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새벽 2시 김미령 엘리에게 무슨 일이?
사리아의 알베르게에 도착하여 한 방에 4명씩 들어간다고 하여 미카엘, 율리엣다 부부님과 함께 방 배정을 받았다. 2014년 두 분은 이미 이 길을 순례한 경험이 있던 분들로 연로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행들 중 가장 자신감 있게 참여하였고 그래서 신부님께서 “여러분들은 지금부터 미카엘 단장님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총 권한과 책임이 있습니다.” 하시며 단장 역할을 맡기신 것이리라 생각된다.
유수길(미카엘)+이상숙(율리엣다)부부님
방에 들기 전 흙이 묻어있는 각자의 신발들을 방 밖에다 가지런히 두자하고 두 분이 안쪽 침대 두 곳을 그리고 바깥 두 침대를 우리 부부에게 쓰도록 말씀하신다. 땀에 젖은 속옷들을 벗어 세탁하고 말려야 하는데 민망함에 머뭇거리고 있을 때, 율리엣다님이 “보여줄 것도 볼 일도 없으니 안에서 갈아입습니다.” 하시며 속옷까지 훌렁훌렁 벗어 제 끼는데 우리들도 얼른 덩달아 훌러덩 갈아입고 빨랫감들을 내어 놓았다.
새벽 2시경. 잦은 기침소리. 이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깨어 눈을 떠보니 엘리가 조용히 방밖으로 나선다. 무슨 일일까 따라 나왔더니 마루에 있던 등받이 긴 의자에 엎드려 누워 있다. 제주 도보 순례부터 시작된 심한 기침 때문에 양쪽 윗배가 땡기며 숨을 들이쉬기도 힘든데, 다른 분들께 죄송하여 나와 있으니까 나더러는 들어가 자라고 한다.
이때만해도 기침으로 인해 고통 중이었습니다.
4월 14일부터 28일까지 보름간 제 4차 제주 도보 순례 피정길을 갔다 왔는데, 올해엔 특히 잦고 심한 비바람에 고생을 하였단다. 돌아오자 바로 4월 30일 시어머님이 갑자기 위독하여 중환자실로 모셨고 다음날 돌아가셔서 장례식과 발인 및 납골당에 안치시키는 일정으로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한 상태로 몸과 마음이 탈진한 상태였다. 기침이 심하여 혹시 다른 분들에게 옮기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출국 전날인 5월 6일 병원 호흡기 내과 진찰을 받고 문제없다는 말과 함께 약 처방 및 링거 수액을 한 나절동안이나 맞아야 했다. “어머님이 얼마나 고마우신 분인지 몰라요. 제주 도보 순례 중에 위중하셨으면 중간에 급히 돌아와야 했을 텐데. 그리고 마지막 가시는 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셨어요. 이 순례 기간 동안 어머님이 평소 자유롭게 밖으로 여행을 다녀 봤으면 하는 소원도 함께 걷는 기분으로 들어드리고 위령미사를 매일 꼬박꼬박 신부님께 부탁할 거예요.”
점점 회복 중인 엘리. . .
하느님 감사합니다
예수님, 성모님, 감사합니다.
여기 와서 계속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궂은 날씨에도 강행군인데 기침은 심해지고 눈도 잘 안 떠진다고 호소하는데. 혹시 나는 이 순례기간 동안 사랑하는 아내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인 밤이었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의 글을 묵상하면서. . .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 다 지나가는 것이니라. . .
☞ 박승근님의 순례기를 제가 대신하여 올려드립니다.
첫댓글 뭉클~
두 분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아름다운 엘리사벳님 정말 반가운 모습이군요. 엘리씨 아름다울수 있음은 옆지기의 덕분인것 같아요. 글로써도 전해지는 진한 믿음과 사랑에 감동입니다
롱맨님 엘리를 사랑하는 마음이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감동의 사연--감사합니다
살뜰이 챙겨주고 서로를 위하는 두 분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워 보이던지요.
영원히~~~~~ 주님 안에서 행복하소서! 아멘
박선생님의 엘리 반장님을 향한 애틋한 마음과 엘리 반장님의 고운 마음이 느껴지네요. 제삼피 때 반장으로 앞에서 이끌고 박선생님은 후미를 지키시느라 나란히 다정한 모습을 보기 어려웠는데 이번 산티아고 순례길에 서로가 큰 힘이 되는
다정한 사진이 많아 보기 좋습니다^^*
큰엘리 오랫만이에요. 맨처음 제주도 순례길 시작할때도 시어머니가 중환자실에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올해 선종하셨군요. 그때도 그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 이후로도 가끔가끔 생각이 났었는데...
그 동안 수고많이 하셨어요. 그 수고를 하느님께서 보시고 상급을 주실거라 생각해요.
늦게라도 알았으니 기도중에 기억하겠습니다.
아! 믿음, 소망, 사랑의 전형적인 리바이블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제주순례 14박15일을 시어머니를 위한 묵주기도로 걸었다지요!
그 순례를 위하여 견뎌준 어머니, 마치고 돌아온 며느리 기도속에 선종하시고,
병상에서도 평소 얼마나 각별하셨으면 이렇듯 하느님 나라 가는 길도 고부가 같이 할까요?
어머님 보내드리고 슬픔도 채 가시지 않은 채 예정된 순례길을 떠나는 그 담대함에 숙연해 집니다.
누구는 세상의 작은 이익을 쫓다 하느님 주신 길을 잃어 버렸지요.
부끄럽습니다.
세례를 받고, 견진을 받고, 레지오를 시작했는데도 아직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아둔함!
어쩌면 아직은 당연하다지만... 왠지!
두분에게 화이팅입니다.
사랑의 힘으로 순례를 무사히 해내신 부부. 부럽습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두분 모습이 너무 아름답네요.^^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요!
+ 은총의 시간들이 !!ᆢ
모두 모두 보고 싶네요 모두다 잘 지내
시겠죠 ?
우리 대장님
장난꾸러기 짝지 지금쯤 빠진 발가락 째끔
이라도 올라왔나요
모범이되셨던 두분에게서 많은것을
배웠습니다
보기도 아름다웠습니다 늘 주님안에서
행복하십시오
우리셉디모는 은총중에 충만해서 신명난
나날을 보내드니
어저께
동기모임 갔다 소주몇잔 잡수셨는데
탈이나서 영 ~
사랑스러운
박선생님 엘리 늘행복하시죠
그 거룩한 장소에서 돌아가신 어머님 영혼
연미사는
전대사의 은혜 분명 얻어 하늘 나라로
가셨을겁니다
자식과 며느님의 희생
어머님은 참 복이많으신 분이십니다
늘 주님 안에서 복을 누리시길 !!!ᆢ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