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토요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 머리도 안감고 면도도 안하고 간단한 세수만하고 동묘역 황학동 도깨비 시장에 갔다.
기타 습도조절기와 엠프 연결잭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3천원하는 콩나물비빔밥을 먹으려고 보니 금일휴업이었다
중고 기타도 구경하고 구제옷도구경하고 사람도 구경하고 새것은 거의 없는 재활용 노점시장이다.
얼굴을 아는 노점주인들도 가끔있다. 갈때마다 그자리를 지키고 있다. 생활은 되는 모양이다.
골목길에 있는 큰전신 거울을 지나가는 나선 사람을 보았다. 헝커러진 머리에 얼굴에 깊은주름, 남루한 옷차림이 분명 노숙자, 부랑인이었다. 다가가 자세히 보았다. 나였다. 햇빛이 내려비치는 곳에서 민낫을 그대로 보니 그동안 실내에서만 보던 나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보였다. 세월이 느껴졌다. 황학동 노점이 나와 너무나 닮았다는 생각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광장시장을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가득하다 마약김밥도 구경했다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노점의 분위기와 모양은 보았다.
낙원악기상가를 찾아가는데 탁핵반대 시위대들이 자나갔다.
낙원상가 2층에 올라가다 지붕이 남루한 기타악기 수리점이 보여서 다시내려가 그곳에 들렸다.
일제 오베이션 기타를 손보고 계셨다. 기타 습도조절기를 여쭈어 보니 살필요 없다고 말씀하셨다. 옛날에 기타 제조 공장을 윤영하였는데 정리하고 5년전에 이곳 수리점을 인수하여 왔다 하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빈손으로 나왔다.
악기도 저렴하고 가계운영의 철학이 날달리 훌륭하셨다.
그곳이 탑골공원 뒷쪽이었나 보다. 우거지해장국이 2천원이다. 한그릇 먹고 나와 이발소에서 노속자처럼 헝커러진 머리를 정리했다.
3천 5백원에 감겨주는데 5백원 합하여 4천원에 머리를 깍고 어르신들 이발소가 줄지어 있는 골목길을 지나 보석상가를 지나 종로3가역에서 1호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도 몇년 지나면 오게될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잘난 것도 없고, 자랑할 것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며 받아들이고 갈때가 되면 미련없이 갈수있는 삶을 살고싶다.
나는 단지 잘곳이 있고 직장이 있는 장래의 노숙자이다.
첫댓글 퇴직후 그림이 잘 그려지지가 않아서 고민인데 '노숙자'라는 길잡이를
생각하게 합니다. 요즘은 자연인 프로를 자주보면서 막연하게 설계도만
그려보지요, 무위당이 있으니 그래도 마음 든든하답니다~^^*
노숙 같이하시지요. 저도 든든합니다.
잘계신가요 하루시간을 멋지게 보네셨네요 1프로부족하게 살아가고 있어서인지 장래의 노숙자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네요 ㅋㅋ저도 무의당에 낑가주셔요 ~~^^
초소한의 생활 그러나 행복하고 넉넉한 정이넘치는 나누어주는 독립 공동체를 꿈구어 봅니다. 한식사업은 잘진행 되시지요. 환영합니다. 봄부터 산행 같이하시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