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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몽상가의 “호수에 비친 달그림자를 좇는 것 같다” 해석 - 콩나물신문
“어느 절, 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제자: 스님, 마음이란 무엇입니까? 스님: 호수에 비친 달의 그림자를 보아라. 제자: 그렇다면 진정한 마음이란 무엇입니까? 스님: 달은 하늘에 있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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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91
한 몽상가의 “호수에 비친 달그림자를 좇는 것 같다.” 해석
“어느 절, 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제자: 스님, 마음이란 무엇입니까? 스님: 호수에 비친 달의 그림자를 보아라. 제자: 그렇다면 진정한 마음이란 무엇입니까? 스님: 달은 하늘에 있지만, 그 그림자는 물에 비친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같아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외부에 의존하지 말고 그 내면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어느 절, 또 한 제자와 스승의 이야기다, 흔히 ‘달빛을 항아리에 담다’라는 제목으로 전해진다. “어느 날 한밤중에 제자가 스승의 자리끼를 뜨러 표주박을 들고 우물에 갔다. 물을 뜨려다 보니 우물에는 보름달빛이 아름답게 떠 있었다. 제자는 스승에게 그 보름달빛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제자는 다시 돌아가 항아리를 가지고 와서 조심스레 달빛을 한가득 담아 스승께 드리며 말했다. 제자: 스님, 보세요! 제가 달빛을 담아왔습니다. 그러나 달빛이 항아리에 있을 리 없다. 스님: 제자여, 네가 담아온 것은 달빛이 아니라 그저 비어 있는 항아리일 뿐이다. 달은 항상 하늘에 있으며, 그 빛은 물에 비친 그림자일 뿐이다. 진정한 깨달음은 외부에서 찾을 수 없으며, 오직 내면에서만 찾아야 한다.”
“호수에 비친 달그림자를 좇는 것 같다.” 엊그제(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에서 피의자 윤석열의 말이다. 우리가 생중계로 보고 들은 ‘12.3 내란 사태’에서 자신의 행동을 증언하는 말들을 모조리 거짓이라며 한 표현이다. 언뜻 듣는다면 마치 저 위 스님들의 선문답 같은 말인 듯하지만 요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떻게 이게 불법 계엄이고 내란이냐.’는 억지를 강변하는 무지한 비유이다.
‘호수, 달, 달그림자’의 해석은 그렇게 단순치 않기 때문이다. 수행하는 스님들조차 평생을 화두로 삼고 정진하는 상징과 은유의 단어들이요, 벼랑 끝, 칼날 같은 구도(求道,종교적 깨달음이나 진리 추구에 대한 성찰)의 길에서 얻는 선문답이요, 깨달음이기에 그렇다.
위 이야기는 여러 의미를 내재하고 있다. 우선 모든 것이 일시적이며 고정된 실체가 없음을 깨닫게 해준다. 달은 하늘에 떠 있고 호수에 비친 달의 그림자는 분명한 실제이다. 하지만 달은 실재이나 물에 비친 달 그리자는 허상일 뿐이다. 이는 우리의 생각이나 감정, 경험이 실재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일시적이며 무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해석하면 이 이야기는 물질적 소유나 외부의 허상에 집착하지 말고, 내면의 진실을 추구하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진정한 깨달음은 외부의 어떤 것에서도 찾을 수 없으며, 오로지 자신의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또 ‘달그림자’는 실현 불가능하거나 덧없는 희망, 목표를 좇는 상황에 비유하기도 한다. 덧없는 희망이나 목표를 추구하는 모습이다. 현실에서 벗어난 비현실적인 이상이나 꿈을 좇는 모습을 빗댄 표현이다. 이는 비현실적인 이상에 대한 동경,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나 허황된 꿈을 좇는다는 의미의 ‘뜬구름 잡기’이다. 아무리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그림 속의 떡’이란 속담을 떠올리면 실현 불가능한 것을 탐내는 상황이 그려진다.
이렇게 ‘호수, 달, 달그림자’는 아무 것도 없는 단순한 허상에서 나아가야 그 본래의 의미를 꿰뚫는다. 이를 문학적으로 끌어오면 더욱 고차원적인 상징의 세계로 이끈다. 즉, 위 단어들은 투사와 통찰의 대상일 때 비로소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예시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그는 마치 호수에 비친 달그림자를 좇는 사람처럼, 덧없는 꿈을 꾸고 있었다.” 여기서 주어 ‘그는’이라는 인칭대명사를 ‘윤석열’이라는 고유명사로 바꾸어 해석한 들 무리 없다. 윤석열과 그 부화수행자(附和隨行者)들이 꾼 덧없는 꿈은 무엇일까? 한 몽상가(夢想家,꿈 같은 헛된 생각을 즐겨 하는 사람)의 이해로는 “호수에 비친 달그림자를 좇는 것 같다.”를 해석하기란 극히 지난한 난제(難題)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