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나의 첫 경제사 수업
저자: 조너선 콘린
출판사: 타인의 사유
발행일: 2022년 6월 30일
현대 사회의 금융 시장은 글로벌화되었고 이를 통해 전세계는 하나 된 금융 시장 환경을 조성해 빠른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빠른 금융 시장의 성장은 불평등의 증가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가져오기도 하였는데, 이로부터 십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 문제는 거의 해결되지 않았으며 양극화의 가속화를 비롯한 여러 문제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는 언제부터, 어떤 사건으로부터 기인한 것일까? 이 책은 중상주의 왕정 사회에서 자유 방임주의로 기조가 바뀐 이유가 무엇인지, 케인스학파가 대두된 배경은 무엇인지, 경제 성장에 따라 자유 시장에서 국가로, 국가에서 다시 자유 시장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답해준다. 또한 후생경제학, 행동경제학 등 다양한 경제학의 세부 분야에 대해서도 조명하며 경제학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경제학의 역사에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인물의 생애와 그의 이론에 대해 설명하며 그의 이론이 사회와 학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준다. 예를 들면 프리드먼의 가난했던 유년기와 그의 이민 경험이 그의 사고방식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그의 사상이 2008년 전 세계적 금융 위기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의 사상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는데 이를 신고전주의 경제학과도 연계하여 서술하기 때문에 실증경제학에 대한 폭 넓은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프리드먼이 기존의 경제 활성화 정책이었던 수요 측면의 조치를 사용하는 대신 가격 담합, 과도한 규제 등을 제한해 노동과 생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하는 등의 공급 측면의 조치를 권장했고, 복지 제도로 일종의 역소득세 제도를 제안하며, 각 개인의 생산 활동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해 스스로 개선을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욕구를 이끌어내도록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들이 복지에만 의존하지 않게 하면서 자립 의지를 북돋우며 개개인의 생산 활동을 장려해 사회적 후생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라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복지와 자유 시장 사이의 균형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방식이라고 본다.
그리고 하이에크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그가 인지과학이나 심리철학, 인식론처럼 경제학과 무관해 보이는 분야에까지 많은 기여를 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의 간학문적 연구는 경제 체제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현대의 경제에도 여전히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중앙 집중식 계획의 방향이 전체주의의 노예 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의 요점은 단순히 중앙 집중식 계획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이 아니라 이와 관련한 정치적 자유와 다양한 실행 구조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사회의 모든 지식이 일반적인 법칙의 형태로 표현이 가능하다면 중앙 집중식 계획이 단순한 경쟁 제도보다 효율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각자의 경제적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를 절대로 하나로 모아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근본적으로 복잡한 경제학 질서의 성질로 인해 중앙의 통제를 벗어나는 계획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는 경제학과 사회과학은 정책 결정자들의 야망을 실현하기에 충분한 지식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해 그들의 정치적 오만함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책은 현대 사회 경제에 여전히 유효한 다양한 경제 이론과 그 배경을 제시하며 현재의 상황에서는 어떤 이론이 적용될 수 있을지, 지금 나타나는 경제 문제가 촉발된 원인은 무엇인지 고찰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각 경제학자의 사상의 의의와 한계를 모두 서술하기 때문에 경제 이론에 대한 균형 잡힌 자신의 시각을 기를 수 있게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경제학이 인간 생활의 기초가 되는 물질적 욕구와 그를 둘러싼 선택을 다루는 학문이고 일상 전체가 경제적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에 경제학적 사고와 분석 체계의 습득은 현실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소양임을 실감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스스로 경제학적 문제를 판단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있어야 기업가나 정치인에게 자신의 문제를 넘겨 버리는 일을 막을 수 있고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리더이자 시민이 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