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짓는다
봄 햇살이 가득한 3월28일(일) 7번째 선원장 초청 대법회가 봉행되었다. 법사 스님은 조계종 前 기초선원장 영진스님으로, 법문 주제는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짓는다" 였다.
1972년 출가한 영진스님은 기초선원장 소임을 맡은 때를 제외하고 봉암사 등 제방선원에서 정진에만 몰두해온 대표적 선승 중 한
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진스님은 초청 대법회에 초빙된 다른 선사들에 비해 나이도 어리고 수행력도 모자라, 이 자리가 버겁다는 겸손의
말로 법문을 시작했다.
법문에서 스님은 많은 게송을 읊어 비유로 법을 설했는데, 특히 부처님의 출생게를 토대로 왜 수행을, 선을
해야하는 지를 설명했다.
"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괴로움(苦)이란 무엇인가, 나(我)란 무엇인가를 말해 보겠습니다. 고란 늙음, 병, 죽음 등 싫은 것을 겪어야 하는 것이며
고를 해결하는 것이 불교의 근본입니다.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다음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내일이 기약되기에 두려움 없이 숙면을 취할 수
있으나, 내생을 모르기에 죽음은 두려운 것입니다. 모른다는 것, 무명(無明)이 곧 괴로움의 원인입니다. 무명을 타파하는 길은 마음을 닦는
것입니다. 마음을 닦는 것에서 마음이 我이고 불성이며 선인 것입니다."
이어서 스님은 지옥과 극락에 대해 설명하고, 이 모든 것이
마음에 있으니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마음을 닦는 간화선 수행을 금속의 제련과정의 예로 쉽게 비유하면서 수행의
마음가짐에 대한 설명으로 법문을 마쳤다.
"선을 닦는 것은 금속의 제련과정과 같습니다. 광산에서 캔 광석을 녹이고 제련하여
순도가 높은 금속을 만듭니다. 이렇게 제련된 금속은 다시 흙 속에 넣어도 광석이 되지 않습니다. 제련과정이 선을 닦는 것입니다. 무명을 거둬내어
본성을 밝히는 것이 수행입니다. 우리는 수행의 과정에 있기에 윤회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 시대엔 왜 선지식이 나오지
않는가?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선지식을 만나기 위해 몇 달을 걸어가 법을 청했습니다. 만나 얻으리라, 믿음이 있었기에 가는 한
일입니다. 따라서 선, 수행의 요건 중 신심이 처음이며 다음은 의심입니다. 의정이 없는 화두 참선은 사구입니다. 의심은 방향타 같은 것입니다.
잘못을 시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의정입니다.
"너도 장부이면 나도 장부다.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다만 하지 않을 뿐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애쓰는 것이 공부입니다. 수행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모인 사부 대중은 모두 수행 정진하여
대자연인이 되십시오."
정말 햇살이 따스한 날이었다.
대웅전과 극락전 그리고 마당 가득 법문을 들으러 온 사람들이었다.
전각 안에서 법을 듣는 이나, 마당에 앉은 이나, 소나무 아래 의자에 앉은 사람 모두가 평등하게 봄을 만끽한 날이었다.
따스한 햇살과
청정 법문에 모두 너무도 행복했는지 아니면 계속된 선사들의 최상의 법문 덕에 의문이 사라졌는지 이례적으로 뒷 질문 없이 법회를 마쳤다.
따스한 청정함이 가득 했던 오늘하루 조계사 도량이 바로 서방정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