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7차 강원도 평창 백적산(2023. 7. 6)
오늘은 강원도 평창의 백적산을 다녀왔습니다.
날씨는 매우 더운 날씨였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산에 가면 더위도 추위도 잊게 되는데, 이것이 산행의 묘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도 엄청 무더운 날씨였지만 숲속은 상쾌하고 가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좋았습니다. 백적산은 인터넷에 보면 상당이 유명한 산인데, 등산객이 많이 찾는 산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등산로가 잘 나 있지 않아서 길을 잃기 쉬운 코스였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대표 산악인이라고 할 수 있는 유근형 고문조차 길을 잘못 들었으니 말입니다. 산행은 여러 팀으로 나뉘어졌는데 모든 팀이 다 원점으로 오지 못하고 완전히 반대편으로 가버렸습니다. 그래도 모두 같은 쪽으로 가서 버스가 한꺼번에 모든 팀을 다 실어 올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세상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있다지만 오늘 우리 산행도 그 별의별 산행 중의 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 자주는 말고 어쩌다 이런 일이 있는 것은 추억도 되고 기억에 남는 산행도 될 것이기에 고생은 했어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백적산 정상은 여느 산의 정상처럼 큰 바위가 있는 것도, 대단한 표지석도 있는 것도 아니어서 명성과 높이에 비해서 초라한 모습이기는 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상에서 저 아래 펼쳐져 있는 여러 산맥의 능선과 평창의 여러 마을을 보는 것는 장관이었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정상 근처에 너덜길이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길을 잘못 들어서 그런지 너덜길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별로 눈에 들어오는 지형지물은 없었지만, 자연 생태계를 잘 유지하고 있는 지역인 것은 분명했습니다. 다양한 풀과 꽃들이 생물 다양성이 매우 뛰어난 지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곳이야말로 진정한 자연의 모습이 아닐까요? 카메라에 담기 좋은 모습이 아니라 온갖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곳이 진정으로 자연다운 자연이 아닐까요? 그런 면에서 우리는 오늘 정말 멋진 자연 속으로 들어가 보았던 것 같습니다. 자연의 일부인 우리 몸도 이 자연으로부터 아마 더 많은 에너지를 얻지 않았을까요?
모릿재 터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를 실으러 온 버스를 타고 오다가 길옆에서 도토리묵과 막걸리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오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총무님이 주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다음 주는 경남 함양 영취산을 가는데, 산행 후 삼겹살 파티가 있답니다. 총무님께서 삼겹살 무한리필(?)한다며 아침도 먹지 말고 오라고 했는데, 그말 믿고 늦은 점심까지 견디는 순진한 분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아무튼 다음 주는 반찬 싸 올 필요도 없고, 점심에 나올 푸짐한 삼겹살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2호 차까지 운영한다니 많이많이 오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오늘도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오늘은 총장님께서 내려오는 산행길을 잘 인도하셔서 뒤의 우리는 편하게 하산했습니다. 죄송하기는 총장님 반팔셔츠로 팔둑에 많은 상쳐가 마음 아프게합니다. 이렇게 빨리 일지를 써주셔 고맙습니다.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근래에 없었던 여름 오지산행으로 신선함이 있었습니다. 특히 전국이 폭염속인데 산에서 불어오는 솔바람은 어디다 비길때없는 명품바람이였죠.
그바람이 우리 폐속에 있었던 노폐물들을 깨끗이 정화 시켜 주었을 것 같아요.
가시덤풀속에 곱게핀 고운 나리꽃도 일품이였구요.
힘들었던 그시간들이 오래도록 추억이 되겠죠.
피곤하실텐데 세세히 올려주신 산행기에 다시 한번 그시간속으로 들어가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