼, 부탁해……."
그렇게 테리와 통화를 마친 세크메트는 바닥에 놓인 핸드백에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낀 그녀가 살며시 뒤를 돌아보았다.
10여 m쯤 떨어진 곳에서 다가오는 검은색 계열의 정장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남자 3명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아까 나이트클럽에서 종수와 시비가 붙었던 조폭 행동대장인 '좌대혁'과 그의 부하 2명이었다.
세크메트는 양손에 쥐고 있는 철수의 안구들을 각각 손안으로 감싸서 보이지 않게 했다.
"어이! 거기 외국인 아가씨."
대혁은 자신의 부하 2명을 데리고 친한 척 세크메트에게 접근했다.
세크메트는 거기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듯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이 녀석들은 왜 길바닥에 쓰러져 있지? 불량배들한테 당한 건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철수, 종규, 종수 그리고 철수 아버지를 보고 대혁은 그들이 불량배들한테 당한 거로 생각했다.
바로 앞에 서 있는 세크메트가 한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 했다.
물론 세크메트 혼자 멀쩡히 서 있는 점이 이상하긴 했지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겨버렸다.
철수는 바닥에 엎드려 쓰러져 있기에 이들은 철수의 양쪽 안구가 뽑힌 끔찍한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다.
문뜩 바닥에 쓰러져 있는 종수의 얼굴을 본 대혁이 한심하단 듯이 혀를 끌끌 차며 입을 연다.
"쯧쯧쯧……, 아가씨 참 안됐네.
남자친구라는 녀석이 이렇게 허약해서야 여자를 보호할 수 있겠나?
남자는 자고로 여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강한 힘이 있어야 하는데 말이야."
대혁은 세크메트를 종수의 애인이라고 단정 지었다.
아까 위기에 처한 종수가 임기응변으로 했던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것이다.
그렇게 자신과 종수와의 관계를 대혁이 오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크메트는 대혁의 생각을 고쳐줄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그가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그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기에…….
"이런 겁쟁이는 아가씨랑 너무 안 어울려. 아가씨가 너무 아깝다고…….
아까 나이트클럽에서 이 녀석하고 나랑 시비가 붙어서 싸우러 밖에 나갔던 거 알지?
근데 이 녀석이 글쎄 밖에 나가자마자 나한테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거야. 나- 원 살면서 이렇게 어이없고 황당한 적은 처음이었지.
그냥 때릴 가치도 없고 해서 용서해줬어. 약자를 때리는 건 내 체질이 아니라서 말이야."
대혁은 아까 종수와 시비가 붙었던 걸 떠올리며 그때 있었던 일을 세크메트에게 말했다.
자신의 힘을 과시해서 그녀한테 잘 보이고 싶은 거다.
하지만 세크메트는 대혁이 했던 말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시선을 딴 곳에 두고 있었다.
대혁은 거기에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정말인지 아가씨 같은 미인이 이런 겁쟁이랑 만나는 게 이해가 안 돼.
이 녀석 말고 나는 어때? 훨씬 듬직하고 돈도 많은데.
앞으로 이런 겁쟁이랑 다니지 말고 나랑 놀아보는 거야.
오늘부터 내가 근사한 곳으로 데려가서 밤새도록 놀게 해주지."
대혁은 세크메트를 음란하게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그녀를 꾀고 음란한 짓을 꾸미려는 수작이었다. 그런 수작을 눈치채지 못할 세크메트가 아니었다.
"고맙지만 사양하겠어요. 강간당하는 취미는 없거든요……."
세크메트가 그제야 말문을 열었다.
"무슨 섭한 소리… 응? 이건 뭐야?"
대혁은 세크메트에게 가까이 가던 중 뭔가가 발에 걸려서 밑을 내려다보았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철수 아버지의 머리가 그의 구둣발에 걸린 것이다.
"아놔- 걸리적거리게시리……."
대혁이 매우 불쾌하다는 듯이 철수 아버지의 머리를 발로 세게 밀어 찼다.
그 모습을 본 세크메트가 미간을 좁혔다.
"쿨럭… 쿨럭!"
대혁의 발길질에 충격을 받은 철수 아버지가 무의식인 상태로 고통을 호소하며 기침 소리를 냈다.
그가 기침하면서 나온 침은 대혁의 구둣발에 튀었다.
"아- 이 거지 같은 노인네가 더럽게!"
대혁은 짜증이 섞인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오른발을 들어 올려 철수 아버지의 안면을 향해 내리찍었다.
퍼억- 하는 타격감이 그의 발에 그대로 전해졌다.
속이 시원한 듯 대혁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 것도 잠시, 그의 입에서는 고통스러운 신음이 새어나온다.
"흐읍!"
대혁은 약간에 통증이 오는 자신의 오른 발목을 움켜잡았다.
그러면서 그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철수 아버지의 안면을 밟았다고 생각했는데 도리어 자신의 발목에 통증이 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이 느끼지도 못할 만큼 빠르게 세크메트가 발차기를 날려서 대혁의 오른 발목을 걷어찬 것이다.
그의 발이 철수 아버지 안면을 향해 떨어지는 아주 짧은 순간에 날아온 그녀의 발차기였다.
방금 한 그녀의 공격은 너무나 빨라서인지 대혁은 자신의 발목에 왜 통증이 왔는지도 눈치채지 못했다.
퍼억- 하는 그 타격감은 바로 자신의 발목을 걷어찬 그 타격이었다.
고통조차 한 박자 후에야 느껴졌을 만큼 세크메트의 수법은 극도의 쾌(快)였다.
"너 지금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
대혁이 세크메트를 노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거다.
왜냐면 바로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그녀 말고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세크메트는 죽일 듯한 시선으로 대혁을 쏘아보고 있었다.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대혁은 이미 그녀의 불꽃 튀는 살기에 온몸이 타버렸을 것이다.
대혁은 그제야 알게 되었다. 바로 앞에 서 있는 여자가 엄청나게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그걸 애써 부정하듯이 그녀에게 버럭 소리친다.
"이… 이 계집애가 어디서 눈알을 부라려?!"
대혁이 손을 치켜들어 세크메트에게 공격하려고 했다.
거기에 반사적으로 반응한 세크메트는 양손에 각각 감싸 쥐고 있던 철수의 안구 두 개를 하늘 높이 던지더니 이내 손바닥으로 대혁의 이마를 가볍게 밀쳤다.
겉으로 보기에는 가볍고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그 공격에 대혁은 뇌를 진탕 시키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순식간에 그의 동공이 크게 확대되면서 눈의 초점이 흐려졌다. 그렇게 대혁은 멍하게 풀린 눈으로 비틀거렸다.
그때, 세크메트가 몸을 공중에 띄움과 동시에 대혁의 턱을 향해 오버헤드킥을 하듯이 발차기를 날렸다.
순간,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치고 올라오는 세크메트의 발등이 대혁의 턱을 강하게 치고 지나갔다.
대혁은 그대로 뒤로 나자빠졌고 여전히 공중에 떠 있는 세크메트는 방금 공격했던 반동으로 허리를 유연히 꺾어 뒤로 재주를 한 바퀴 돌더니 바닥에 사뿐히 착지했다.
그리고 양손을 양옆으로 뻗어 마침 위에서 떨어지는 철수의 안구 두 개를 멋지게 받아냈다.
"혀… 형님!"
부하 2명이 다급히 외치며 쓰러져 있는 대혁의 어깨를 붙들며 흔들었다.
대혁은 이미 의식을 잃은 듯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너… 넌 도대체 누구냐?"
부하 중 한 명이 당황하며 세크메트에게 물었다.
세크메트는 손에 쥐고 있는 철수의 안구를 살짝 들어 올려 대혁의 부하들에게 보였다.
새하얀 안구 한가운데 자리 잡은 검은색 눈동자가 새빨간 피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섬뜩함을 연출했다.
마치 안구 한가운데 있는 눈동자가 그들을 쳐다보고 있는 거 같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대혁의 부하 2명이 공포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그들은 곧바로 대혁을 양옆에서 부축했고 그대로 도망치듯이 자리를 떴다.
조폭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세크메트는 양손에 들고 있는 철수의 안구 두 개를 잠시 살피더니 이내 손으로 감쌌다.
얼마후,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세크메트가 서 있는 공사장 부근에 멈춰 서더니 한 남성이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는 그는 다름이 아닌 테리였다.
그는 직사각형 모양의 물체를 한 손에 쥐고 있었다. 그건 아까 세크메트가 가져오라고 부탁한 아이스박스였다.
"어떻게 된 거야, 세크메트? 여기 쓰러져 있는 사람들은 뭐야? 그리고 종수는 왜 쓰러져 있어?"
세크메트에게 다가선 테리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철수 아버지를 비롯한 철수, 종규, 종수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는 오랜만에 만난 세크메트가 몹시 반가웠지만, 그보다 그녀 주변에 사람들이 왜 쓰러져 있는지 궁금했다.
"설마…… 네가 한 거야?"
테리가 조심스레 묻자 세크메트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의외군. 분명 정당방위겠지만, 너라면 충분히 기절시키지 않고 제압할 수 있을 텐데."
바닥에 쓰러져 있는 철수 아버지를 보며 테리는 다소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가 알고 있는 세크메트는 어린아이들이나 노인들한테는 절대로 손대지 않기 때문이다.
"정당방위 아니야. 내가 먼저 공격했어."
"뭐? 어떻게 네가?"
세크메트의 말에 테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어쩌다 보니 상황이 이렇게 됐네.
그보다 우선 아이스박스를 열고 안에서 비닐포장용기 좀 꺼내 줘. 급하니까 빨리."
세크메트가 다급히 말하자 테리는 마침 들고 있는 아이스박스의 뚜껑을 열어 안에 있는 특수 비닐포장용기를 꺼냈다.
그러자 세크메트는 왼손에 감싸고 있는 철수의 안구 두 개를 물기가 젖은 솜으로 깨끗이 닦기 시작했다.
안구에 묻은 새빨간 피가 그녀가 닦는 솜에 옮겨 묻으며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테리가 화들짝 놀라며 소리친다.
"뭐… 뭐야? 이거 안구잖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테리의 표정에서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세크메트는 아랑곳하지 않고 손에 쥐고 있는 철수의 안구 두 개를 테리가 들고 있는 특수 비닐포장용기 안에 조심스레 집어넣었다.
그리고 이내 옷 주머니 속에서 꺼낸 손수건으로 피가 묻은 자신의 양손을 깨끗이 닦아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세크메트?"
테리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재차 물었다.
"급하니까 자세한 건 나중에 말할게. 그보다 질소 충전 장치랑 비닐 밀봉기 좀 꺼내 봐."
테리는 무슨 연유인지 무척 궁금했지만, 더는 묻지 않고 정장 안주머니 속에서 질소 충전 장치랑 비닐 밀봉기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것들은 문명이 매우 발달한 조직에서 사용되는 최첨단 기구라서 그 사이즈가 옷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매우 작았다.
세크메트는 테리에게 건네받은 질소 충전 장치를 이용해서 안구가 들어있는 비닐포장용기 안에 질소를 주입했다.
볼펜같이 작은 질소 충천 장치 안에는 액화 질소(액체 상태인 질소)가 들어있는데, 그곳에 스위치 버튼을 누르면 안에 있는 액화 질소가 기화되면서 밖으로 나오는 원리이다.
이윽고 일정량의 질소가 비닐포장용기 안에 찼고 그녀는 이번에 비닐 밀봉기를 이용해서 그걸 완전히 밀봉시켰다.
그렇게 완벽하게 비닐포장으로 밀봉된 철수의 안구 두 개는 아이스박스 안으로 들어가서 냉동보관 되었다.
"테리……, 저 아저씨랑 저 학생을 네 차에 태울 수 있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철수 아버지와 철수를 가리키며 세크메트가 물었다.
"그거야 문제 될 건 없지만, 조금 전에 그 안구는 뭐야? 설마 저 학생의 것이야?"
테리는 어림짐작으로 조금 전에 냉동보관 한 안구 두 개가 철수의 것이라는 걸 알아챘다.
왜냐면 철수가 쓰러져 있는 자리에 소량의 피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맞아, 내가 저 학생의 안구를 빼냈어……."
"어떻게 그런……."
테리가 놀람을 담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자세한 상황은 내가 나중에 연구소에 가서 말할게……."
세크메트가 잔잔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했다.
"뭐 조직에 와서 이보다 더한 것도 많이 봐서 이 정도는 많이 놀랄 일도 아니지만 네가 이런 건 의외였다.
그래도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테리는 세크메트에 대해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조직에서 외롭게 생활하면서 유일하게 가장 마음이 잘 맞고 각별히 생각하고 있는 동료이기에 그녀의 모든 점을 좋게 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봐줘서 고마워. 일단 저 아저씨랑 학생을 네 차에 태울 건데. 도와줄래?"
"물론이지."
테리는 말을 마침과 동시에 바닥에 쓰러져 있는 철수 아버지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자신이 주차해 놓은 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마침 세크메트가 차 뒷문을 열어주었고 테리는 뒷좌석에 조심스레 철수 아버지를 눕혀놓았다.
"아무래도 저 학생은 차 트렁크에 실어야겠다.
자리도 좁은 데다가 저 학생 눈구멍에 피가 묻어있으니……. 시트에 피가 묻으면 곤란하잖아."
테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철수를 번쩍 들어 올렸고 이내 그를 차 트렁크 안에 실어 넣었다.
"다 됐다. 이젠 어떻게 할 건데?"
테리가 손을 탈탈 털며 세크메트에게 물었다.
"네 차 내가 운전해도 되지?"
"응, 뭐 상관없어. 근데, 어디로 갈 건데?"
"아저씨를 댁에다 모셔줘야지……."
세크메트는 말을 마침과 동시에 들고 있는 핸드백에서 차 키를 꺼내 들더니 그걸 종수의 바지 주머니 속에 넣어줬다.
나중에 종수가 깨어나면 자신이 주차해 놓은 차를 타고 편히 갈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자기 차를 버리고 테리의 차 운전석에 올라탔다.
조수석에 테리가 앉아있는 걸 확인한 그녀는 철수 아버지 집을 향해 차를 급하게 몰았다.
이미 한 달 전쯤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는지라 철수 아버지 집이 어딘지 장소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기억력이 상당히 좋은 그녀는 한번 보고 들은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얼마후, 목적지인 철수 아버지 집 근처에 도착했고 세크메트는 차에서 내려 뒷자리에 누워있는 철수 아버지를 어깨에 둘러메었다.
그 모습을 보고 테리가 다급히 저지하며 입을 연다.
"뭐… 뭐하는 거야?! 이리 줘, 내가 들게."
"괜찮아. 나 보기보다 힘세니까……."
"너야 당연히 괜찮겠지. 하지만 보는 내가 안 괜찮아서 그래. 그러니까 이리 줘, 빨리."
테리의 재촉에 못 이긴 세크메트는 마지 못해서 철수 아버지를 테리에게 건네주었다.
확실히 남자라서 그런지 테리는 세크메트보다 가뿐히 철수 아버지를 어깨에 둘러메었다.
"이런 건 남자가 하는 거야……."
"푸훗……."
테리가 장난스레 말하자 세크메트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려는 테리의 행동이 재미있는 것이다.
"어쭈, 웃어?"
"오늘따라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같아서 말이야……. 아무튼, 고마워. 여러 가지로 신경 써줘서."
"뭘 이 정도 가지고……. 그건 그렇고 이 앞에 계단만 올라가면 되지?"
테리가 바로 앞에 보이는 좁고 기다란 계단을 가리키며 묻자 세크메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테리는 철수 아버지를 어깨에 둘러멘 채 세크메트와 같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어느덧 그들이 계단 위에 올라섰을 때는 허름하고 낡은 집 한 채를 볼 수 있었다. 철수 아버지의 집이었다.
세크메트는 철수 아버지 바지 주머니 속에서 열쇠를 꺼내 들더니 집 문을 열었다.
그렇게 집 안으로 들어선 그들은 제일 먼저 담요 위에 철수 아버지를 눕혀 놓고 이불을 살며시 덮어주었다.
"이제 가자, 세크메트."
"……."
세크메트는 아무런 대꾸 없이 이부자리에서 곤히 자는 철수 아버지를 응시했다.
그것도 잠시, 그녀는 무거운 발을 이끌고 테리를 따라 철수 아버지 집 밖을 나왔다.
문뜩 자신의 차 트렁크에 있는 철수가 생각 난 테리가 그녀에게 묻는다.
"그나저나 그 학생은 어쩔 거야?"
"연구소에 데려갈 거야……."
"뭐 연구소?!"
테리가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세크메트는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히 말한다.
"응, 김철수는 거기서 여러 가지로 볼일이 있거든……."
"그럼, 그 학생한테 안구를 다시 이식시키려는 거야?"
"아니……, 그러려면 애초에 내가 무슨 이유로 김철수한테서 안구를 빼냈겠어?
아무튼, 서둘러 줘.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김철수를 연구소로 옮겨야 하니까……."
세크메트는 그렇게 말을 내던지고는 서둘러 계단 밑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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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이번에 좀 늦었네요. 다음 주에 올라올 13편 많이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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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가두번째실험대상이되는건가요 ㅇ. ㅎㅋ
많이 기대하세요.
도대체 왜 안구를 빼냈을까요?
많이 기대하세요.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세크메트는 어떻게 보면 참 잔인한 캐릭터네요.. ㅎㄷㄷ.. 다음편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와 잼땋ㅎ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조직에서 활략하고있는 세크메트에 모습은 왠지 냉정할수도 잔인할수도있지만 다른한편으론 그안에 뭔가 모르는 아픔을 가지고있는것같습니다.
전 태리가 조금은 평범한것 같아 왠지 아쉬웠는데 소설 중심 속에서 세크메트가 태리의 입지를 착 달라붙게 두사람 시점 대화내용 중 단순한것같지만 흥미를 일으키는 부분이 엿보입니다
솔직히 제가 소설에 흥미가 없고 잘 읽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퍼컷님 소설 12편까지 읽는 게 저도참 놀랍네요 ㅋ ''보이지않은 손길 '' 완독하겠습니다. 그럼 ..잠깐 외출해야되서 낼 또 한편 읽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뭐 세크메트가 냉정하고 잔인한게 사고방식자체가 일반인이랑 달라서 말이죠. 아무튼 다음편도 많이 기대하세요.
세크메트도 말못할 사정이 있었겟죠 ㅋ 세크메트라면 이유없이 안구를 빼는 그런사람이 아님 ㅋ
뭔가 사연이 있긴 하죠.^^
잘봤어
떙큐
아아아 궁금하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봐야지
내일 다시 볼께요
감사합니다, 많이 기대하세요.
테리도나오네여
네, 나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철수가 장님이 ㅋㅋ 세크매트 진짜 너무 강하네요 ㄷㄷ
앞으로 어떻게 될지 ㅎ
철수의 험난한 길이 시작되는거죠, 뭐.ㅎㅎ
과연 철수를 데리고 뭘 어쩌려는걸지....
많이 기대해요.
점점 흥미진진해집니다.
철수 안구가지고 어쩌려는건지 진짜 궁금하네요.
너무너무너무 진짜 너무 재미있어요.
세크메트가 뭘하려는건지 궁금합니다.
철수는 어떻게 될까요?
세크메트의 의도가 궁금하네요.. 뭘하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