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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중 'Mayday' | 사진가 박진영(Area Park) 씨가 일본 오오사카의 <MIO>사진장려상 공모에서 '탄핵 시리즈'로 2위인 우수상을 수상했다. 작년 이선종 씨에 이어 한국의 작가가 외국인으로는 최고상에 뽑히는 쾌거를 이루었다. 금년 <MIO>사진장려상에서는 박진영 씨 이외에도 경원대학교에 재학 중인 고연주 씨가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일본에 유학중인 문흥식 씨는 입선으로 뽑혔다. 이번 <MIO>사진장려상 에는 일본과 한국을 비롯, 중국, 미국, 폴란드, 체코, 이탈리아, 스페인,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등 10여 개 나라의 작가가 484개의 작업, 총 4,630점의 작품을 응모했다.
이 상은 일본 오사카의 <MIO>사진장려상 실행위원회의 주최로 전세계 만35세 이하의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진공모전으로, 카사하라 미치코(笠原美智子, 동경도사진미술관 학예원), 시마오 신죠(島尾伸三, 사진가), 히라키 오사무(平木收, 사진평론가)씨가 심사를 맡았다.
시상식은 9월25일 13시30분 일본 오사카 MIO홀에서 열리며, 수상작은 같은 장소에서 10월 11일까지 전시된다. 우수상 수상자인 박진영 씨는 상장과 함께 장려금 100만원을 받게 되며,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자인 고연주 씨는 상장과 50만원의 장려금을 받고, 일본에서 열리는 수상자 전시에 초대된다.
■ 수상소감
지난 나흘간 남해의 매물도란 섬에 다녀왔다. 도망을 갔다란 표현이 어울릴 만치 지쳐있었던 나는 태풍주의보로 섬에 묶여 있던 사흘동안 바다만 바라보았다. 서울에 있을 땐 깨끗한 공기와 파도소리가 그리워 감행한 여행이었지만 섬 생활이 이틀째를 맞이하자 나는 이미 도시에 길들여진 조악한 습성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떠난 남해안의 작은 섬에서 나는 어쩔 수 없는 도시촌놈이었다. 그 사흘이란 시간이 얼마나 지루했던지 섬을 떠나자마자 이내 나는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고, 쉬지도 않고 여섯시간을 달려 한남대교를 건널때 쯤엔 고향도 아닌 서울의 남산풍경을 바라보며 고향에 온 것같은 느낌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치 촬영에 임하는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듯한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하루종일 내리쬐는 강렬한 여름햇살 덕에 마당의 콩잎이 다 말라 죽어가며 주인을 원망하고 있는 듯 하다. 새벽에 마신 소주의 취기가 가시지 않은 채 일본에서의 미오상 수상소식을 접했다.
그동안 국내외의 각종 작가지원 프로그램에서 떨어지는데는 근이 베겨서, 막상 수상소식을 접하고나니 허탈한 마음, 시커먼 얼굴에 웃음이 묻어난다. 특히 이번 수상작이 폭풍처럼 지나온 6개월..그러니까 금년 3월부터 촬영한 서울의 모습(탄핵과 사회적 풍경)들이라 더욱 힘이 난다. 작업을 정리하며 이런저런 생각도 해 본다. ‘내가 과연 이런 상을 받을 만 한가’ , ‘나보다 더 열악한 많은 작가들에게 또 실망감을 안겨주는구나..’ 아무튼 상(賞)이란 것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에겐 더 없이 기쁘고 영광스러운 것이지만 그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나의 믿음은 오늘도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다행히 이 더운 날씨에도 나의 스튜디오인 서울은 여전히 그 대로이다.
그동안 산만하고 볼품없는 내 작업들을 묵묵히 지켜보며 따끔한 조언을 던지며 때론 전시때마다 적지않은 돈으로 작품을 사주던 내 친구들에게 고마움의 말을 전한다. 일본 전시준비로 일일이 번역을 해준 인숙씨, 가끔 사진이야기로 밤새 소주를 기울이는 성수선배, 백수같은 동생을 묵묵히 지원해주는 나의 형, 끝으로 항상 아버지같은 넉넉한 웃음으로 나의 사소한 실수마저도 보담아 주시는 김승곤 선생님께 언어의 꽃다발을 전한다.
● Area.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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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중 'Suicide at rive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