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로 공부하는 홈스쿨링: 시험은 기술이다(ebs 다큐프라임 '시험')
홈스쿨링하는 아이들과 함께 ebs 다큐프라임 '시험' 6부작을 보는 중이다.
이번에는 2부 '시험은 기술이다' 편을 봤다.
* 시험은 공정하다?
왜 누구는 시험을 잘보고 누구는 시험을 망칠까? 대만에서 한 과학자가 시험을 잘보는 유전적 요인이 있는지를 실험했다. 결과는 전사(戰士)형, 걱정쟁이형, 보통형이 있어 걱정쟁이형은 시험에서 자기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고로 시험으로 능력을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
미국에서 2000년대 초반, 기존의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했는데 ‘아동낙오방지법’이라고 알려진 법이다. 1990년대 미국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균이 현저히 낮아지자 이 법이 개정되었다. 이 법은 각급 학교에서 낙오하는 학생이 없도록 매년 학업성취도 평가 후 적정한 향상이 없으면 해당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을 삭감토록 하고 있다. 학교가 폐쇄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중도 학업포기자가 줄고 성적향상을 기대한 것인데, 아동낙오방지법이 지나치게 시험 결과에만 치중한 나머지, 교육의 과정, 비판적인 사고력이나 창의성, 협력 등이 경시되고 악영향만 커졌다. 게다가 아이들의 성적은 아이의 능력이 아니라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에 의해 갈렸다. 그러므로 시험은 공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교육적이다.
우리 집에서 홈스쿨링했던 한 아이의 경험담이다. 바로 앞자리에 앉은 놈(!)이 다리를 달달 떠는데 책상에 미세하게 진동이 전해와 돌아버릴 뻔 하다가 시험에 집중 못했다고 한다. 예민함은 능력부족인가? 시험성적은 능력 순이 아니다.
* 시험은 기술이다
방송은 전국구 스타강사들과 수능만점자, 고시합격자 등의 시험전문가(?)들을 출연시켜 시험에 대한 의견을 구한다. 시험전문가들은 말한다. 시험은 실력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시험은 패턴이다. 패턴만 이해하면 고득점이 가능하다. 기출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다.
시험은 나오는 데서 나온다. 기출을 공부하면서 집중할 곳과 가볍게 지나칠 곳을 구별하라.
시험은 암기다. 물론 수학도! 선이해 후암기하라!
시험은 창의적이지 않다. 살짝 변형할 뿐이다.
똑똑하면 불리하다! 네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출제자 의도를 파악하라.
심지어 수능만점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까지 통계를 보면 정답이 1,2,3,4,5번 순으로 4,4,4,4,5개이거나 3,3,4,4,5개... 이런 식으로 나왔다. 자기의 답지가 3,6,2,1,2개가 나왔다면 2번 답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고 봐도 좋다. 헷갈린 문제 중 2번 찍은 걸 4번으로 옮기면 되겠네^^ 기출 분석을 더 깊게 해야겠네^^;
* 의외로 시험의 기술에 솔깃해지는?
방송 주제는 시험성적은 능력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험엔 측정오차가 있어 아이큐 110이나 120은 차이가 있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금 수능 한두 문제 실수는 미래에 소속될 계층을 일찌감치 가르는(!) 인서울 여부의 갈림길이 되고 있다. 시험이 문제가 아니라 작은 점수 차이로 신분의 차이를 가르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게다가 시험점수는 부모의 부에 비례한다잖은가?
시험은 차별 또는 배제를 전제하고 있다. 대학, 직장에 서열이 있고 시험 성적으로 미래의 입지가 달라진다면, 그래서 좁은 자리를 놓고 다수가 경쟁해야 한다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니 경쟁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하지 말고 일자리의 빈부격차를 줄여달라고 항의해야 하지 않을까?
이 방송의 주제는 시험은 나쁘다는 것인데 나는 이 글에서 점수를 더 올릴 수 있는 기술에 더 솔깃해진다. 내 품에 수능을 준비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있어 그렇다.
시험은 기술도 중요하고 현장 적응도 중요하다. 나도 홈스쿨링하고 일찍 고졸검시에 합격한 아이들에게 미리 수능을 보라고 한다. 홈스쿨링으로 공부한 아이는 가뜩이나 시험 분위기에 낯설어 실전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가원 6월, 9월 전국모의고사도 꼭 응시하라고 한다. (처음 듣는 말이라고?) 자기가 사는 곳 시도교육청에 신청하면 된다. 시험일로부터 2~3개월 이전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공고한다.
* 인상적인 장면
방송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2001년 당시 교육부 차관보로서 아동낙오방지법에 깊게 간여한 사람이 나중에 공개석상에서 “내가 틀렸다”고 말하는 부분이었다. 왜 내게 유달리 인상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혹시 이 땅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기 때문 아닐까?
첫댓글 시험이 공부 실력을 정확히 알려준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 다큐를 보면서 시험으로 공부실력을 평가하기에는 많은 영향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기출모의고사을 풀 때 실전처럼 똑같이해서 실전에 적응 할 수 있도록 훈련하겠습니다.
시험에 단점이 있기는 또 없다면 그 또한 분명 문제가 될꺼에요... 저희 또한 어차피 시험을 볼 것이니 익숙해져 최대한 좋은 성적이 나오도록 조절하겠습니다. (컨디션 뿐만 아니라 공부실력도 높여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