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부처님 계를 받는다고
했으니 어떤 것이 부처님 계율이냐 하는 것입니다.
십중대계十重大戒, 이것을 부처님 계라
해야 될 것인가,
아니면 사바라이四波羅夷 이것을
부처님 계라 해야 될 것인가,
아니면 사십팔경계四十八輕戒른ㆍ
부처님 계라고 해야 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만약 십중대계라는 이름,
사바라이라는 이름, 사십팔경계라는 이름에
따라갈 것 같으면 부처님 계라는 것은 영원히
모르게 되고 말 것입니다.
부처님 계를 받는다고 하니
어떤 것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하면
부처님 계를 영원히 배반하고 마는 것입니다.
' 받지 않는 마음' 이 무엇인가 하면
부처도 받아들이지 않고,
조사도 받아들이지 않으며,
마구니도 받아들이지 않고,
외도도 받아들이지 않으며,
나아가서는 일체를 다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또한 ' 머뭄이 없는 마음無住心'이라
하는 것이니 거기에는 일체가 머물지 못하는 것입니다.
곧 자성이 청정한 진여본성에는
부처도거기 가서 머물지 못하고,
조사도 거기 가서 머물지 못하고,
중생도 거기 가서 머물지 못하고,
외도도 거기 가서 머물지 못하는 것입니다.
일체가 머물지 못하기 때문에 청정하여
때가 없다(淸淨無垢)고 하는 것입니다.
때(垢)가 없다는 것은 진여본성을
가리킴이니 부처님 계를 받는다 하는 것은
중생이 공부를 해서 진여본성, 즉
자성청정심을 완전히 증함으로써 부처님 계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지,
언어문자로써 단순히 고기를 먹지 말라,
술을 먹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하는 등의
말을 듣는 것이 부처님 계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이 단에서 쓰이는 받을 수受자를
머물 주住자로 보면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무수행無受行, 받음이 없는 행은
무주행無住行,
머뭄이 없는 행으로 바꿔 보면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