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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인의 방 [산애재] 원문보기 글쓴이: 松葉
▲풍시조집 [그는 왜 그리]의 앞표지(좌)와 뒤표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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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왜 그리 ]
이소희 풍시조집 / 石室시인선 306 / 도서출판 石室(2011.11.05) / 값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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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그리
이소희
“그는 왜 그리 물을 좋아하는 걸까?”
“그게 불을 두려워해서 그래”
4대강사업밀어붙이기를 두고하는 대학가의 대화중 대화라네
희망이 보인다
이소희
최근 시민이 찾아낸 노원구 아스팔트 방사능 오염사건 있었다
노원구청은 즉각 문제의 아스팔트를 철거했다
우리는 안전하다는 장벽을 무너뜨린 시민 무섭지?
새해는 오고 말았습니다
이소희
보신각 종소리 못 들었어도 새해는 오고 말았습니다
각오와 결심은 엎어지고 바빠져도 해는 가는 것입니다
넘어져야 일어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지요
색깔론
이소희
한반도를 온통 물들인 파란 물결사이로
알록달록 모자이크된 작은 섬들이 둥둥 떠다니는
그 곳에 가고 싶다
한반도의 무게중심
이소희
한반도의 무게가 얼마나 될까
백짓장도 맞들면 가볍다는데
머리를 맞대면 무게중심 잡는 것은 식은 죽 먹기지
우리는 군대 믿고 싶다
이소희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담잠을 이룬다
그 옛날 씩씩하고 믿음직스럽던 군가소리가 그립다
자식을 보초세운 우리 군대 정말 믿고 단잠좀 잡시다
어느 별
이소희
우주인들이 별나라에 갔다
아! 돈다발이 괘도를 질주하는 별도 있네
너무 아름다운 별이죠 우리 더 이상 훼손하지 말아요
초록전기 시용으로
이소희
연초부터 태양열, 태양광, 지열에너지 사용으로
환경보호에 일석이조 하고 잇다는 보도가 쏠쏠하다
인간이 자초한 환경오염 지옥에 희망 한줄기 긋고 있다
“버려진 강”이란 말에 부쳐
이소희
사람은 역주행하다 자멸하지만
스스로 길을 내며 흐르는 강은 그 풍만한 자국에
생명을 잉태하여 또 다른 생명을 낳는다는데
어느 유출. 1
이소희
태안 바다의 얼굴을 수건으로 말끔하게 닦는다
닦을수록 시커멓게 묻어나는 바다의 눈물
그만좀 울어라 내 탓 아냐 콜탄칠을 한 문명이 말했다
헛발질 이유 있었네
이소희
어느 경기장은 시작부터 헛발질 연발이다
급한 마음에 꼴대만 바라보다가
구멍 난 양말에 신발 끈 풀린 것 미처 몰랐지
금강산 유감
이소희
금강산 관광지에서
자칫 발을 헛디디면
곧바로 하늘나라로 가는 수가 있어!
눈이 쌓이면
이소희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송이송이 하얀 송이 자꾸자꾸 날치기 보따리
다― 덮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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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머리에
『그는 왜 그리』라는 풍시조집을 내놓는다.
시대상을 외면하지 않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문화적 양심의 메아리라고나 할까? 어느 누군가를 비아냥 하기도 하고 꼬집기도 하며 유머로 애교를 떨기도 했다. 상대가 누구든지 무엇이든지간에 나는 그 비수를 자신에게 겨누고 있다.
칼을 맞으면서도 순수한 痛懲을 느끼고 시원한 것은 웬일일까?
거부와 부정 일변도가 아님을 밝혀둔다.
2011년 초겨울
이 소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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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諷詩調집 해설 [ 그는 왜 그리 ]
[ 諷詩調집 해설 ] -
諷詩調의 시적 성과 돋보여
박 진 환
(*시인. 문학평론가)
1. 前提
뭐니뭐니해도 諷時調의 생명은 순수한 痛懲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諷詩의 속성이랄까, 본질이랄까, 문학적 역할이 풍자의 대상을 헐뜯고, 깎아 내리고, 비아냥하고, 조소하고, 비판하고, 고발함으로써 악을 교정하고자 하는 문학적 요청에서 시를 출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諷時調의 성격이 뚜렷한 것은 시로써 실천하고자 하는 문학적 사명을 뚜렷이 하고 출발함으로써 改善의 의도를 분명하고 철저하게 실천하기 때문에 설득력을 통한 공감대를 극대화 해주기 마련이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라는 주어진 시대를 일컬어 흔히 物神時代라고 한다. 물질적 가치가 모든 가치를 대표하는 척도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신적 가치가 쇠퇴로는 부족했는지 퇴화 직전에 와 있다는 지적은 과장이 아니다.
일찍이 20세기 지성들이 즐겨 쓰던 ‘삶속의 죽음’도 다름 아닌 물질적 가치에 밀려 정신적 가치를 상실해가는 삶을 두고 했던 진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삶속의 죽음에 대한 해명은 또 다른 측면을 빌어 해명될 수도 있다고 본다.
과학의 발달에 편승한 기계 문명과 기계 문명에 의해 무쇠 가슴이 되어버린 비정, 그리고 기계 문명의 기어에 물려 서서히 마멸되어 가는 정신의 죽음 등 정서나 정신 말고도 환경오염에 의한 오존층의 파괴와 핵의 포위망에 갇혀 서서히 죽어가는 육체적 생명 위기들은 ‘삶 속의 죽음’을 진단하는 또 다른 증언이 되어 줄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시대적 부조리나 사회적 비리, 도처에 독버섯처럼 돋아나고 있는 악으로서의 갖가지 부정․ 부패를 비롯한, 뉴스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온갖 악행 등도 삶의, 위기를 자각하게 하는 위협과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를 외면할 수 있다면, 이에서 초연할 수 있다면 성인군자라 불러줄 것인가. 현실 도피자라 불러줄 것인가는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로서 그 답 또한 스스로가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본다.
시대를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수 있는 눈을 가진 見者로서의 시인을 가리켜 일찍이 독일의 낭만주의 시인이었던 아이헨도르프는 ‘시인은 세계의 눈’이라 했고 랭보는 ‘見者’라고 하지 않았던가. 보이는 것만을 보는 눈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눈으로 세계를 보는 見者로서의 시인은 그래서 눈에 보이는 사물이나 존재를 넘어 선 그 배후에 가려져 드러나지 않는 秘義와 함께 啓示性까지를 보고 읽을 줄 아는 透視․ 透過의 안목을 지니지 않았던가.
일찍이 철학자나 과학자가 벽에 부딪친 곳에서 시인이 내닫는다고 갈파했던 장 콕도의 피력도 같은 맥락에 잇대어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눈보다 보지 않아서는 안 될 것을 볼 줄 아는 눈만이 발견할 수 있는 비의나, 벽을 뚫고 내닫을 수 있는 시인의 시력을 諷時調는 요구한다. 그것은 정서적 유희나 관념 유희의 거부보다는 시대․현실․ 사회의 비리․부조리․악행 등을 보기를 정서나 관념에 선행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諷時調의 요구를 좇아 시를 출발시킨 이소희 시인의 諷時調집 『그는 왜 그리』는 악을 직시하고, 포착하는 것은 물론 악의 배우까지를 透過할 줄 아는 시력을 빌어 보이는 것이 아닌, 보지 않아서는 안 될 것을 보고자 하는 見者적 시각을 빌어 악에 감행한 시의 징벌이거나 복수인 痛懲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2. 諷時調의 詩法
諷時調는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순수한 통징 외에도 몇 가지 레토릭을 詩法으로 즐겨 차용하고 있다. 여기에서 차용이란 빌어 쓴다는 뜻으로서 形而上詩가 즐겨 썼던 양극화나 펀․컨시트․원인적 비유와 같은 레토릭을 의미한다. 그렇기는 하나 형이상시법이 20C 신비평이론 시학의 배경이나 본질과 잇대어 있다는 점에서 보면 차용의 문제는 빌어쓴 것이라기보다는 현대시법에의 충실이 되게 된다.
시를 제시, 현대 시법의 실천을 통한 諷時調의 양태가 어떠한 지를 밝혀 보았을 때 諷時調집 『그는 왜 그리』의 본질적 접근은 가능해 질 것으로 본다.
가) 성탄절 추리가 온 세상을 불 지피고 있다
자선냄비가 거리마다 빨갛게 보글보글 끓고 있다
그런데 가슴 온도의 눈금은 내려만 가고 있어
나) 오바바마는 한국에 왔었고
히토야마는 방북 추진 중이란다
우리네 이웃사촌끼리는 오도 가도 못하니 길이 막혔나?
다) 북한의 심각한 영양실조된 아이들과 임산부와 노약자들게
긴급 구호 식량 보낸다는데 EU
이웃사촌보다 먼 팔촌이 훨 낫네
예시 가)는 「따뜻한 크리스마스」, 나)는「길이 막혔나」,다)는「EU 북한 식량 지원」의 각각 전문이다. 예시 가)에서의 시행 ‘자선 냄비가 거리마다 빨갛게 보글보글 끓고’와 ‘가슴 온도의 눈금은 내려만 가고’ 나, 나) 에서의 시행 ‘오바바마는 한국에 왔었’고, ‘히토야마는 방북’에 대응되는 ‘우리네 이웃사촌끼리는 오도가도 못하니’, 그리고 다)에서의 ‘긴급 구조 구호 식량 보낸다는 EU’와 끝내 이북을 외면하는 남녘에 대응, 이웃사촌보다 먼 팔촌’으로서로 상충․상반의 대립성을 보여주는 것은 형이상시가 즐겨 쓰던 양극화 현상이다.
주지하다시피 양극화는 서로 상충․ 상반되는 이질적인 두 요소를 병치시켰다가 이를 화해로운 관계로 합일시킴으로써 새로운 시적 질서가 환기시켜주는 설득력을 안겨주는 레토릭의 하나다. 諷時調도 이를 즐겨 원용하거나 차용한다는 점에서 형이상 시법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 되고, 20C에 들어 형이상 시법이 신비평 시학의 골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양극화 시적 원용은 현대 시법에의 충실에 값하게 된다.
양극화의 시적 실천이 거두는 시적 성과가 긴장과 긴장의 이완을 통해 맛보게 하는 카타르시스란 점은 주지하는 바다. 문제는 양극화의 시적 성과를 감동으로 안겨주는 양극화의 합일이 체험하게 하는 컨시트에 있다.
원인적 비유를 성립시키는 레토릭이기도 한 컨시트는 고도한 상상력에 의해서 이끌어 낼 수 있는 재빠른 이동의 순발력이자 전환의 기발성으로서의 위트에 값하는 것이란 것도 주지하는 바다. 의외의 당돌, 기발한 착상으로서의 컨시트는 奇想의 한계를 넘어선 서로 이질적이고도 동떨어진 것을 합일시키는 시적 기능으로서의 레토릭이 되어주기도 한다.
상상력에서 보면 최재서가 지적했던 것처럼 과거의 체험과 현재의 직관을 결합시켜주는 고리로서의 합일 장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베이컨 식의 해석을 빌면 자연이 결합시켜놓은 것을 해채하기도 하고, 해체 시킨 것을 다시 결합시키기도 하는 시의 결구력 구실을 담당하게도 된다. 이러한 고리와 결구력에 의해 탄생시키는 상반․ 상충의 극복이 체험하게 하는 통합적 마술성으로서의 시적 효용도 다름 아닌 컨시트의 몫이다.
이는 컨시트가 양극화를 전제로 한다는 뜻도 되고 양극화가 수반하는 필연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소희 시인의 諷時調에서도 양극화가 수반하는 컨시트의 차용을 대부분의 시에서 발견할 수 있게 되는데 시를 제시해 본다.
가) 큰 나무 덕은 못 봐도 큰 사람 덕은 본다는데
민주 통일 화합의 큰 덕을 남기시고 우리 곁을 떠나셨다
행동하는 양심의 큰 별이 졌으니 이 땅에 아침이 밝아 오려나
나) 돼지 떼 생매장한 핏물이 흘러 산야를 물들였다
아무리 짐승이라도 고통없이 갈 수 있도록 해야지
사람도 신종플루 걸리면 생매장 할 건가?
다) 한발 성큼 다가왔던 한반도 평화는
부시의 갈짓자 걸음으로 그만큼 멀어만졌는데
미국 발 금융 위기란 놈 왜 번개처럼 밀어 닥치는 것이냐?
예시 가)는「김대중 대통령 서거하시다」, 나)는「돼지의 아픔」, 다)는「밀어 닥치는 것이냐」의 각각 전문이다. 예시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시편들의 행간에서 반짝이는 광체로 드러나는, 휠라이트의 말을 빌면 메타포의 시적 효용이 드러나고 있는데 아무렇게나 골라본 예시들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예시 가)에서의 종행․ 행동하는 양심의 큰 별 졌으니 이 땅에 아침이 밝아 오려나‘는 예상을 뒤엎는 기발성이다. 상식적으로 따지면 큰 별이 졌으니 당연히 더욱 캄캄한 어둠이 밀어 닥쳐야 옳다. 헌데 예시는 그 당연성을 깨뜨리고 그와는 정반대로 ’아침이 밝아오려나‘로 역발상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큰 별이 진 뒤의 어둠과는 달리 밝은 아침이 오리란 예상 밖의 발상, 그것이 곧 컨시트다.
예시 나)도 같은 맥락이다. 역병에 걸린 돼지를 산 채로 생매장한 비정한 현실을 우리는 지난 플루의 만연을 통해 체험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인간의 잔인성에 대한 경각심이랄까, 비정한 처사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그러나 시행처럼 ‘사람도 신종 플루 걸리면 생매장할 건가?’ 라는 엉뚱한 생각을 한 사람은 없었다. 그것은 가축에게나 가능한 일이고 사람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있을 수없는 일을 일깨움으로써 그 가능성이 환기시키는 비정성을 배가, 시적 효용을 높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 또한 항용의 생각을 훌쩍 뛰어 넘는 기발한 착상으로서의 컨시트가 아닐 수 없게 된다.
예시 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면서도 ‘한발 성큼 다가왔던 한반도 평화’가 부시의 갈짓자 걸음으로 그만큼 멀어졌다는 상반의 양극성으로 제시해놓고 자칫 통념에 떨어질뻔한 시의 평범성을 ‘미국 발 금융 위기란 놈 왜 번개처럼 밀어 닥치는 것이냐?’고 설의함으로써 엉뚱한 발상에 의해 시의 의미는 물론 상식성을 여지없이 전환시켜 시의 분위기를 일신시키고 있는데 이는 ‘다가옴’과 ‘멀어짐’의 양극화를 ‘미국발’이라는 스탭으로 전환, 시적 새로움을 배가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앞의 ‘다가옴’과 뒤의 ‘멀어짐’을 전혀 의외의 연산으로 뛰어넘는 기발성으로서의 컨시트를 보여주는 것이 된다.
끝으로 하나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諷時調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순수한 痛懲’이다. 주지하다시피 통징은 일종의 징벌이나 엄벌과 동의어다. 고통스런 징벌의 감행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諷時調가 감행한 통징은 체형도 형벌도 아닌 일종의 문화적 징벌이란 점에서 악에 대한 시적 복수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비리․부조리․부정․부패를 비롯한 환경오염․핵․자연 파괴 등 자행되는 온갖 악의 요소들에 대한 징벌의 수단이 시인에겐 시 외에 달리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악을 질타하고 고발․비판하며 조소하고 헐뜯고 깎아내리는 수단으로서의 諷時調는 시로써 그 복수를 감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 ‘순수한 통징’이다.
여기에서 ‘순수’란 물리적․ 법적인 힘이 배재된 ‘정신적’이란 뜻과 같게 된다. 그래서 순수한 통징은 정신적으로 감행하는 시의 복수가 되게 된다. 시를 제시했을 때 이해를 도울 것으로 여겨진다.
가) 추석 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드디어 더불어 잘살아 보자고 했다
달떡 만들어 준다고 한입, 별떡 만들어 준다고 두입, 드디어 꿀떡?
공생(共生)이 공생 (空生)이 될까 걱정이여
나) 한나라당 대표가 얼마 전에 연평도를 방문했다
잿더미 속에서 찾아낸 보온병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 포탄이 탔구먼
다) 곡기 끊은 지 오래인 흥부네 아이들이 굶어죽어 간단다
미운 오리 새끼라며 미적미적하는 놀부
형제끼리 그럴 순 없다는 이웃 권고도 깔아뭉개긴가?
예시 가)는 「MB의 공생 발전」, 나)「미필 정권」,다)는「깔아뭉개긴가?」의 각각 전문이다. 예시들만이 아닌 수록 시 200여편이 예외없이 감행하고 있는 ‘순수한 통징’으로서 시의 복수를 통해 諷時調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있는데 예시들부터 보기로 한다.
예시 가)는 먼저 눈에 띄는 것이 ‘共生’과 空生‘을 잘 음미해보면 단순한 언어유희가 아니라 통렬히 감행한 순수한 통징으로서의 시의 복수란 점을 알 수 있다. 나랏님의 약속 불이행 차원이 아닌, 국민의 기만과 정책의 허구를 보여준데 대한 징벌로서의 통징을 감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시 나)도 같은 맥락을 갖고 있다. 집권 여당을 비아냥하고, 깎아내리고, 조소하는 이 시는 전면에는 복수의 비수를 들이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빙그레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유머를 깔고 있어 諷時調의 맛을 한껏 더해주고 있다. 집권당 대표가 밥통인가 물통을 집어 들고 북녘에서 퍼부은 포탄으로 잘못 알고 저지른 우를 신랄하게 꼬집고 있는데 이 또한 방어 능력의 부재, 집권당의 무능과 함께 정치 현실을 비판하는 통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된다.
예시 다)도 예외는 아니다. 옛적 흥부와 놀부의 일화를 빌어다 혈통도, 동족애도, 동포 의식도 깔아뭉개버리는 남북 대치의 비정한 분단 현실을 꼬집고 비아냥 하고 있다. 굶고 있는 북녘 동포를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치 현실에 대한 비판과 고발은 외견상 공격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동포를 외면한 비정성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악의 개선이나 교정과 같은 풍자의 몫을 담고 있어 역시 시로써 감행하는 복수로서의 통징을 체험하게 해주고 있다.
3. 결어
이상은 이소희 시인의 諷時調집 『그는 왜 그리』를 일별해 본 것으로서 이를 집약하면 諷時調의 시법인 양극화와 양글화를 합일시키는 컨시트의 차용을 통한 레토릭의 구사로 현대시법에의 충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諷時調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순수한 통징의 감행으로 보여준 시의 복수는 읽는 이로 하여금 비리 부조리 부정 부패 등 온갖 악행이 체험하게 한 정신적 체증을 풀어 주는 카타르시스를 체험하게 함으로써 諷時調의 효능을 백분 발휘했다는데 귀결될 것으로 본다. 이 점이 시집『그는 왜 그리』가 거둔 시적 성과로 제시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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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사의 글 ◆
『그는 왜 그리』라는 풍시조집을 내놓는다.
시대상을 외면하지 않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문화적 양심의 메아리라고나 할까? 어느 누군가를 비아냥 하기도 하고 꼬집기도 하며 유머로 애교를 떨기도 했다. 상대가 누구든지 무엇이든지간에 나는 그 비수를 자신에게 겨누고 있다.
칼을 맞으면서도 순수한 痛懲을 느끼고 시원한 것은 웬일일까?
―― 시인의 책머리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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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시인∥
∙ 전남 해남 출신
∙ 동국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다년간 교직생활
∙ 『조선문학』으로 문단 데뷔
∙ 조선문학작품상, 한구긱독시문학상 수상
∙ 한국기독시협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형상21시문학회 회장, 운현시문학회 회장, 조선문학문인회장 역임
∙현재 21C시학아카데미 학장
∙시집 『목련이 피는 이유』『모스크바의 자작나무 추억』『땅끝에서 인디아까지』『밤을 떠나는 나무』풍시조집『그는 왜 그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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