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미국 샌디애고에 사는 딸네 집에 놀러 갔다가 딸네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토리 파인즈 활공장이 있어서 비행을 했습니다. 그 때 일지를 올립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집 근처 해변에 갔다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토리 파인즈 활공장이 근처에 있어 둘러보았습니다. 일기예보를 확인한 바로는 바람이
약하고 거기 근무하는 홍경기씨가 11월 부터는 팜 스프링스의 골프장에 근무하고 거기에 없는데다가 한국에서 패러글라이딩 면허를 발급해 가지고
갔지만 거기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그냥 구경이나 하려고 갔습니다.
그런데 활공장에 도착해 보니 비행들을 아주 잘 하고 있었고 바람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래서 사무실에 가서 비행을 할 수 있겠느냐니까 의외로 쉽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내 한국 자격증을 보여주고 경력을 물어보기에 20년 비행 했다니까 아무 문제 없이 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장비도 빌릴
수 있느냐니까 비행복 까지 다 빌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알아 본 것과는 전혀 딴판입니다. 진글라이더 모자를 쓰고 간 것이 도움이 된
걸까요?
한달치 회비 15붙을 주고 한달치 비행 허가증을 받았고, 하루 비행하는데 10불과 장비 대여료 90불을 내고 장비를 빌렸습니다.
다행히 내게 잘 맞는 비행복도 있었고, 고급 장비도 거의 새것으로 빌려주었습니다. 장비는 거기 근무하는 인스트럭터의 개인 장비라고 하는데 오존의
러쉬4였습니다.
5장 가량 되는 비행 허가서 및 서약서에 수십 군데 싸인을 하고 토리 파인즈 활공장에서의 주위사항을 담은 비디오를 보고 비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륙장은 철저히 비행자 외에는 통제하고 있었는데 우리 딸이 나를 촬영하기 위헤서 이륙장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내가 싸인 한
서약서와 같은 서류에 똑 같이 수십 군데 싸인을 하고 이륙장 안으로 들어와서 나를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 때가 돼서 샌드위치를 사 먹고 장비를 받아서 먼저 이륙장 뒷편 잔디밭에서 기체 핸들링 연습을 충분히 한 후에 이륙장으로 가서 이륙을
하려고 했는데 해안 절벽 가까이에서는 기체가 잘 안 올라옵니다. 뒷편에서 기체를 세워서 앞으로 끌고 나와야 한다고 하고 이륙을 하기 좋은 지점도
알려줘서 무사히 이륙을 했습니다.
해안절벽을 따라 비행하는데 바로 옆이 유명한 토리 파인즈 골프장입니다. 골프장에서 골프 치는 것을 구경하면서 비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패러글라이더 뿐 아니라 행글라이더, 무동력 모형 글라이더 들도 같이 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세가지가 같이 비행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천혜의 활공장입니다.
해안 절벽의 리지 거리는 3-4 키로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바람이 일정해서 비행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는데 교행하는 비행체들을 피해서
비행하는 룰을 철저히 지켜야 하고 이륙장 근처에 접근할 때는 지급된 호루라기를 5초에 한번씩 불어야 하고 착륙할 때도 호루라기를 불어야
합니다.
한참 비행하다가 탑 랜딩을 했습니다. 거기는 아무리 초보자라도 탑 랜딩을 할 수 밖에 없더군요. 해안에 내리면 한 시간 이상을 기체를 끌고
가파른 절벽을 올라와야만 합니다. 다행히 해변에 내리는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한번은 바다 위로 날아갔습니다. 바다 위로 갈 때는 고도가 떨어지지 않아서 한참을 나갔는데 돌아오면서 고도가 떨어져서 해안 절벽 까지 왔을
때는 절벽의 중간 까지 고도가 떨어졌습니다. 마침 바람 까지 좀 약해져서 고도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좀체로 절벽 위로 올라가지 않아서 해변에
내려서 쌩 고생을 해야 하나 걱정이 많이 됐지만 다행히 바람이 좋아져서 절벽 위로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3번의 비행을 하고 3번 탑 랜딩을 하고 4번 째 비행을 하고 있는데 무전기로 끝 날 시간이 됐으니 내려오라고 해서 내렸습니다. 내려서
기체를 정리하고 반납을 하니 직원들이 바로 퇴근을 하더군요. 그리고는 바로 어두워졌습니다.
천혜의 활공장이기는 하지만 해안 리지 비행이라서 비행이 아주 단조롭습니다. 그것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첫댓글 오늘 매경에 미 최고의 휴양도시 샌디에이고 토니파인즈글리더 포트에 관한 기사가 나왔습니다.절벽,해변,확 트인 바다 3박자가 정말 예술이라고 하며, 1928년부터 86년에 이르는 비행장소라 소개 되었습니다.
좋은 비행 축하드리고, 나중에 재미있는 이야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