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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과 라이딩을 병행하면 시간과 체력을 절약할 수 있고, 전철 여행이라는 별격도 더할 수 있어 여정이 한층 다채롭고 알차진다. 지난호에서 서울 서부와 남북 코스를 소개한데 이어 이번에는 서울 동부지역 코스 세 곳을 알아본다
1. 팔당역~양평역 팔당역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를 왕복하거나, 근처의 양수역 또는 양평역까지 가서 전철로 복귀하면 된다. 팔당역에서 두물머리까지는 약 10㎞, 양평역까지는 약 30㎞로 코스도 짧다. 자전거를 빌려 타면 내 자전거를 가져가는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가족, 연인, 친구 간의 가뿐한 일정으로 좋다.
2. 대성리역~남춘천역 산자수명한 북한강 자전거길을 내내 따라간다. 청평을 지나면 정겨운 전원풍경이 연속되고, 가평~춘천 간은 특히 산이 높고 인적이 드물어 강변 경치가 빼어나다. 청평을 지나면 휴일에도 인적이 드물어 한적하고 조붓한 산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거리는 약 50㎞.
3. 양평역~동화역 이제는 강원도다. 원주를 경유해 여주에서 남한강과 합류하는 섬강에도 자전거길이 생겨 강원도까지 수도권 자전거도로망에 연결되었다. 섬강 자전거길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수도권에서 거리가 있어 주말에도 한산하다. 돌아올 때는 무궁화를 타야 해서 일반 자전거는 분해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80㎞의 장거리 여정이다.
①팔당역~양평역
자전거 빌려 타고 가뿐하게 두물머리 돌아오기
시내를 벗어나 교외로 조금 멀리 나가고 싶지만 집에서부터 자전거를 타자니 왕복 거리가 너무 멀어진다. 그렇다고 자전거를 자동차나 전철에 싣고 가자니 그것도 번거롭다. 특히 초보자가 포함된 가족이나 연인끼리 갈 때 더욱 그렇다. 이럴 때는 자전거를 빌려 타는 것도 방법이다. 중앙선 팔당역에서 자전거를 빌려 두물머리를 돌아오거나 양평까지 가서 전철로 돌아오는 방법이다
터널을 지나면 물의 나라다. 남한강 자전거길 봉안터널 얘기다. 옛날 중앙선 철로를 이용한 자전거길은 팔당댐 옆에서 터널을 통과하는데, 터널을 벗어나면 갑자기 거대한 호수가 확 펼쳐진다. 바로 팔당호다. 예전의 능내역은 휴게소로 탈바꿈했지만 여전히 시골역 특유의 정취로 눈길과 발길을 붙잡는다. 서울 지척에 이런 풍경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4대강 자전거길을 포함해 전국의 자전거길 중에서 경치와 다채로운 볼거리, 접근성에서 최고로 꼽히는 곳은 단연 팔당대교~북한강철교 사이의 남한강 자전거길이다(2008년 행전안전부 여론조사 결과). 서울에서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서 지명도가 높은 것도 있지만 사실이 그렇다. 팔당대교와 팔당댐 사이에는 한강 최후의 십리협곡이 숨 막힐 듯 좁혀들고, 팔당댐을 지나면 거대한 팔당호가 산중을 가득 메우는 별천지가 펼쳐진다.
팔당역에서 자전거 빌려 타고 출발!
서울 동쪽 교외에 자리한 중앙선 팔당역 앞에는 대규모 자전거 대여소가 여러개 모여 있다. 이곳이 자전거 대여소의 최적지가 된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선 전국에서 가장 인기 높고 아름답다는 자전거길이 바로 옆을 지난다. 두 번째는 서울 시내에서 전철을 이용해 쉽게 올 수 있다. 마지막 한 가지는 남한강 자전거길이 중앙선 전철과 거의 붙어 가서 도중에 만나는 역에서 언제든 열차를 타고 돌아오기도 편하다(중앙선 전철은 평일에도 자전거 승차 가능).
그렇다면 빈손으로 팔당역에 내려 자전거를 빌려 타고 남한강 자전거길을 돌아본 다음, 다시 팔당역으로 돌아와 가뿐하게 귀가할 수 있는 것이다. 팔당역까지 자전거로 오기에는 너무 멀거나, 자동차나 전철로 자전거를 운반하는 것이 번거로울 때 스마트한 해결책이 된다. 초보자나 가족, 연인끼리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교외에서 자전거 하이킹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이 단순하지만 기발한 여행법은 ‘한국의 강둑길’을 연재하는 조용연 작가의 아이디어로, 실제로도 그는 이 방식으로 지인들과 근교 여행을 즐긴다.
팔당역에서 자전거를 빌렸다면, 이제 출발이다. 양평 방면으로 100여m 가면 나오는 팔당2교에서 개천을 따라 오른쪽으로 꺾어 6번 국도 아래를 지나면 남한강 자전거길로 접어든다. 여기서 좌회전해서 자전거길만 계속 따라가면 된다. 1㎞ 가면 옛날 중앙선 폐철로를 이용한 자전거길이 시작된다. 폐철로 구간은 언덕 높이 나 있어 전망이 시원하고 노면은 평탄하다. 바닥을 잘 보면 레일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른쪽 아래로는 마치 강원도 산간지대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팔당대교까지만 해도 폭이 1㎞가 넘던 한강은 300m 정도로 훌쩍 좁아진데다 바닥에는 암초까지 드러나서 강이라기보다 넓은 계곡 같다. 북쪽의 예봉산(683m)과 남쪽의 검단산(657m) 사이에 형성된 이 십리협곡은 서울과 교외를 가르는 지리적 분기점이기도 하다.
팔당댐 옆을 통과하는 봉안터널을 지나면 이제는 실로 물의 나라다. 짙푸른 팔당호는 잔잔히 침잠한 채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햇살과 구름, 단풍, 창공을 비추며 대자연의 수채화를 그린다.
능내역 휴게소도 반갑다. 옛날 역사를 그대로 살린 휴게소는 시골 간이역의 서정을 물씬 전해준다. 능내역을 지나 북으로 방향을 튼 자전거길은 이제 북한강을 잠시 끼고 간다. 길 오른쪽으로는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수점에 형성된 두물머리 섬이 길쭉하다.
두물머리 섬으로 이어지는 양수대교를 지나면 이번 코스의 백미가 기다린다. 바로 북한강철교다. 길이 570m의 낡은 철교는 이제는 자전거길로 남았고 바로 옆에 현대적이고 더 큰 중앙선 철교가 지난다. 1939년 처음 건설되었으니 80살을 목전에 두었다. 기분 좋게 덜컹이는 바닥목재의 감촉이 상큼하다. 도중에는 바닥에 투명창을 달아 시퍼런 물길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철교를 건너자말자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양수리 마을을 관통해 2㎞ 남짓 가면 1차 목적지인 두물머리다(팔당역에서 약 10㎞). 우리말 이름 그대로 북한강과 남한강 두 물이 만나는 머리 지점이다. 남북에서 흘러온 한강은 여기서 한데 모여 팔당호를 이루고, 호반에 홀로 선 느티나무 고목은 대자연과 세월의 장중한 무게감을 더해준다.
라이딩, 양수역 양평역 세 가지 갈림길에서
두물머리에서는 세 가지 선택지가 앞에 놓인다. 왔던 길을 되짚어 라이딩으로 복귀하는 것, 가까운 양수역에서 전철을 타고 팔당역으로 되돌아가는 것, 마지막 한 가지는 양평역까지 20㎞ 정도를 더 가서 전철 편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체력이 허락하는 대로 고르면 된다.
라이딩으로 돌아가는 것은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 가면 되지만 이미 왔던 길이니 조금 지루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초행이라면 같은 길이라도 오갈 때 보는 시점이 달라서 풍경도 변하기 때문에 결코 지루하지 않다. 양수역은 북한강철교 동단에서 1㎞만 더 가면 된다.
양평역은 두물머리에서 20㎞ 가량 더 가야하는, 꽤 먼 길이다. 길고 짧은 8개의 터널이 있어 전국 최다의 ‘터널 구간’이기도 하다. 국수역을 지나면 길은 강에서 조금 멀어지고 예쁜 전원주택과 펜션이 즐비한 시골풍경이 반겨준다.
경기 남부 최고봉인 용문산(1157m) 남단에 자리한 양평읍은 실질적으로 수도권의 동쪽 끝처럼 느껴진다. 수도권 전철망도 여기(정확히는 10㎞ 더 간 용문역)까지이고, 지형적으로도 추읍산(583m) 줄기 너머에 있는 여주 저편은 완연한 다른 지방으로 다가온다.
양평읍내에서 단연 두드러진 38층짜리 고층건물(오스타코아루)은 양평읍의 랜드마크인데, 양평역은 이 건물 바로 옆에 있어 찾기 쉽다. 전철은 30분 정도 간격으로 있으며 팔당역까지는 20분 걸린다.
<여행 만들기>
팔당역 근처에 대규모 자전거 대여소가 여러 곳 있다. 대여료는 일반 자전거 1시간 3천원, 고급 자전거 5천~6천원. 하루 종일은 일반 자전거 1만원, 고급 자전거 2만원 선이다. 2인승 자전거, 전기자전거도 빌릴 수 있다. 초보자나 어린이, 단체가 함께 할 때 자전거를 준비하고 옮기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편하다. 헬멧도 함께 빌려준다. 출발 전에 물과 간식을 챙겨서 작은 배낭에 넣어 휴대하면 좋다. 초보자나 어린이가 있을 경우, 두물머리까지 왕복하거나(약 20㎞), 양수역에서 전철로 돌아오는 10㎞ 편도 여정을 추천한다. 시간과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양평역까지 편도 30㎞에 도전해보자.
바이크토탈 : 각종 자전거 2천대를 갖춘 전국최대의 대여점이다. 팔당역 역전에 있는 남양주역사박물관 바로 옆에 있다. 건물 뒤에 무료주차장이 있어 자가용을 이용해도 부담 없다.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로 127. 031-977-6147
<추천 맛집>
● 팔당초계국수 : 팔당역에서 양평 방면으로 1㎞ 지점인 폐철로 진입로에 있다. 닭고기를 얹은 국수맛이 일품.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다산로 43. 031-576-0330
● 봉주르 : 봉안터널과 능내역 사이, 강변 자전거길 바로 옆에 자리해 경치와 분위기가 좋다. 숯불고기와 쌈밥정식이 맛나다.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로494번길 14. 031-576-7711
● 옥천냉면 : 양평읍에 진입하기 전 아신역을 조금 지난 지점에 있다. 본점은 옥천리에 있고 이 집은 가족이 경영하는 분점이다. 경기 양평군 옥천면 경강로 1493-8. 031-773-3575
②대성리역~남춘천역
북한강 거슬러 춘천까지, 강바람 호수바람
북한강은 물에서도 근육질이 느껴질 정도로 어딘가 남성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번도 들판에서 여유를 부리지 않고 거친 산간지대만 꿰뚫는다. 남한강과 만나는 양평 두물머리에서 춘천까지, 북한강 자전거길은 그래서 깊푸른 강물과 바짝 솟은 산줄기가 스케일 큰 미감을 준다. 남한강과는 정반대되는 강건한 물줄기 끝에는 아늑한 호반의 도시 춘천이 기다린다
거대 계곡을 닮은 좁고 깊은 물결, 한 뼘의 평지도 허락지 않는 강변 절벽, 안개 자욱한 호반의 수묵화, 소양강 처녀의 애절한 곡조….
남한강이 얕고 여유롭다면, 북한강은 깊고 거칠다. 같은 한강 줄기인데 두 강은 지형과 분위기가 판이하다. 남한강이 여성스럽다면 북한강은 남성스럽고, 남한강은 백사장과 갈대가 어우러진 나른한 풍경이라면, 북한강은 절벽과 높은 산이 조여들어 밀도 높고 긴장된 풍경이다. 모든 상반된 형용사를 붙여도 어울리는, 이란성 쌍둥이가 바로 남한강과 북한강이다.
이렇게 다른 남한강과 북한강은 양평 두물머리에서 몸을 섞어 거대한 팔당호를 이룬다. 한강을 이루는 두 줄기 남한강과 북한강은 팔당대교를 지나서야 비로소 중용의 미덕을 갖춘 넉넉한 하나의 한강이 된다. 서울은 이 판이한 남한강과 북한강이 빚어낸 대융합의 산물이다.
낭만과 청춘의 다른 이름, ‘경춘가도·경춘선’
2011년 말 팔당대교에서 충주댐까지 남한강 자전거길이 조성된데 이어 2012년 12월에는 두물머리에서 춘천까지 북한강에도 자전거길이 개통되어 한강 자전거길도 바야흐로 남북에서 흘러운 두 강변길이 모여서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됐다.
북한강은 금강산에서 발원해 내내 강원도 북부의 험준한 산악지대를 흐른다. 강폭은 남한강보다 좁은 대신 물이 깊고 맑으며 경관이 수려하다. 이 북한강의 핵심 풍경은 두물머리에서 춘천 사이다. ‘경춘가도’ ‘경춘선’이란 말은 이미 낭만과 청춘, 서정의 상징이다. 60년대 이후 별장촌과 전원주택촌이 처음 형성된 것도 이 강변이고, 열혈 청춘들의 야유회와 MT의 단골 무대이기도 했다. 그만큼 경치가 좋고 서울에서도 가깝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북한강철교(중앙선 운길산역 앞)에서 춘천시내를 끼고 있는 의암호 북단의 신매대교까지 편도 68㎞에 달한다. 이 길은 자연경관과 함께 주변에 즐비한 명소도 큰 매력이다. 남한강과의 합수점인 두물머리와 팔당호, 추억의 대성리와 청평·강촌 유원지, 구곡폭포, 남이섬, 자라섬 그리고 의암댐과 호반의 도시 춘천까지.
산악지대를 흐르는 북한강은 유속이 빨라 둔치가 잘 형성되지 않아 자전거길은 절벽이나 언덕 위를 주로 지난다. 오르락내리락 기복이 심한 반면 전망이 탁 트인다. 옛 중앙선 폐철로를 재활용한 남한강길처럼 북한강길 역시 경춘선 폐철로를 활용해 2곳의 터널을 지나간다. 중앙선 폐철로를 따라가느라 청평호는 내륙으로 우회한다.
빼어난 경관, 충분한 편의시설
다른 4대강 자전거길은 한적한 강변 둔치에 있어서 식당과 숙소, 화장실 등 편의시설 부족이 문제가 되었는데 북한강길은 정반대다. 강변에는 맛집과 숙박업소가 줄을 잇고, 화장실과 쉼터도 곳곳에 조성되어 있다.
북한강길은 대성리부터 춘천까지 나란히 달리는 경춘선 전철과 연계할 수 있는 것이 더할 수 없는 장점이다. 코스의 출발점인 북한강철교 바로 옆에는 운길산역(중앙선)이 있고, 체력이나 시간 사정에 따라 도중의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 춘천 등 경춘선 역에서 전철을 이용할 수 있어 대단히 편리하다. 중앙선과 경춘선 전철은 평일에도 맨앞과 맨뒤칸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고, 역사의 계단에는 자전거 운반이 쉽도록 바퀴 레일을 만들어 놓았다. 갈 때는 자전거, 올 때는 전철을 이용하면(반대도 좋다) 당일 코스로도 여유롭다. 길 잃을 염려가 없고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으며, 노면이 좋아 초보자도 당일 완주에 도전해볼만하다.
북한강길을 따라 춘천에 도착했다면 호반의 도시 춘천의 상징인 의암호를 한 바퀴 도는 일주코스(26㎞)는 덤이다. 물안개가 춤추는 몽환적 비경을 연출할 때도 좋고, 맑은 날 능수버들이 하늘거리는 기나긴 둑길도 좋다.
의암호를 일주하지 않고 바로 춘천역이나 남춘천역으로 가려면 의암댐 직후에 있는 신연교 삼거리에서 우회전, 다리를 건너 춘천 시내 방면으로 가야 한다. 가파른 절벽을 따라 나 있는 자전거길은 그 자체로 명소가 되어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바닥을 내려다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는 춘천의 새로운 명물로 떠올랐다.
공지천교에서 호반을 따라 계속 가면 춘천역이고, 공지천을 따라 우회전하면 남춘천역이다. 거리는 비슷하다.
<코스>
대성리역→청평유원지(7.8㎞)→상천역(13.3㎞)→가평역(20.9㎞)→백양리역(30.8㎞)→옛강촌역(35.2㎞)→신연교(의암댐, 40.2㎞)→공지천교(48.2㎞)→남춘천역(49.8㎞). 4시간30분 소요.
<여행 만들기>
오갈 때 한번 전철을 활용하면 서울 기준 당일코스로 적당하다. 춘천까지 먼저 가서 돌아올 수도 있고, 반대도 가능하다. 다만 경춘선을 타면 북한강길 하류 초입(운길산역)이 아니라 대성리역에서 시작해야 한다. 북한강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면 중앙선을 타고 운길산역에서 시작하면 된다. 춘천에서 경춘선으로 돌아올 경우, 대성리역에서 내리면 운길산역까지 17㎞ 정도 라이딩을 해야 한다.
서울 용산~춘천 간을 운행하는 경춘선 준고속(최고시속 180㎞) itx청춘 열차는 30분마다(큰 역에만 정차), 상봉~춘천 간을 운행하는 일반전철은 20~30분 간격으로 있다. 서울 청량리~운길산 간을 운행하는 중앙선 전철은 20~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추천 맛집>
● 청평호반닭갈비막국수 : 닭갈비와 막국수 전문점. 청평 시가지를 지나는 자전거길 옆에 있다. 가평군 청평면 강변로 45-7. 031-585-5921
● 함지박 : 청국장과 손두부 전문. 자전거길과 가까운 상천역 앞에 있다. 가평군 청평면 상천역로19번길 14. 031-584-9767
● 송원막국수 : 막국수가 유명한 집이다. 가평읍에서 경강교를 건너기 전 시내 방향으로 500 m 지점. 가평군 가평읍 가화로 76-1. 031-582-1408.
● 춘천왕닭갈비막국수 : 춘천의 명물 닭갈비 맛집이다. 남춘천역 앞에 있다. 춘천시 충혼길5번길 2. 033-244-1577
③양평역~동화역
남한강~섬강 따라 강원도 초입까지 200리길
남한강의 지류인 섬강에 자전거길이 생기면서 원주도 수도권 자전거도로망에 연결되었다. 남한강 자전거길~섬강 자전거길을 거치면 원주 외곽에 도착한다. 양평역에서 출발해 동화역까지 갔다가 올 때는 철도를 이용하는 여정이다. 철도(무궁화호)는 접이식 자전거를 제외한 일반 자전거는 분해를 해야 승차할 수 있어 3인 이상 단체 투어는 무리가 따른다는 점을 이해하자
한강에도 섬진강 같은 두꺼비 강이 있다? 있다. 원주 외곽을 흐르는 섬강이다. 섬진강처럼 두꺼비 섬(蟾) 자를 쓴다. 횡성 태기산에서 발원해 여주에서 남한강과 합류하는 섬강은 횡성과 원주를 거쳐 73㎞를 흘러내리면서 강원도 남서내륙을 적신다. 산간지대를 흐르면서 마치 계곡처럼 깨끗하고 맑은 물길도 섬진강을 빼닮았다.
남한강 합수점에서 원주 근교까지 이 섬강에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원주도 수도권 자전거도로망에 포함되었다. 여기에 또 하나 희소식이 있으니, 서울~양평~서원주 간 중앙선 철도가 복선전철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이나 양평에서 출발해 원주까지 라이딩 한 다음 올 때는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여기서는 양평역에서 출발해 원주 외곽의 동화역까지 80㎞를 갔다가 열차로 돌아오는 장거리 여정을 소개한다.
양평역 기점이 편한 이유
섬강을 거쳐 원주까지 가는 여정에서 양평역을 출발점으로 잡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남한강 자전거길이 바로 옆으로 지나고,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접근이 편하다. 그리고 남한강과 나란히 달리던 중앙선이 양평역 이후에 내륙으로 급선회해서 자전거길과 헤어지기 때문에 오갈 때 거점으로 삼기에 적절하다. 동화역까지 편도 80㎞의 거리도 하루 여정으로 알맞기도 하다.
양평역에서 맞은편 직선로를 따라 400m 가면 남한강변이다. 언덕 아래로 남한강 자전거길이 지나지만 바로 진입하기 어려우므로 좌회전해서 700m 가면 양평교 북단을 지나 작은 야산 옆으로 데크 형태의 자전거길이 시작된다. 지금부터는 완만한 언덕에 자리 잡은 강마을과 작은 들판이 번갈아 나타나는 고즈넉한 전원풍경이 줄곧 이어진다.
6.8㎞ 가면 강변길은 끝나고 도로를 따라 구미리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10%의 만만치 않은 경사도의 오르막이 900m나 되는, 남한강길 최고의 고비다. 대신 고개를 넘으면 황새 알을 형상화한 이포보까지는 일사천리다. 이포보 오토캠핑장을 지나 둑 위로 올라서면 사방이 둑으로 둘러싸인 여주저류지가 거대하다. 홍수 때 물을 담아두는 곳으로, 길이가 3.5㎞에 달하며 평소에는 공원으로 활용된다.
측우기 모양의 여주보를 건너면 곧 여주시내로 접어든다. 저편 강언덕에 보이는 정자는 여주의 명승인 신륵사의 강월헌(江月軒)이다. 강천보를 지나면 마을도 줄어들어 이제는 전원이라기보다 ‘시골’ 느낌이 더욱 물씬하다.
섬강 자전거길로 들어서기 전 마지막으로 만나는 비경은 강천섬이다(44.5㎞ 지점). 아무런 장식 없이 넓은 잔디밭과 은행나무 가로수가 도열한 흙길뿐이지만 이런 단순함과 작은 잡음도 들리지 않는 궁극의 적요함이 흉금을 흔든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가을은 실로 별세계다. 자전거길은 섬을 관통한다.
완벽한 적막강산
영동고속도로와 함께 나란히 섬강을 넘어서는 섬강교를 건너간다. 발 아래로 흐르는 얕고 해맑은 물길이 섬강이다. 여기서 500m만 하류로 가면 남한강과의 합수점이다.
섬강 자전거길은 초입부터 무인지경에 적막강산이다. 이제부터 강원도라고 생각하니 인적 드문 산골짜기 풍경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두꺼비오토캠핑장을 지나서 산기슭의 한가로운 길을 조금 가면 갑자기 채석장이 나타난다. 발파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자전거를 들거나 끌어서 공사장을 그럭저럭 지나갈 수 있지만 발파작업 중일 때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46번 지방도로 우회해야 한다.
산기슭을 벗어나면 이제는 문막 들판이다.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가 있는 곳이어서 지명은 귀에 익지만 한적한 들판에서 만나는 문막은 전혀 다른 지방 같다. 장대한 둑길에 나 있는 자전거길은 문막휴게소 근처를 지나간다. 강에서 조금 떨어진 문막 읍내를 벗어나면 강줄기는 산악지대로 들어서면서 강원도의 진면목을 만난다. 여정의 종점인 간현유원지가 멀지 않았다.
열차가 끊긴 폐철교는 레일바이크로 되살아나 협곡을 건너고, 맑은 여울만 남은 간현유원지는 식당들만 즐비하다. 여기서 방향을 되돌려 방금 지나온 서원주역을 거쳐 동화역으로 가서 일정을 마무리한다. 서원주역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원주~강릉간 철도의 기점이 되어 2017년 개통 예정이다. 동화역은 서원주역에서 원주 방면으로 도로를 따라 2㎞ 가량 가야 한다. 시골 간이역 같은 동화역에서 양평이나 서울 방면 무궁화호는 1시간 정도 간격으로 있다. 전철이 아닌 무궁화호여서 일반 자전거는 분해해야 승차할 수 있다.
<코스>
양평역→구미리고개(8.0㎞)→이포보(14.6㎞)→여주보(27.5㎞)→강천보(38.7㎞)→강천섬(44.5㎞)→섬강 자전거길 초입(52.1㎞)→문막교(63.1㎞)→서원주역(71.9㎞)→간현유원지(75.1㎞)→동화역(80.1㎞). 6시30분 소요.
<여행 만들기>
코스가 길어서 종일을 잡아야 한다. 먼저 동화역으로 가서 섬강길을 타고 되돌아오거나 양평역에서 라이딩을 시작해도 좋다. 양평역 이전의 팔당역이나 운길산역에서 출발하면 편도 100㎞ 이상의 코스가 된다. 섬강길 초입의 채석장은 작업이 없을 때도 있으나 길이 아예 막혀 있어 자전거를 들고 지나야 한다. 가능하면 섬강교에서 남한강 합수점으로 내려와 49번 지방도로 우회하는 것이 안전하다.
서울~원주 간에는 수도권 전철처럼 전동차가 다니지는 않는다. 전동차는 양평역 다음의 용문역이 종점이고, 그 이후는 무궁화가 다닌다. 때문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는 카페칸이 없다면, 자전거 적재가 불편하다. 접이식 자전거가 아니라면 분해를 해야 승차할 수 있고, 승차하더라도 승객이 많을 경우 자전거 둘 공간이 마땅치 않다. 객차의 맨 뒤나 객차 사이의 통로를 활용한다. 차비가 편도 2600원 밖에 되지 않으므로 2자리를 예약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동화역→양평역 무궁화 15:44, 17:45, 19:28.
<추천 맛집>
● 천서리막국수 : 이포보 근처의 천서리 막국수촌에 있다. 수육과 곁들이는 막국수가 별미다. 여주시 대신면 여양로 1976. 031-883-9799
● 청심정 : 여주시내 자전거길 옆 강변에 있다. 매운탕 전문. 여주시 강변로 64-2. 031-886-2580
● 토담순두부 : 섬강교를 넘어가기 직전 작은 고갯길 초입에 있다. 순두부와 두부버섯전골 전문. 여주시 강천면 섬강로 46. 031-886-6371
● 간현손칼국수 : 폐역된 간현역 앞에 있다(지금은 원주 레일바이크 터미널). 칼국수와 돈까스 전문. 원주시 지정면 간현로 155. 033-732-3111
글 김병훈(자전거생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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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6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