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올리는 법 있다…일단 써라, 하루에 딱 10분”
카드 발행 일시2024.03.20
에디터 김다희
“기록은 매일 6쪽, 덕후처럼 하세요.”
국내 1호 기록학자이자 『파서블』저자 김익한 교수.
그는 서 있을 때를 제외하곤 늘 메모합니다.
감정을 키워드로 기록하면 행복지수가 올라간다고요.
연간 스케줄러보다는 월간 다이어리를 쓰길 권합니다.
한 달에 180쪽은 써야 한다는 거죠.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소모품처럼 느끼는 이유는
“자기 삶을 현재라는 몸에 붙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요.
감정 기록, 구상 기록, 계획 기록, 한 줄 일상 기록 등
그가 25년간 기록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휘발되지 않고 누적되는 삶이 궁금한 분들께 추천합니다.
김익한 기록학자.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한국국가기록연구원장을 겸하고 있다. 사진 폴인, 송승훈
감정을 기록하면 행복지수가 올라간다
Q. 기록하면 정말 행복해질까요?
우리가 저녁이 되면요,
‘아, 나 오늘 너무 열심히 살았어. 완전히 소진돼 버렸어.
그런데 나는 결국 소모품처럼 살아가고 있네.’ 이렇게 생각할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건 자기 하루를 현재라는 몸에 붙이고 있지 않아서 그래요.
내 일상이 휘발되고 없는 거죠.
그건 왜 그럴까요?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에요.
나 자신을 기능인, 돈 버는 수단으로 느낄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매 순간 자기를 느끼며 주체적으로 사는 연습을 해야 해요.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도 이런 말을 했죠.
‘과거를 고찰해서 순간의 진실을 느끼고 현재를 깨우치지 않으면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삶은 휘발되고 없다. 너무 멋진 얘기죠.(웃음)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록하면 행복해진다.’
이건 명제가 아니에요.
그러나 행복에 도달할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휘발되지 않고 누적되는 삶을 살기 때문이에요.
Q. 예를 들면요.
저는 감정 기록을 중시해요.
감정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올라옵니다.
그런데 다 날아가고 없어져 버려요.
그런데 내가 느끼는 감각, 감정이 진짜 나예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떤 걸 느꼈는지 기록하면 그 감각이 날아가지 않고 몸에 각인이 됩니다.
그럴수록 행복감이 더 커져요.
예를 들어 우리가 자기 전에 누우면 어떻습니까.
주로 기분 나빴던 것만 떠올라요.
‘아, 피곤해’
‘그 인간은 정말 나쁜 사람이야’.
그런데 매일 감정을 기록하면요, 깜짝 놀랍니다.
좋은 게 70%, 나머지가 30%예요.
Q. 생각보다 긍정적인 감정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되는군요.
맞아요. 메타인지가 되는 겁니다.
나한테 이렇게 기쁜 감정이 많았어?
내가 이렇게 긍정적인 감정이 많은 사람이었어?
그러면 행복의 기본 지수가 이렇게 올라가요.
그걸 반복하면 현재가 몸에 착 붙는 느낌이 들어요.
예를 들어 제가 아침에 창문을 열고 찬 공기를 훅 맞아요.
그러면 그 느낌이 현재에 척 달라붙습니다. 어떤 느낌인지 상상이 가시죠?(웃음)
"자기 삶을 '현재'의 몸에 붙이고 살아야 합니다." 사진 폴인, 송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