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맑은 완연한 가을날씨, 오전에는 그늘 점심이후 해가 들어와서 해질때까지
인원 : 김도훈-고병찬-임종례-고금주
등반시간 : 10시간 (오전08시 시작 ~ 6시)
울산바위를 쳐다볼때마다 강렬하게 보이는 선명한 검은색 물줄기 저길이 오늘 올라야 할 요반길이다
작년에 왔을때 일기가 좋지 않아 5피치에서 아쉽게 하강을 하고, 이번 가을 단풍시즌즈음이라 울산바위에서 나름 유명한 길들은 많은 클라이머들로 인해 선점될 것으로 예상하고 상대적으로 인기없는 확실한 길을 선택했다
1~2피치는 한번에 끊었다
요반길 전체 루트중 제일 쉽고 편안한 구간이다
크랙으로 시작해서 턱을 넘어서면 1피치 종료지점이 나오는데 거기서 2피치 슬랩구간 종료지점까지 멀지 않아 대부분 1~2피치를 한번에 끊어서 등반하는듯 하다
3피치와 4피치는 힘들어도 자유등반이 가능하다
나는 오른손과 발을 사용해 크랙안으로 들어가서 바위를 전면으로 바라보고 등반을 시작해서 올라가다가 레이백으로 자세를 바꾸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인터넷에 보면 3피치 출발을 반대로 반침니처럼 바위를 등지고 왼손과 발을 넣고 올라가다 자세를 바꾸는게 편하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몫!)
3피치 종료지점은 괜찮은 편이지만
4피치 종료지점은 몹시 안좋다 허리가 너무 아프다
가끔 인터넷 글을 살펴보면 종료지점이 좋지 않아서 5피치까지 한번에 친다는 글이 있는데 가능은한데,
처음 요반길을 도전하는 클라이머들에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요반길 경험이 있는 클라이머의 경우에 체력과 실력을 고려한다면 4~5피치를 한번에 끊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5피치는 거의 1년 12달 물이 마르지 않는 구간이라 자유등반 불가하고 인공으로 넘어가게 된다
물줄기를 넘어서서 다음볼트까지 한 구간이 정말 무브가 애매하다
작년에는 이 구간 넘어서는데 한참을 망설였던 기억이 나는데,
이 구간에 8호 캠이 있으면 멘탈그레이드에 엄청 도움이 된다
그런데 올해 다시 가보니 그래도 나름 성장했는지 그렇게 어렵지 않게 바로 넘어갈 수 있었다
5피치를 마치면 쉬기 좋은 넓은 테라스가 있고 이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서 체력을 보충해야 한다
1~2피치는 가볍게 오를 수 있었고,
3, 4, 5피치는 난이도가 조금 있고 힘이 들지만 그래도 자유등반이 가능해서 체력소모가 심했다면
이후 6, 7, 8피치는 1~5피치보다 훨~~씬 힘들다 뒤로 갈수록 더 힘들다
쉽고 어렵고를 떠나서 그냥 힘들다! 힘들다! 그리고 또 힘들다!
6피치가 그나마 7~8피치보다 쉽긴 하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고 힘을 꽤 써야 오를 수 있다
6피치 종료지점은 나름 괜찮은 편이다
7피치는 요반길, 노가다길의 하이라이트로 알려진 곳으로 오프위드 크랙의 정수를 맛볼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가보면 완전 이해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볼트거리가 가까워서 인공등반(볼트따기)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중간에 크랙이 조금 넓어지는 부분에는 볼트 거리가 멀어서 인공등반(볼트따기)으로 닿지가 않는다
이곳은 몸을 크랙에 끼워서 굼벵이, 지렁이처럼 조금만 기어 올라가면 볼트가 닿인다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여기까지 체력을 많이 소모하고 또 울산바위의 높은 고도감으로 인해 선등에겐 강한 멘탈이 필요하다
7피치 초반에는 블랙다이아몬드 5호캠과 6호캠이 쓰이고 이후에는 크랙이 넓어져 6호캠도 사용이 안된다
7호캠도 무용지물이고 8호캠 하나가 먹힌다
8호캠이 없이 볼트따기 인공을 하면 발슬링을 밟고 일어나도 발란스 잡기가 조금 애매하다
8호캠이 있으면 손잡이로 활용해 발슬링과 함께 인공등반이 조금 수월해진다
자유등반을 도전해보는 것은 좋지만 7피치가 끝이 아니기에 체력안배를 잘해야 한다
7피치 종료지점도 좋지 않다
종료지점에서 후등자 확보를 보고 우측으로 약 1미터 정도 이동하면 앉아서 쉬기 좋은 곳이 있어서 이곳에서 8피치 빌레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여기엔 확보용 볼트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캠으로 확보지점 설치를 유의해서 해야하고,
8피치 선등자가 등반할때 로프 유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도저도 신경쓰기 싫다면 기존 종료지점에서 허리를 내어주고 빌레이 보는 방법뿐이다 ㅎㅎ
8피치도 볼트거리가 멀지 않아 인공으로 가능은 한데, (7피치는 볼트따기로 다음 볼트가 손에 닿지만,) 8피치는 7피치 중간부분처럼 볼트 밟고 일어나도 다음 볼트가 닿지 않아서 어쨌든 크랙을 이용한 자유등반을 해서 어느 정도 올라야 다음 볼트가 손에 잡힌다
자유등반을 할 경우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크랙에 몸을 집어넣고 꿈틀거리며 올라야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심하다
8피치 종료지점은 아주 좋다
9피치가 침니 구간으로 약 10미터?정도로 짧아서 9피치까지 한번에 같이 등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8피치 종료지점이 턱을 넘어서기 때문에 밑에서 빌레이어가 보이지 않고 9피치 테라스에서 침니구간 올라가는 높이가 높지 않아서 침니구간을 올라가도 추락하면 바로 바닥을 치기 때문에 아마도 온사이트로 요반길 도전하시는 분들은 안전하게 끊어서 가는 것을 추천하고 경험있는 분들은 이어서 가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이후 정상구간까지는 슬랩구간으로 걸어서 이동하는데 확보지점이 없어서 주의해서 올라야 한다
하강지점은 정상부에서 가장 높은 바위에 설치되어 있다
거기서 약 15미터 정도 하강을 하면 울산바위 전망대로 오르는 철계단으로 걸어서 내려올수 있다
장비 : 우리 조는 4명이라 3번이 와서 1번이 출발하기 위해 캠을 6호까지 두세트와 추가로 7,8호캠을 가지고 갔는데,
3명 한조 기준이라면 6호까지 한세트만 있어도 된다
7호 캠은 거의 안 썼던거 같고, 8호캠은 요긴하게 사용함
예전에 7~8호캠이 없이 이 길을 등반했던 선배님들 존경스럽습니다
실질적으로 자유등반이 어느정도 레벨이 되는 실력자라면 6호캠까지만 있어도 요반길 등반은 가능하지만,
강한 멘탈이 필요하다
8호캠이 있다면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체력이 된다면 등반은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총평
힘들다! 힘들다! 그리고 또 힘들다!
P.S.보통 설악산 등반갔다오면 몸무게가 비슷하거나 저녁을 많이 먹어서 1키로 정도 쪄오는데, 이번에는 1키로 빠져서 왔습니다 ㅋㅋ
첫댓글 수고많으셨습니다..저는 이 산행기 보자마자 힘들어서 선등은 못할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고생했다는 말밖에 할말이없네
덕분에 좋은경험과 마음 한켠에 뿌듯한 마음 한가득
고맙소.
운전하시고 선등하시고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단 대단 멋진 클라이머야
담 기회에 함 더 선등?
힘들고...
또 힘든 설악의 요반길..
어려운 구간을 극복 해가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공감했네요.
완등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