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념 사
세월이 다시 흘러서 오늘 현정건 독립지사님의 순국 91주기에 이르렀습니다. 선생님께서 우리 민족 독립을 위해 활약하신 업적과 분투하신 희생을 기리고자 마련한 자리입니다만, 여전히 의례형식이나 참석인원 면에서 조촐하기가 짝이 없음을 먼저 사죄드립니다. 이처럼 많이 부족함에도, 이곳에 선생님의 넋이라도 강림해주기를 고대합니다.
한 가지 아뢰올 소식으로, 2023년 12월, 곧 올해 이달에 이르러서, 경북독립운동기념관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독립운동가’에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지난 1992년에 당시 정부가 진행한 ‘건국훈장 독립장’ 수여 이후에, 모처럼 선생님의 공로를 사회적으로 공인하는 절차인지라 저희들은 뿌듯한 심정입니다.
그리하여 작은 위안을 받아주시고, 이 자리에 함께한 이들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후예들까지 뜻 깊은 가르침의 길을 열어주시기를 앙망합니다.
특히 현 정부 들어선 이후 이념적 갈등 조성과 외교적 가치 편향으로 인하여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곤경에 처한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국에, 선생님 살아생전에 일관되게 보여주신 좌우합작조직에서의 모범적 역할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크나큰 귀감이 될 줄 압니다. 민족상잔을 겪고 분단체제가 유지되는 것만 해도 통탄한 일인데, 아직까지도 서로를 향해 책임추궁의 손가락질을 그만두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가 그지없습니다. 부디 올바른 정신을 불어넣어주시기를 바랍니다.
모쪼록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을 기리면서 반성하는 기회가 오늘 이후 자주 있기를 빕니다.
현진건학교 회원 일동과 더불어
2023년 12월 30일
감사한 마음과 섬기는 정성을 담아,
김규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