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제주교육 국제심포지엄’이 “교육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라(Designing Our Future Through Education)”를 주제로 지난 9월 29일과 30일 양일간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과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교육학술행사로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처음으로 실시하는 국제행사였는데요, 교육혁신의 세계적 흐름을 공유하고 미래형 학교
교육 비전을 모색해 제주교육을 한 단계 도약시키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세션과 종합토론, 워크숍이 진행된 국제교류회관 앞에도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제주도에서 열린 행사답게 돌하르방이 그려진 것이 눈에 띈다. (직접 촬영)
'2016 제주교육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는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공)
‘2016 제주교육 국제심포지엄’은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의 개막식 환영사로 그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석문 교육감은 환영사를 통해 경쟁보다 협력, 서열보다 배려, 성적보다는 행복이 있는 교육 문화를 위해 지혜와 열정을 집약해야 한다며, 이러한 비전과 정책적 상상력들이 이번 심포지엄에서 활발히 교류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이어서는 허향진 제주대학교 총장의 환영사, 그리고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신관홍 제주특별자치도 의회 의장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29일 오전에는 개막식에 이어 OECD 교육국장을 역임한 바바라 이싱거의 ‘21세기 학교 교육이 나아갈 새로운 변화의 길’과 조희연 서울특별시 교육감의 ‘인공지능시대의 미래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라는 주제의 기조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바바라 이싱거 전 OECE 교육국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오늘날의 교육 시스템은 급속한 기술 발전, 학생들과 그들의 학습 및 노동 환경의 유동성과 맞닥트렸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는 사회 정서적(social-emotional) 기술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며, 우리는 대인 관계적 기술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조희연 교육감은 “학생들이 배우는 기쁨을 느끼며 활발하고 즐겁게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넘버원(number one)이 아닌 온리원(only one)을 지향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시대에서의 창의적 교육을 위해서는 질문, 토론, 여백, 그리고 공감이 있는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어 오후에는 세션별로 주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 후, 종합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각 세션은 ‘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의 역할’,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혁신’, ‘교육 변화를 위한 리더의 역할’을 주제로 운영되었으며, 종합토론에서는 ‘제주교육의 미래를 위한 제안’이라는 논제 하에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토론들에는 교육청, 한국교육개발원, 서울교육정책연구소, 대학교, 초·중·고등학교 등의 다양한 기관과 서울, 경기, 전북, 제주, 핀란드, 아일랜드 등 다양한 지역으로부터의 인사들이 함께하였습니다.
이번 행사는 ‘제주 교수학습지원 통합서비스’ 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되었다. 첫째 날에는 행사장을 직접 방문할 수 없었던 필자 또한 이렇게 조희연 서울특별시 교육감의 기조강연을 들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직접 화면캡처)
기조연설을 하는 바바라 이싱거 전 OECD 교육국장. 생중계 영상을 전체 화면으로 시청한 모습이며, 이처럼 발표 자료는 큰 화면으로 따로 중계되어서 현장에 없어도 연설을 이해하기 용이했다. (직접 화면캡처)
한편, 이번 심포지엄의 모든 일정은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볼 수 있기도 하였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정이 운영하는 사이트인 ‘제주 교수학습지원 통합서비스’(http://smart.edujeju.net) 내의 ‘생방송’ 메뉴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행사 현장이 중계되었기 때문입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미래 교육을 디자인하는 논의의 장인만큼 다른 지역과 나라에서도 심포지엄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며 생중계를 시행한 배경을 밝혔습니다.
행사 첫째 날은 목요일이었습니다. 해외에 사는 것도, ‘육지’에 있는 것도 아니고, 한 시간이면 행사가 열리는 제주대학교 갈 수 있지만 그 시간에 강의를 들어야 했던 저는 아쉬운 마음이 컸지요. 그런데 행사가 생중계된 덕분에 기조강연 등 일부 일정은 저 역시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강연자의 모습은 조그맣게 보여준 대신 자료 화면을 큰 화면으로 보여주어서
생중계만을 통해서도 무리 없이 강연을 이해할 수 있기도 하였습니다.
등록 후 받은 자료 책자, 브로셔, 이름표. 책자에는 연설문, 프로그램에서 쓰인 PPT 자료 등이 있어서 스크린이 보이지
않는 먼 거리에 앉아도 무리 없이 발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직접 촬영)
‘2016 제주교육 국제심포지엄’ 2일 차는 저도 직접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30일에는 '교육과정-수업-평가'를 주제로 한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그 첫 순서는 앤 라사카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 교육자문위원의 '핀란드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혁신'이라는 강연이었습니다.
강연을 하는 중인 앤 라사카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 교육자문위원. 사진 속 붉은 옷의 교사는 젊은 날의 강연자 본인이라고 한다. 교사와 학생 모두 즐거이 웃고 있는 수업 현장이다. 그는 모든 교사는 이런 사진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접 촬영)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 강연자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 참가자. 제한된 시간이었음에도 수 개의 질문과 답이 현장에서
오갔다. (직접 촬영)
한편 '국제심포지엄'이라는 행사명에 걸맞게 모든 프로그램과 자료들은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제공되었다. 브로셔는 모든 페이지가 왼쪽은 한국어, 오른쪽은 영어로 쓰여있었다. 오른쪽의 유인물은 실제 강연에서는 전부 영어로 되어있던 발표 자료를 한국어로 번역해 참가자들에게 나누어준 것이다. 영어로 이루어진 연설들에는 동시통역이 제공되기도 하였다. (직접 촬영)
강연을 통해 흔히 ‘교육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핀란드에서는 어떻게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핀란드의 교육은 평생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지역적 특색이 반영된 교육과정을 장려한다고 합니다. 평가는 일상적인 학업의 한 부분이며, 과정 평가는 학생들의 학습 과정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도 합니다. 또한 모든 학교에서 획일적인 교육과정을 시행하는 대신 교사들이 국가핵심교육과정 및 지역교육과정의 기준 내에서 자율성을 발휘해 자신의 수업 과정을 구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과서, 교육자료, 교수 방법 등 역시 교사가 선택권을 가진다는 내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역량이 전제되어야 하겠지요. 어떠한 교육이든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있고, 또 장단점 역시 각각 다르므로 이처럼 우리나라와는 많은 부분에서 상이한 다른 국가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정해진 질의·응답 시간 내에 모든 질문을 받을 수 없었을 만큼 참가자들의 호응 역시 뜨거웠습니다.
수업 워크숍은 초등과 중등으로 나뉘었다. 사진 앞쪽에는 초등 수업 워크숍을 소개하는 배너가 보이고 뒤쪽에는 중등 수업 워크숍에 대한 배너가 세워져 있다. 모두 '교육과정-수업-평가'를 주제로 하는 워크숍이었다. (직접 촬영)
'제주한국국제학교(KIS)의 교육과정 운영'이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초등 수업 워크숍 현장. 국제학교와 그 교육 과정에 관심이 있는 많은 교사들이 참여하였다. (직접 촬영)
이어지는 워크숍 순서는 해당 주제에 대한 현직 교사들의 강연이었습니다. 앤 라사카 위원의 강연을 한 자리에서 듣던 참가자들은 휴식 시간 후 초등과 중등으로 나뉘어 워크숍에 참여하였습니다. 교육대학에 재학 중인 저는 물론 초등교육 수업 워크숍을 참관하였습니다. 제주도에 자리한 한국국제학교(KIS)에 파견 근무를 하고 오신 초등학교 교사분들의 강연이 있었는데요, 국제학교에 관심이 있는 전국 각지의 현직 교사들이 특히 많이 참석하였습니다. 한국국제학교에서는 어떠한 교육 방침과 목표를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지, 수업에는 어떠한 교수학습 방법을 사용하는지, 어떠한 기준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성적을 산출하는지, 또 그 종류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국제학교인 만큼 역시 우리나라의 교육과정과는 다른 부분들이 많아 교육에 대한 보다 폭넓은 사고를 해보게 되었던 자리였지요.
'2016 제주교육 국제심포지엄'의 슬로건인 '교육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다'가 쓰인 현수막이 주행사장인 국제교류회관 대회의실에 걸려있다. (직접 촬영)
세계의, 각지의 교육자들이 모여 교육의 미래를 디자인한 '2016 제주교육 국제심포지엄'. 더 나은 교육을 위한 많은 이들의 뜨거운 열정이 제주도에 가득했던 이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