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열 후배와 또 한 번의 공렵
첫날 4일 (목요일)
2018년 1월 4, 5, 6일 사냥을 하기 위해 하동엘 내려갔다.
그런데 유 후배도 4, 5일 시간이 되어 이틀 공렵을 하게 되었다.
옥종 파출소에서 반갑게 해후, 옥종면 사무소에서 3km밖에 안되는 사냥터를 찾았다.
지난 주 옥천포 후배와 오후에 사냥을 해서 옥천포가 선달을 세 마리, 내가 두 마리나
잡은 곳으로 진격.
차를 세워 놓고 겨우 70m나 나갔을까?
“꺼겅껑껑!” 별안간 장선달이 왼쪽으로 솟구치는 것이 아닌가?
모두들 마음이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당하고 보니 우린 당황했다.
그래도 아무리 노땅이라 하나 역전의 선수인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
얼른 어깨에서 총을 내려 안전핀을 풀고 방아쇠를 당기려는데 이런?
해와 정면으로 부딪치고 말았다.
가뜩이나 늦은 판인데 너무 눈이 부셔 멈칫하다 그냥 보내고 말았다.
“아이고! 아깝다! 저 녀석은 살 친구로군!”
오늘 사냥이 매우 어렵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산을 넘어 갔는데 ‘루키’가 냄새를 달고 전진하는 폼이 꼭 떼꿩을 따라가는 것 같아,
“유 후배! 떼꿩 같으니 조심해요!”
아내 정포와 나는 앞길을 차단한답시고 앞으로 냅다 뛰었다.
걸음이 좀 늦은 유 후배는 뒤로 쳐지고.
웬걸?
“푸드등!”
“탕!” 뒤에 있던 유 후배가 헛방을 쐈다.
“이게 뭐야?”
유 후배 뒤에서 떼꿩이 나가는 소리가 들리는데 총소리가 나지를 않는다.
얼른 돌아서 보니 휴대폰을 받고 있지 않는가?
“꽈드등! 꺼겅껑껑!!!
유 후배가 전화를 받다가 재빨리 끄고 쏘니 그게 거리가 되는가?
“탕! 탕!”, 헛방 두 방.
우린 일제히 깔깔대고 웃었다.
“걔네들은 다 살 녀석들이요! 우리가 운이 없는 거지! 그나저나 꿩을 많이 보니
기분만은 좋다!”
그다음도 ‘루키’가 포인 했다가 추적을 하는 장선생을 또 햇님 덕분에 총을 쏴보지도
못했고 오전 사냥은 이것으로 마감을 해야 했다.
편의점에서 오븐에 익혀온 도시락을 꺼내 팩소주와 함께 드니 꿩을 잡지 못했어도
꿀맛이었다. (200ml 소주를 셋이 마셨으니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사냥의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오후엔 북천면 큰 고개 너머 숨겨진 엽장을 찾았다.
4년 전 대전 강중호 후배와 장끼를 많이 만났던 곳이다,
자신 있게 들어갔으나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마리도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또 입구 오른쪽에 외딴 집 근처에는 늘 꿩이 붙어 내려가는데 앗불사! 사냥차가
있지 않는가?
이분들이 다 미리 쳤으니 꿩이 보이겠는가?
정말 사냥이 안 되는 날이다.
고개를 넘어가기 전에 후미진 묵밭엔 늘 꿩이 붙는데도 오늘은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차 세운 데로 터덜터덜 힘겨운 걸음을 옮기는데 어라~! ‘루키’가 무성한 논둑에다
멋지게 포인을 하는 거다.
“여보 정포! 유포수! 빨리! 빨리! 포인! 포인!”
꿩이 얼마나 빨리 기는지 개도 덩달아 뛰는데 우리가 뒤따라갈 수가 있나?
개 앞 30m에서 장끼가 날라 유유히 앞산 능선에 앉는 것이 보였다.
입을 꽉 다문 나는 차를 냇가 옆에다 대고 거기를 털자고 제안을 했다.
냇가에서 올려다보니 장선달이 앉은 산 중턱 오른 쪽 보다 왼쪽이 더 좋아 보였다.
따라서 왼쪽으로 치고 올라가 오른 쪽을 털면서 내려오는 작전을 짰다.
내가 맨 위, 유 후배가 그 다음 그리고 아내 정포가 아래로 돌면서 올라가 보니 꿩이 붙기 안성맞춤이었다.
아늑하고 음지인데다가 고사리등 잔수풀이 듬성듬성 널려있었고 가시나무도 제법 있었다.
반쯤 올라가더니 ‘루키’가 포인! 살살 긴다.
“푸드등!”
내 앞에서 날라 유 후배 쪽으로 빙~ 돈다.
그 때 유 후배가 천천히 “탕!”. “명중!”
“나이스 샷! 축하! 축하해요!”
그런데 선달은 어디 숨었는지 볼 수가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 우린 그만 포기를 하고 내려가는데 아내는 너무 힘든지 아래로 돌아 벌써 차 근처로 갔다.
우리 남자들 둘이 내려가는데 얼마나 험악하던지 쩔쩔 매면서 다 내려가 보니 수로와 사태를 막으려고 무지막지하게 가설한 콩크리트 절벽이 가로 막고 있지 않는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는데....
할수없이 다시 산을 타고 올라가 옆으로 돌아 아래로 다 내려가는데 ‘루키’의 포인 콜이 울린다.
“이게 뭐야? 다 내려 왔는데 여기에 붙어 있어?”
개를 보니 코앞에 있는 듯.
여기서 그냥 날리면 틀림없이 동네 쪽으로 갈 것이라 쏠 수는 없을 터라 조금씩 조금씩
게걸음을 하면서 우측으로 옮겼다.
한 15m쯤 옮기고 나서 “들어갓!”, 안 들어간다.
이런~? 주위에 돌멩이가 하나도 없다.
“옳지! 밤송이가 있구나!”
집어서 던지려는데 얇은 장갑이라 어찌나 따가운지 1m도 안나가고, “아야!야!”
다행이 부러진 나뭇가지가 내 앞에 있었다.
“자! ‘루키’야! 들어가라!”, 집어던지니 ‘루키’가 화다닥! 튀어 들어갔다.
“꽈드등! 꺼겅껑껑!”, 무지 빠른 묵치다.
재빨리 들어 꿩 앞쪽으로 리드하여, “타~당!”. 명중!
첫발은 내가 쏘고 다음 발은 유 후배가 쐈다.
이렇게 하여 재수 없는 이 장선생은 길을 잘못 들어 헤매는 우리에게 들켜 생을 마감하였다.
역시 죽을 꿩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살 꿩은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잡히지 않고....
첫댓글
스토리 재미 있습니다 하동 옆 진상이 제 고향인데 멀리 살다 보니 자주 못가서 아쉽 습니다
스트레스 풀고 즐거움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