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9-06
종록자불견산(從鹿者不見山)
박병민 목사(새터공동체)
신학교동문체육경기가 6월 초에 있었다. 그곳에서 학교총장님의 축사말씀이 있었는데, 다음과 같이 말씀을 시작한 것이 기억이 된다. 중국에서 전해오는 옛날 얘기 가운데 從鹿者不見山(종록자불견산)이라는 말이 있단다. 그 말의 뜻은 사슴을 쫓아가고 있는 사람은 그 사슴이 달려가고 있는 둘러싸인 산을 미처 못 보게 된다는 말이다. 어느 곳에서 가져다가 첨가하는 말인데, 그렇게 하다보면 사슴을 잡으려고 뛰어가다가 자기가 나중에는 깊은 산중 늪 속에 들어와서 빠져나갈 길을 잃어버리고, 사슴도 잡지 못하고 결국에는 길을 잃어 늪에 빠져죽는다는 얘기이다. 사람들은 그런 말들을 하였다. 사람들이 소견이 좁아서 나무만보면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을 못 보게 되고, 반면에 숲을 보게 되면 숲을 이루는 한그루 한그루의 나무을 못 보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바라기는 낱낱의 나무보다는 그것들로 조화를 이루고 서있는 울창한 숲을 먼저 보기를 원한다. 성서도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라고 말한다. 시야를 널리 하고 먼 곳을 바라보는 바로 그 조망(眺望)이 처음에는 필요하다. 그것은 산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분으로 탁 트인 사방을 바라다보는 넓은 시야(視野)가 필요하다. 나는 그 예전에 지리산의 천왕봉에서의 해 뜨는 모습을 본 것이 가끔씩 생각이 난다. 안개로 둘러 쌓여있는 주변이 나에게는 산이 아니라 마치 바다처럼 보여 졌다. 먼 곳에서부터 보여 지는 여기저기의 봉오리들이 파도치는 바다가운데 솟고솟고 하는 너울처럼 보여 진다. 나에게 산이 아닌 저 멀리 검은 바다 가운데서 붉게 솟아오르는, 온 세상을 환한 빛으로 찬란케 하는 그 둥근 해의 다가옴은 산란한 주변을 한곳으로 집약시키는 것 같았다. 덩어리, 통째, 온통을 보고 얘기할 수 있는 시야가 나에게는 필요한데, 눈이 어둡다보니 어느 것을 보기 위해서는 한곳을 뚫어질 정도로 응시할 때가 있다. 전체를 보며 모든 것을 통틀어 말할 수 있는 내가되었으면 한다.
나는 시력의 장애가 있는데, 이에 비하면 몽골 사람의 평균 시력은 5.0을 넘는다고 한다. 그 눈으로는 독수리보다도 멀리 세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의 유목민들이 이동하면서 거처하는 천막집인 하얀 게르와 고개를 초원에 묻고 풀을 뜯는 양떼들..... 말을 타고 양떼를 돌보는 몽골인들에게서 사람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린 지구상에 하나 남은 대자연을 경험 할 수 있단다. 푸른 초원과 눈이 부실 만큼 파란 하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느낄 수 있는 백야 현상, 백야의 초원에 지는 붉은 태양과 금방이라도 쏟아지듯이 하늘에 촘촘히 박혀있는 하늘의 별들은 지금까지 경험 하지 못하였던 자연의 신비와 도시생활에 물들은 현대인들을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이들이 드넓은 세상을 갖는 것과 같이 어떤 일어나는 일들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파악하려는 거시적(巨視的)인 안목이 필요하다. 내가 아는 바로는 동양의 사고방식은 전체적이고, 거시적인 반면에, 서양의 생각들은 나누어서 부분 부분을 생각하는 분석적이고, 미시적(微視的)인 생각을 취해온 것 같다. 그들은 그런 후에 그것 들을 취합하여 일을 맺어왔던 것 같다.
온 누리에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를 빈다.
공 동 체 이 야 기
희 망 살 림
3월 1일에 살림교회에서 거름을 내어 두렁을 만들고, 풀이나지 않도록 비닐을 씌워주셨다. 그리고 보름쯤 지난 3월 16일에 진주문교회에서 감자를 심어주셨다. 이제 시간은 흘러 여름장마가 찾아들 시기가 되었다. 그저께는 사람들 입에서 너도나도 덥다는 말을 연발케 하더니, 그것이 비를 부르는 찝통 더위였나 보다. 어제는 가물어 메마른 땅에 오후가 되면서 장마 비가 한껏 적시며 지나쳐갔다. 오늘 주일은 비온 뒤의 맑게 갠 날씨였다. 오전 한참 되어서야 6월 21일 오늘이 연중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른들이 계시는 아래건물은 어제 비로 인하여 칙칙한 습기를 많이 담고 있었다. 나는 바람을 불러드릴 요량으로 이곳저곳의 방문과 창문을 열어 제쳐 놓았다. 오늘 오후에는 두 교회가 우리들에게 오기로 되어있었다. 시내에 자리한 그 이름도 좋은 살림교회와 희망교회이다. 살림교회는 매월 오는 모임이고, 희망교회는 우리들에게 처음 오는 모임이다. 정오쯤에 전화가 걸려왔다. 매월 20일을 지나면서 들리는 면내의 적십자사모임도 오후 한 두시 경에 들리겠다는 연락이었다. 그러나 오후 한 두시 경에 오기로 한 적십자사 모임은 들려야할 곳이 많아서인지 오지를 못하였다. 그 후에 희망교회에서 전화연락이 왔다. 길을 안내해주는 네비게이션을 따라왔는데, 집 앞의 공업단지에서 우리 집을 바라다보면서도 길을 못 찾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받고 오는 차들은 모두가 왜 공업단지 안에서 맴도는 것일까? 그 네비게이션을 잘 좀 만들어 볼 일이다. 희망교회 교우들과 얘기를 하던 중 심겨진 농작물 가운데서 감자 이야기가 나왔던가? 더운 날씨인데도 갑자기 감자를 캐자는 이야기 쪽으로 말들이 모아져서 흘러간다. 실은 감자는 한 두주가 지난 후에 캐어볼 생각이었다. 아이 엄마가 감자 잎을 볼 때 마다 감자가 너무 작을 것 같다고 얘기를 하였다. 그래서 감자를 조금 캐보았더니 작은 것이 많고, 가끔씩 큰 감자가 있다는 것이다. 희망교회 어른과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농사일을 경험한다는 생각에서인지? 너도 나도 밭으로 뛰어들었다. 먼저 사람이 감자순과 비닐을 걷으며 앞서 나가고, 그 다음 사람들이 감자를 캐가며 뒤 따랐다.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살림교회 교우들이 와서 그 일에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되었다. 나도 그렇지만 두 교회 목사님은 서로 두해 세해 비슷한 시기에 같이 학교를 다닌 사이들이라서 함께 아는 처지들이었다. 살림교회 박 목사님이 희망교회라는 이야기를 듣고 좋은 이름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나의 생각도 그러하다. 요즈음처럼 어렵고 각박한 시대에는 소망이이라는 말보다는 한줄기의 가닥처럼 와서 들려지는 희망이라는 두 글자가 얼마나 더 절실한가?두 분의 얘기 중에 그런 얘기가 오가는 것을 옆에서 들을 수 있었다. “살림살이에는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살림희망 서민들에게 참 용기를 가져다주는 말이다. 살림살이에 희망이 없어서야 되겠는가? 땅을 파헤쳐 갈수록 감자는 어림짐작보다도 씨알머리가 제법 큰 것들이 손에 들어왔다. 어느 분은 감자가 알칼리성 식품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뜨거운 햇살에 다들 이마에 땀이 맺힌다. 얼마 시간이 흐른 후에 사람들이 감자를 캐는 사이에, 캔 감자를 씻어 한 솥을 장시간 동안 불로 찧었다. 시간이 바쁜 사람은 미리 가고, 있는 분들은 삶은 감자를 함께 나누었다. 나는 “감자를 캐는 오늘이 때마침 하짓날이네요.” “그렇게 되었나요. 오늘이 하지인가요. 그럼 우리들이 하지감자를 먹는 것이네요.” 감자를 드신 희망교회 장로님께서는 이 감자는 품종이 아주 좋은, 녹차 밭으로 잘 알려진 보성회천감자와 맛이 꼭 비슷하다고 이야기를 하신다. 나는 전라남도 보성은 녹차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이에 다음가는 감자농사의 적지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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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지명수 권희숙 채경일 주송례
진영택 김정화 박소웅 박정임
라홍채 최성재 최영애 정무래
박종만 박병민 진선미 박한솔
박진솔
* 여러 가지의 육신과 정신적 아픔 중에 있는 새터공동체 식구들의 건강한 몸이 되기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세요.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대성교회여전도회(6인).금성교회.충전교회.동산교회.김기홍.정무래.최영애.라홍채.박종만.진영택.최성재.김정화.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2인).양오석.최선희.지명수.채윤기(박현실).공주원로원.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1인).추부제일교회.향림원푸드뱅크.대전충남지방통계청.세광교회.향림원푸드뱅크.수영교회.동춘교회4남선교회.진명구.대전성남교회.대덕교회.이원교회.진주문교회여전도회(11인).주식회사EG(이광형).대덕교회(이중삼.백종학외1인).장진성.향림원푸드뱅크.희망교회(김경엽외15인).살림교회(박상용외9인).유영수.MBC.금산군모란회(4인).대성교회여전도회(5인).향림원푸드뱅크.추부소방서(12인).대전노회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