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도 가지 않고 직장도 없는 한 젊은이를 만났다. 사십이 넘은 나이에 여전히 책가방을 메고 온종일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하며 시에 맞서는 보기 드문 열정파 전업시인을 만났다. 한참 위의 문단 선배들 앞에서 자신의 주장을 막힘없이 펼쳐내는 당당함에 맞닥뜨렸다. 그런 건방진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를 대견스럽게 받아주는 우리시 대표시인님의 그 너른 헤아림과도 맞닥뜨렸다. 마치 사막에서 목마름에 헐떡이다 단물을 마시듯 시와 세상과의 관계에 대한 해결 방안을 어린아이처럼 자랑하기에 바쁜 그와 귀한 싹을 찾아낸 듯 감싸 안으며 들어주고 계신 아버지 연세의 홍 회장님과 대좌한 모습이 충격적으로 내게 각인되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자기사랑에 빠진 열정적인 시인을 과연 얼마나 볼 수 있을까. 자신이 찾아낸 길을 향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걸어가는 이의 모습은 진정 아름답다.
『우리시회』는 2007년 8월 하계수련회를 강릉에서 가졌다. 연곡해수욕장에서 시낭송을 마치고 소금강계곡의 한 펜션에서 짐을 풀었지만 아무도 잠자러 방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2박 3일 동안 모두 새벽 세 시까지 밤을 새웠다. 마치 수학여행을 온 고교생들처럼 육십을 넘으신 분들이 밤을 새우고도 끄떡없이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소금강 계곡으로 산책을 나갔다. 그러고도 아침 9시부터 바로 시작된 세미나 시간엔 한 명도 빠짐없이 세 시간여에 걸친 토론에 참석 당신들의 시에 대한 견해 당신의 시 쓰기에 대해 털어놓았음은 물론이다. 이런 지치지 않는 건강과 정열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사회적 지위와 나이와 체면을 다 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심취하는 시인들의 순수하고 맑은 영혼이 있기에 시인들은 세상 것을 갖지 못하였어도 추레하지도 늙지도 병들지도 않는 것이 아닐까. 진정한 놀이의 달인은 바로 이런 우리 시인들이 아닐까 싶다.
시도 때도 없어 세월이 다 제 것인 사람
집도 절도 없어 세상이 다 제 것인 사람
한도 끝도 없이 하늘과 땅 사이 헤매는 사람
죽도 밥도 없이 생도 사도 없이 꿈꾸는 사람.
- 홍해리의 「시인」 전문
위 시는 그런 면에서 세상을 건너뛰고 비워낸 마음 하나로 자족하는 ‘시인’에 대한 단적인 표현이며 정의라고 본다. 직업란에 적기가 망설여져 끝내 무직이라 적고 대출이나 보험 자격이 안 되며 원고료로는 밥이 나오지 않는 현실 이지만 누구보다 여유롭게 미소로 답할 줄 알며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둥글게 아름다워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김금용 시인 약력 동국대 국문과 졸업. 중국 북경 중앙 민족대학원 중문과 석사 졸업. *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 시집<광화문 쟈콥> ('98년 '고려원' 발간) <넘치는 그늘>(2006년 '천년의 시작' 발간) 번역시집 <문화혁명이 낳은 중국현대시> 한.중대역판 <나의 시에게> * 2005년 중화봉사상 2006년 칭다오 명예시민 2008년 펜번역문학상 수상. * 현 <우리시> 편집위원 * 이메일: poetrykim417@naver.comrmadyd417@hanmail.com * 블로그: blog.naver.com/ poetrykim417 '넘치는 그늘'
이렇게 주옥같은 글들 많이 쓰시고 발표해 주셔서 우리같은 (저같은)문외한 시인들이 얼마나 유익한지 모릅니다 김금용시인님의 우리시에 대한 애정 또 얼마나 각별하신지요 ..임보선생님 홍해리 선생님 그리고 우리들 후배시인들도 선생님이 계셔서 든든하지요 일본에 계신가 봅니다 여름 휴가가 아직 없으신가 봅니다 ..
첫댓글 한도 끝도 없이 하늘과 땅 사이 헤매는 사람 /죽도 밥도 없이 생도 사도 없이 꿈꾸는 사람 '시인' 맞지요
그렇잖아도 우리시 시인들 만나고 싶어, 강릉 해변시인학교에 따라가고 싶어 끙끙거리는데,.아, 빠삐옹처럼 뗏목이라도 만들어 바다 건너 도망칠까요? ,..Help me!!
이렇게 주옥같은 글들 많이 쓰시고 발표해 주셔서 우리같은 (저같은)문외한 시인들이 얼마나 유익한지 모릅니다 김금용시인님의 우리시에 대한 애정 또 얼마나 각별하신지요 ..임보선생님 홍해리 선생님 그리고 우리들 후배시인들도 선생님이 계셔서 든든하지요 일본에 계신가 봅니다 여름 휴가가 아직 없으신가 봅니다 ..
김금용 선생님. 홍해리 선생님과 함께한 사진 정말 멋진 예술이에요, 스승과 제자같으시기도 하고 우리시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모습입니다.살고 계시는 일본엔 비피해가 없으신지요?여름 아니면 가을에 나오실려나 기대가 됩니다^&^
우리시 여름학교에 갈 참이에요. 오시겠어요? 거기서 만나요. ^^
엥?
용이 누나가 출두를?
후덜덜 탈탈탈 탈랐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누나, 소리군요. ^^ 탈출 성공입니다. ..!!
그러고 보니 누나가 출두를 했네..
암튼 방가 방가^*^
놀이의 달인,
공감이 갑니다. 달인 밑에서 몇 년 배우고 모셔야 하는데...너무 멀리 계십니다^^
우리시의 넘치는 신끼(시의 기운) 좀 얻으려고 갈 참입니다. ㅎㅎ..^^
김금용시인님!
洪海里 시인 그는 누구인가 (1)편이 궁금해요.ㅎ 1편도 올려 주시면 않될까요?
민문자 시인님이 임의로 뽑아올린 것이라서,.저도 찾아봐야겠는데요...^^
오신다니 정말 반가워요. 하지만 이번 우리시 여름 학교에 참석은
좀 힘들것 같아요.^^
섭섭하네요. 건강이 안좋은 건 아니겠죠? 하덕희님의 꾀고리 노래를 감상할 기회를 놓치네요. ..^^
항상 염려해 주시는 덕분에, 건강은 괜찮아요. 아직 가족 여름 휴가를 못가서
날자가 중복이 될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