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게이트를 나오다가 교통카드가 말썽을 부려 두리번거릴 때, 여러분을 도와주기 위해 멀리서 뛰어오는 훤칠한 검은 옷의 청년을 만나신 적이 있나요? 옷을 보니 직원은 아닌 거 같고. 그 잘생긴 청년 누구일까요?
그 잘생긴 청년이 여기에 이렇게 자기소개를 하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마곡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기대 공익근무요원입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공익근무요원이 어떤 일을 하는 지 정확하게 모르시는 것 같더군요. 저희는 주로 개찰구나 승강장을 순회하면서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돕고 있습니다. 가령, 일회용 교통카드 발급기를 이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나 외국인을 도와 드리기도 하고, 장애인이 열차를 이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보조하기도 합니다.
제가 갓 역에 발령 받았을 때의 일입니다. 어떤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보조 발판을 이용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바퀴가 작은 휠체어의 경우,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간격이 넓어서 바퀴가 빠지는 경우가 있으니, 보조 발판으로 임시 다리를 만드는 거지요. 그렇게 탑승을 도와드리고, 그 분이 내리는 역에 연락하여 직원에게 마중을 나와 달라고 했습니다. 멀지 않은 역인데다가, 제가 한참 업무에 어색할 때라, 참 다급했던 기억이 나네요.
공익근무요원들은 때때로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직원 분들을 보조하여 승객들의 안전을 도모하기도 합니다. 화재나 사고가 발생했을 시에, 바로 달려가 조치를 취하는 거지요. 화재는 아직 겪어보지 못했고,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일이 한 번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 호출기 너머로 아주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이센터에서 연락을 받은 직원 분이 안심하시라 누차 이야기하셨고, 저는 사무실로 달려 들어가 조작키를 가져왔습니다. 같이 일하시던 직원 분께서 조치를 취하시는 동안, 저는 불안해하시는 시민을 안심시키고, 때로는 민원을 제기하는 시민을 대하기도 했습니다. 진땀이 나더군요. 그래도 안전하게 승강기에서 나오시는 시민 분을 뵈니, 참 뿌듯했습니다.
우리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공익들은 주/야간 3교대 근무로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할 때도 있고, 지하 근무 환경 속에서 근무하면서도, 이렇듯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서 발로 뛰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시민 여러분의 곁에 저희가 항상 있다는 걸 알아주시고, ‘수고 한다’라는 작은 격려라도 해주신다면, 저희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파이팅!
공익근무요원 제도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공익근무요원 제도는 현역복무가 곤란한 병역의무 대상자의 병역이행을 위한 의무 소집제도의 하나입니다. 의무소집기간이 24개월인 공익근무요원은 ‘공익근무요원’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익(公益),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복무합니다. 사회 복지 분야에서는 사회복지시설 운영 및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 업무 지원하고,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방역, 식품위생 등 국민건강 보호/증진 업무 지원을 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초/중/고 장애학생 활동을 지원하며, 환경 보호 및 감시 활동, 일반 행정 지원 및 경비 활동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근무요원들이 여러분의 생활편의를 돕고 있다는 사실 이제 아셨죠?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출/퇴근 시간에는 승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승강장에서 근무하시는 역장님을 돕습니다. 혼잡한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열차에 안전하게 탔는지 열차 문이나 스크린도어가 제대로 닫혔는지 확인을 합니다. 또한 여러분이 역을 들고 날 때 생기는 불편을 덜어드리고 장애인 이동을 돕기 위해 게이트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야간근무를 합니다. 지하철의 운행시간이 보통 오전 5시께에서 자정이나 다음날 오전 1시까지입니다. 그래서 직원분과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열차를 정리하고 심야시간에 역사 시설을 감시하는 일을 같이 수행합니다. 열차에서 자고 있는 취객을 집으로 보내드리는 일부터 역 안에서 잠을 자려는 노숙자를 역 밖으로 내보는 일까지 밤에 해야 할 일들이 많은 우리 직원들과 공익들입니다.
지하철 공익근무요원들이 하는 일,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시민들의 불만이나 민원을 직접 받고 처리해야하기 때문에 근무 중에 폭행이나 폭언을 당하기도 합니다. 특히 취객이나 노숙자를 응대할 때는 그 정도가 심할 때가 많습니다. 직원처럼 보이지 않아 홀대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들이 하는 일이 현역 군인에 비해 육체적, 정신적 강도가 낮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공익근무요원들은 시민들을 위한 일을 하면서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아침 지하철 출근길에 어젯밤 취객을 부축해 집에 보내느라 진땀을 빼고, 잠 한숨 못자고 역 시설물 감시를 한 공익근무요원을 보신다면 “수고하세요.”라는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글, 사진 최인서 홍보팀, 인터뷰이 강기대 마곡역 공익근무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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