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노인 교육을 평생 교육체계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
한국 사회의 기대수명은 80세를 넘어 90세에 가까워지고 있어 ‘100세 시대’라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현재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고
(노인 인구가 20%를 넘으면 UN에서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주장임),
50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거의 절반인 46%에 이른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오래 사는 사회가 아니라 개인의 인생 구조 자체의 변화는 물론
사회의 인구 구조, 경제 구조, 사회 제도 전반에 커다란 변화가 요구되는 역사적 전환
이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노인교육 정책은 아직도 체계적인 방향과 책임
구조를 갖추지 못한 채 사실상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노인교육은 정책적으로 거의 방치된 수준에 가깝다.
현재 노인교육을 총괄하는 명확한 정책 부서도 없다. 교육부는 이를 평생교육 정책의
일부로 다루고 있고, 보건복지부는 노인복지 정책의 한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부처도 노인교육을 100세 시대의 핵심 국가 전략으로 인식하고 체계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노인교육은 이러한 정책의
공백을 그대로 보여준다.
노인교육은 대한노인회 산하 경로당 및 노인대학, 노인복지관, 종교기관, 일부 평생교육
기관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각 기관에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그 내용은
거의 체계가 없이 단편적이며, 공통된 교육 목표나 표준 교육 과정은 없다.
많은 내용이 노래, 체조, 취미 활동, 단편적 정보화, 교양 강좌 등 여가와 생활편의 중심에
머무르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100세 시대에 어울리는 평생교육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는 국가 평생교육 정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노년기의 학습 참여 확대와 디지털 교육, 문화·여가 교육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있지만 노년기 교육을 인생 후반기의 삶을 설계하고 사회적 역할을 재구성하는 핵심 교육
정책으로 보는 관점은 크게 부족하다.
또한 노년기 직업 활동, 사회참여, 인생 후반기 설계 교육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정책이
아주 부족하다. 이제 노년기는 단순한 인생의 마무리 단계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단계이다.
60세 이후에도 30년 이상의 삶이 남아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긴 인생 후반기를 의미
있고 생산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평생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교육의 시작 시점이 지나치게 늦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우 노인교육은 60~65세 이후에 시작된다. 그러나 인생 후반기 준비는 은퇴 이후
시작해서는 늦다.
100세 시대에는 최소한 50대부터 새로운 삶의 단계에 대한 준비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노인교육은 단순히 ‘노인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인생 후반기를 위한 평생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재구성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생교육 정책 틀 속에서 인생
후반기 교육을 새롭게 재설계해야 한다.
첫째, 노인교육을 복지 프로그램의 일부가 아니라 국가 평생교육 체계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매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물론 고용노동부까지 협력하여 인생 전 과정에 걸친
평생교육 정책 틀 속에서 체계적인 인생 후반기 교육을 포함하는 국가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인생 후반기를 위한 표준 교육 과정을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하고, 필요하면 중요 교과목
표준 교과서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노화 과정에 대한 과학적 이해, 인생 후반기 설계, 직업 활동을 위한 역량 개발, 신체 및
정신 건강관리, 재무관리, 디지털 기술(특히 AI) 활용 능력, 사회참여와 봉사 활동 등을
포함하는 체계적인 교육 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교육 대상을 65세 이상으로 제한하지 말고 50세 이상 중·장년층까지 확대해야 할 것이다.
50대는 인생 후반기의 출발점으로 인생 후반기를 장기적으로 체계적으로 설계하여 준비
해야 할 시기이므로 관련된 다양한 내용(위 표준 교육 과정 제안 참조) 을 준비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인생 후반기 교육을 담당할 전문 인력 양성도 중요한 과제이다.
노인교육 전문가, 평생교육 전문가, 생애설계 상담가 등을 체계적으로 양성해 교육 현장에
배치한다면 노인교육의 전문성과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100세 시대는 단순히 오래 사는 시대가 아니라 평생에 걸쳐 배우고 성장하는 시대이다.
평생교육 체계 속에서의 노인교육, 아니 인생 후반기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회
정책이 되어야 한다.
인생 후반기 교육이 평생교육 체계 속에서 제대로 이루어질 때에 개인은 건강하고 의미 있는 인생
후반기를 살아갈 수 있고, 사회는 경험과 역량을 지닌 고령 인구를 중요한 사회적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백세시대 - 최성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출 처 : 박승배 님의 페이스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