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 또는 1일1식이란 체중감량 효과를 기대하는 식이조절법이 한창 유행 중이다. 간헐적 단식의 실행방법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16-24시간의 단식 기간을 1주에 한두 차례 이상 가지는 것을 일컫는다. 그 단식 간격이 24시간이 되면 하루에 한 끼 식사만 먹는 1일1식 이라는 방법이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16시간 정도의 단식 기간을 두는 방법으로서는, 오전 7시경에 아침식사를 한 후 두 번째 식사는 오후 11시쯤 하는 것, 만약 오후 12시에 첫 식사인 점심을 먹는다면 다음 날 오전 4시에 아침 식사를 가지는 방법, 그리고 저녁 7시에 저녁식사를 하게 되면, 다음 날 오전 11시 이후 점심 식사를 하는 것 등이 있겠다. 세가지 경우에서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맨 마지막 방법이 수면을 통한 자연스러운 장기간의 단식시간을 확보하게 되므로, 실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을 통해 어쨌든 하루 한끼 정도의 칼로리가 제한되므로 칼로리 제한에 의한 체중감량 효과는 나타나게 되고, 동물실험에서는 수명연장의 효과도 보였다고 한다. 간헐적 단식의 시작은 2012년 8월 방영된 영국 BBC 다큐멘터리 <호라이즌; 먹고 단식하고 장수하라>의 제작과 진행에 참여했던 마이클 모슬리가 고안을 했다고 한다. 당시 단식의 방법은 1주일에 5일은 평상시대로 섭취하고, 2일은 500-600Kcal의 초저열량 식단으로 식사량을 제한하는 방법이었다, 이를 5:2 다이어트 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1일 1식”이라는 간헐적 단식의 극단적인 형태는 나구모 요시노리 라는 일본 의사가 저술한 동명의 서적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후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유행하고 있다. 저자 본인이 10년 이상 1일1식으로 10kg 이상의 체중 감량으로 50대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동안과 균형적인 체형으로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는 의학적으로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몇 가지 주장을 하며 독자들의 관심을 더 유발하고 있는 듯하다. 첫째로는 공복 상태에서 시르투인(sirtuin) 유전자가 발현되어 50조에 달하는 모든 몸의 세포들을 스캔 하여 손상된 유전자를 회복, 치유해 준다는 주장이며, 둘째는 골든 타임이라 저자가 스스로 칭하는 오후 10시에서 다음 날 오전 2시까지의 기간에 몸에 이로운 성장호르몬이 거의 대부분 분비되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반드시 수면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달리기 같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과격한 운동은 피하라는 것을 들 수 있다(하루 30분 정도의 걷기 운동을 추천하고 있고, 이는 적절한 권유로 생각된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주장 모두, 전혀 비과학적인 발언은 아니지만 가설이 아닌 정설로서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다소 황당한 주장들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면으로는, 공복상태라는 어떻게 보면 생물학적으로는 상당히 불쾌한 느낌의 상태를 내 몸이 그 공복 상태에서 치유된다고 믿음을 가지며 공복 시 허기를 오히려 좋은 것으로 여길 수 있고, 저녁 식사 후 밤늦게 야식 등의 추가섭취를 피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다이어트란 단어에서 식이조절과 함께 혹독한 운동이 연상되는 사람들에게 강도 높은 운동에 대한 강박에서 다소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점으로 생각된다. 요약하면 단식 시도자 들에게 성취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주 2회 정도의 1일1식(즉, 5:2 단식)의 개념에 반해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는 온라인 동호회 등을 통해 주 중 매일 1일1식을 유지하는, 말하자면 초저열량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방법도 꽤 많은 사람들에서 유행 중이다. 단식 기간이 늘어나면 폭식의 부작용이 있고, 더 나아가 섭식장애의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매일매일 감소하는 자신의 체중을 보며 기뻐하며 하루 한 끼만 먹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다른 수 많은 다이어트 프로그램으로 실패했던 그 들을 맹목적으로 비판하기도 어렵지만, 긍정적으로 보기에는 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또한, 간헐적 단식으로 인한 체중감소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는지에 대한 검증은 아직 불확실한 현실이다.
간헐적 단식을 당뇨병 환자에게 적용하는 방법은 아직 그 시도도 거의 없고 반대의 목소리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5:2 다이어트의 경우, 당뇨전단계에서 제2형 당뇨병으로의 발병은 감소시키는 효과는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아 3제 이상 약제를 먹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단식 요법이 상당히 무리가 있거나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단독 사용 시 거의 저혈당을 유발하지 않는 메트포민 같은 약제 단일제제 복용 환자들에게는 약제 투여 시기나 용량 조절을 통해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단, 그 간헐적 단식의 시행 대상은 보편적인 당뇨병 식이요법을 잘 이행할 수 없는(즉, 하루 세 번의 식사로 식이조절을 이행 못하는 경우)환자에 국한되어야 할 것이고, 만약 시행한다면 자기 생활 패턴에 맞게 하루 한 끼의 식사를 줄이는 16시간 정도의 단식법이 적절할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간헐적 단식에 대한 장기적인 이익도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욱 철저한 균형 잡힌 식이조절을 요하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적용되기까지는 많은 반대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