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공원
우거진 숲과 오솔길
각종나무들과 비둘기, 굴뚝새, 까치, 참새들의 삶터
맑은 공기와 사계절 꽃의 향내를 맡으며
매일 아름다운 공원을 지나 복지관가는 나는 행복한 여자
오늘까지 46년을 쌍문동에
껌 딱지처럼 붙어사는 이유는
남편을 만나서! 도봉산이 좋아서! 이웃들이 좋아서!
나는 이렇게 쌍문동이 제2의 고향이 되었다 오 !
방죽골 양어장 옆집에 시어머니 사시고
우체국 앞에는 시누이 살았지!
1970년에 결혼, 월세방을 시작으로
리어카에 이사 짐 싣고
남색고무신 신은 두 아들은 리어카 끝을 잡고
뒷골목 뒷골목으로
전세방을 전전하며 열 번은 이사를 다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나도 어엿한 아파트주민이라네
호박밭 농촌에서 아파트촌으로
얼굴을 바꾼 도시의 끝자락 쌍문동,방학동
새댁에서 70노인으로 변신한 나, 나, 나
각가지 취미생활 마음껏 즐기며
학 마을 도서관에서 읽고픈 책은 다 빌려읽고
40고개를 넘어선 두 아들 장가가서 옆 동에 살지!
김치, 깍두기, 고추장 참기름에 오이지까지 아들집 들고 가는 할머니!
우리는 일주일이 멀다하고 만나지 !
칼국수에서 갈비까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부모사랑 자식사랑을 확인하지!
행복한 웃음이 넘치는 우리 집!
내 인생 행복의 절정이어라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나는 쌍문동을 영원히 사랑 하리
아니 저 세상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