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이 답변은 신화적 요소를 내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본 것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흔히 문둥병 또는 나병이라고 하는 한센병은 유전에 의해서가 아니라 피부의 접촉을 통해서 옮겨지는 전염병의 일종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을 격리시킴으로써 전염되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성서에 언급되는 나병은 보통 악성 피부질환으로서, 모두가 한센병에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같으면 항생제로써 단 몇일 만에 나을 수 있는 피부병도 당시에는 고칠 수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런 피부 질환을 모두 같은 종류로 취급한 것 같습니다. 열왕기하 5장에서는 게하시가 탐욕 때문에 나병에 걸리는 경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게하시가 당시 피부병 환자였던 나아만의 물품들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옮긴 것으로 보는 것이 의료적인 지식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그런 부당한 일을 하다가 그 병이 옮겨졌기 때문에, 탐욕으로 인하여 엘리사가 벌을 준 것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피부병은 유전되는 것이 아니므로 자손에게 옮겨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후손에게 내린 엘리사의 저주는 후손까지도 그 병이 전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표현한 것이라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아만이 요단강에 몸을 씻음으로 인하여 나앗듯이 게하시 역시 요단강에 몸을 씻음으로 나을 수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생각해 볼 때, 나아만이 요단강에서 일곱번 씻으라고 한 것은 단지 숫자 7을 헤아려 씻으라는 뜻이 아니고 계속해서 요단강의 물에 피부를 깨끗하게 씻어라는 뜻입니다. 나아만의, "요단 강물이 어느 강물보다 특별한게 있느냐"는 말에서 암시되는 것은 물의 성분입니다. 강은 산에서 흘러나온 물이 모여서 흐르기 때문에 산에 있던 성분이 녹아 있습니다. 그 성분에는 피부병에 좋은 약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엘리사가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나아만을 치료한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가 유명해졌기에 마치 그에게 인간을 치료하고 부활시킬 수 있는 기적의 능력이 있는 것으로 묘사된 것입니다. 따라서 피부병을 치료할 묘안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가장 평범한 방법인 몸을 청결하게 하라는 처방을 내린 것 뿐이며, 그 처방에 의해서 나아만이 나았기 때문에 이 일화가 기록된 것이지, 만일 낫지 않았더라면, 이 이야기 자체는 기록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단 강물 속에 피부병의 치료제가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나의 경험인데, 나는 흔히 겪고 있는 발바닥 각질이 심합니다. 그래서 겨울마다 발 바닥 뒤꿈치가 갈라져 걸을 때 통증을 느끼곤 했지만, 식초로 7번 씻은 다음부터는 각질이 부드러운 피부로 변했습니다. 각질도 일종의 무좀균에 의한 피부질환입니다. 비슷하게 요단 강물 속에 이런 치료성분이 있었기 때문에 7번(=여러번 계속해서 라는 뜻) 몸을 씻으니 몸이 정상 피부로 돌아 온 것입니다. 또한 열왕기하의 기록이 시대순으로 되어 있다면(그렇다고 봅니다) 8장의 내용에서 추리할 수 있는 것은, 게하시가 피부병이 옮겨 왔으나, 그는 나을 수 있었으며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엘리사의 사환으로 일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어떤 잘못을 했다고 해서 영원히 벌을 주시는 분이 아닌 것과 잘 조화됩니다. 다만, 열왕기하 5장에서는 게하시가 피부병에 전염된 것의 동기가 그의 탐욕 때문이라는 교훈을 주는 것이 명백하며, 결국 모든 병의 근원이 죄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교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