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란 하늘 아래 초록빛 벼들이 물결치는 하회마을의 그림같은 풍경 |
◆ 선인들 삶이 오롯이 담긴 역사마을 비 개인 오후의 하회마을은 한 폭의 그림이다. 한껏 초록빛을 내뿜으며
마을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산, 눈부시게 빛나는 하늘 아래 펼쳐진 텃밭. 그 너머로 옹기종기 모여든 크고 작은 고택
들이 자아내는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우리나라 최대의 강줄기인 낙동강이 S자 모양으로 감싸 안고 흐르는 연화부
수형의 하회(河回)마을. ‘물이 빙 돌아나간다’는 뜻으로 ‘물도리동’ 이라고도 한다.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여 년 간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 동성마을로, 와가와 초가가 오랜 역사를 간직한 채 잘 보존되어 있어 마을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
될 정도로 가치가 높다. 또한 하회별신굿탈놀이, 선유줄불놀이 등의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등이 현재까지도 계승되고 있
다. 이런 이유로 하회마을은 얼마 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한 것.
하회마을을 제대로 여행하는 방법은 고샅길을 걸어보는 것이다. 마을 속속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담벼락에 소담스럽게 피어난 주황빛 능소화 | 낙동강의 물빛을 감상할 수 있는 강변둑길
|
◆ 흙돌담 빼뚤빼뚤 돌아가는 고샅길 고샅길을 따라 본격적인 마을 구경에 나서보자. 하회마을의 참 멋은
바로 울퉁불퉁한 돌을 그대로 쌓아올린 흙돌담과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길을 걸어 보는 것이다. 마을의 속내를 고스란히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샅길을 따라 거닐다보면 솟을대문 안쪽의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나오는가 싶더니, 금새
키 작은 초가집이 고개를 불쑥 들이민다. 하나의 공간에서 양진당, 충효당, 북촌댁, 하동고택 등의 양반가옥인 기와집
과 상민들이 살았을 초가집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사이좋게 들어서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흙담장 너머로 능소화가
소담스럽게 피었다. 그 아래 개울에는 졸졸졸 맑은 물도 흐른다. 초가집 마당에는 붉은 고추가 햇볕에 말라가고 있다.
평화로운 고향마을의 정경이 눈 안 가득 담긴다. 툇마루에 내려앉은 햇살에도, 뺨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소리에도 멋이
넘친다.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인 충효당. 뜰의 풍경이 아름답다 | 대갓집의 격식을 갖추어 사대부 가옥의 면모를 보여주는 북촌 |
마을의 평안을 비는 동제를 지내는 삼신당 신목 | 조선전기의 가옥으로 하회마을의 형님격인 양진당 |
◆ 세월의 더께 내려앉은 옛 고옥, 고목 하회마을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고(古) 건축의 박물관’ 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초기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고택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건물은 양진당과 충효당. 먼저 풍산 류씨의 대종택인 양진당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조선 전기 가
옥이다. 또한 하회마을에서는 와가 중 유일한 정남형집으로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양진당 맞은 편에는 서애 류성룡이
세상을 떠난 후 평생을 나라와 백성을 위하며 청백하게 지내던 그의 덕을 추모하여 문하생과 유림에서 건립한 충효당이
있다. 그 외에도 전형적인 조선시대 양반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북촌댁과 주일재를 비롯해 130여 채의 고택에는 지금도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다. 하회마을의 볼거리 중에서 삼신당 신목을 빼놓을 수는 없다. 수령 600여년이 되는 느티나무로
마을의 신이 깃들어져 있는 곳이다. 그래서 매년 정월 대보름에는 이곳에서 마을의 평안을 비는 동제를 지낼 뿐만 아니
라, 하회별신굿탈놀이라는 하회마을의 가장 큰 놀이판이 벌이지기도 한다.
하회마을의 서쪽을 두르고 있는 절벽인 부용대. 부용대에 오르면 하회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
비보림으로 조성된 숲인 만송정 송림 | 하회마을과 부용대를 이어주는 나룻배 |
◆ 만 그루 송림, 기암절벽의 부용대 충효당을 지나 낙동강을 바라다 보이는 둑을 거닐다보면 울창한 솔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만 그루의 소나무가 있다하여 이름 붙여진 만송정이다. 풍수지리적으로 마을의 서쪽의 지기가 약해
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성한 일종의 비보림으로 하회마을 선비들의 풍류놀이였던 선유줄불놀이가 펼쳐지는 무대이기
도 하다. 만송정 바로 앞에는 하회의 절경 중에 절경, 부용대가 우뚝 솟아있다. 64m 높이의 절벽으로 부용은 연꽃이라
는 뜻이다. 하회가 연화부수형이라 하여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처럼 생겼다는 이유로 붙여진 이름이다. 부용대 위
에서 하회마을을 바라보면 낙동강 물이 하회마을을 멋지게 휘감아 흐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부용대에는 서애 선생
이 ‘징비록’ 을 저술한 옥연정사와 겸암선생이 후학을 양성하고 수양하던 겸암정사가 남아있다. 옥연정사와 겸암정사를
잇는 서애오솔길을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멋이 있다.
|
|
◆ 백일홍 꽃피는 병산서원의 여름날 하회마을에서 도보 4Km면 병산서원도 만날 수 있다.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아 울퉁불퉁하다. 혹여나 차를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승용차 2대가 겨우 통과할 수 있는 넓이라서 안전운전은 필
수.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학덕을 기리기 취해 세워졌는데, 그 가치뿐만 아니라 풍광까지도 최고로 친다. 병산
이라는 이름에서 말해주듯이 서원 앞에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그 앞으로는 강과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우리나라 서원 중 풍경이 제일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낙동강이 감도는 바위 벼랑을 마주보며 서있는 병산서원은 그 절
묘한 경치와 뛰어난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백일홍 화사하게 물든 서원의 정문을 들어서니 장쾌히 일자로 펼쳐진 누각 만
대루가 버티고 섰다. 누각의 기둥 사이로 펼쳐진 광경은 마치 7폭의 병풍 그림을 보는 듯 황홀하다. 만대루를 비롯해, 광
영지, 입교당, 존덕사, 장판각 등은 서원의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해 해준다.
<여행 팁>
◎ 하회마을 가는 방법
1) 자가운전 : 안동 → 예천방면 34번국도 → 약 20㎞(풍산) → 풍천구담방면으로 지방도로 916번 → 4㎞ → 풍천중리
삼거리에서 하회마을 3㎞지점
2) 대중교통 : 안동 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 승강장에서 46번 버스(하루 8회)로 45분 소요
(버스시간 : 시내 → 하회마을/06:20, 08:40, 10:30, 11:25, 14:05, 14:40, 16:00, 18:10)
◎ 하회마을 숙박안내 : 하회마을 내 옥연정사(054-857-7005)와 하동고택(054-853-3776),
번남고택(054-852-8550), 북촌댁(019-228-1786) 락고재 (054-857-3410)등 하회마을 내 민박도 가능하다.
◎ 하회마을 여행 문의 : 마을관광안내전화 054-852-3588/ 문화관광해설, 통역안내 054-840-6974
-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U투어정보팀 손은덕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