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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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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ktusjye/221314925698
태풍 '쁘라삐룬'은 소멸했다.
아침 출근 길,
강풍과 폭우에 깨끗하게 씻긴 하늘은
또 다른 태풍소식에도 전야의 고요처럼 파랗다.
사람 욕심은 만족을 모른다.
인왕산 매력에 흠뻑 빠져 십 수번을 드나드니
그마저 시큰둥해진다.
아차산, 용마봉, 망우산을 찾아보니
도심에서 이동시간이 길지않은 또 다른 곳을 찾게된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
상계역에 내려 1번 출구로 나온다.
오늘 목적지는 해발 507.9미터 불암산이다.
불암산공원을 들머리로 찾아간다.
마트에 들러 생수 한 통을 구입한다.
그런데 공원입구에 약수터가 있다.
수질검사결과 판정은 '적합'이다.
아쉬움은 잠시, 담을 통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랴?
수락산, 불암산 등산 안내도다.
산에 좀 오른다는 사람에게
'불-수-사-도-북'은 기본이라는데
나에게는 시간이 아닌 체력으로 언감생심이다.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앞머리를 딴 명칭이다.
포장도로를 따라 들머리로 들어선다.
왼쪽 계단은 정상 1,865미터, 청암약수터 방향,
오른쪽 포장도로는 정상 1,860미터, 정암사 방향,
갈림길이다.
마음은 왼쪽 계단을 오르고 싶은데
이정표에 정암사 '아미타칠존도'가 마음에 끌려
'정암사'를 찾아 포장도로를 올라간다.
길 왼쪽 계곡 물이 꽤 맑고 수량이 많다.
또 다시 갈림길이 나타난다.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올라간다.
길 오른쪽 조금 올라간 곳에
보호 목책을 둘러놓은 오똑 솟은 바위가 보인다.
'남근석'이다.
생긴 형태로 인근 주민들이 부르는 이름이라는데
잉태와 다산을 기원하는 우리 토속 신앙이다.
아무도 모르게 정한수 떠놓고 기도한
옛 여인네들의 간절한 손길과 한숨이 결실을 맺었기를...
옹벽으로 안전하게 정비된 계곡을 조금씩 오르다보니
크고작은 돌들이 제멋대로 자리잡은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다.
계곡 드러난 돌에 발을 걸친 등산객은
흘러내린 땀을 씻어내고 있다.
정암사입구 갈림길이다.
정암사를 찾아 포장도로를 조금 더 올라간다.
진행방향은 철조망에 막힌 막다른 곳,
당산목처럼 자리잡은 나무를 두른
둥근 시멘트 돌담 위에 아담한 돌탑이 늘어섰다.
왼쪽 정암사 올라가는 길 입구,
제법 연륜있어 보이는 석탑 두 기가
몸통만 남은채 훼손되어 방치되어 있다.
고찰이나 명찰에 조성된 불탑에 비해
그 정성이나 손길이 부족하지는 않을터, 안타깝다.
종무소에서 대웅전 올라가는 단차를
시멘트옹벽과 필로티 구조로 설치해놓은 모습이 낯설다
어느것이 '아미타칠존도'일까?
경내를 열심히 찾아보지만 알 수 없다.
대웅전 앞, 필로티 위가 훤히 트여 조망이 좋다.
아침 맑게 갠 하늘은
바람이 몰고 온 구름으로 하얗게 덮였다.
범종이 풍상에 그대로 노출되어있다.
빗물이 남긴 누런 상채기,
범종도 빗물도 서로 보듬으며 신세 한탄을 한다.
대웅전과 오른쪽 7층 석탑이 보인다.
대웅전 뒷쪽 삼층석탑과 그 왼쪽 돌계단이 보이는데
등산로는 없다는 안내와 삼성각, 석굴암 방향 이정표가 보인다.
삼성각이야 자주 보지만
'석굴암'이라는 명칭이 발길을 이끈다.
석굴 앞쪽으로 시멘트 지붕을 인 것으로 보인다.
안으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삼성각에
불화와 성상이 모셔져있다.
그 왼쪽, 석굴 안에는
여래불이 모셔져있다.
따로 모셔진 일반적인 형태에 비해 특이하다.
필로티 위 열린 구조 옥상이
얼마전까지는 연등으로 빽빽했으리라 짐작된다.
대개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다.
후에 이런 후기를 작성할 때도 이용하고
두고두고 기억을 더듬는데도 유용하다.
돌아 내려오는 길,
'아미타칠존도' 행방에 대한 궁금증으로 종무소를 찾아가는데
총무스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젊은 스님이 나를 부른다.
"어디에서 오셨는데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으세요?"
아마도 CCTV가 설치되어 나를 쫓았나보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여기저기 구경다니며 사진을 찍고있습니다."
의심스런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그런데 아미타칠존도는 어디에 모셔져있나요?"
느낌이 그랬을까, 머뭇거림이 스친다.
"그건 서울시에 보관되어 있어요."
아마도 이정표에 '정암사(아미타칠존도)'가 없었다면
부족한 시간을 쪼개 일부러 오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에
많이 아쉽다.
'아미타칠존도'는 유명한 화승 천여가 1833년 그린 불화로
서울특별시 문화재로 지정되어있다.
돌아 내려와 정암사입구 갈림길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그 산에 대한 기억은 특별한 한가지로 남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이곳 불암산은 나에게
깨끗하고 풍부한 계곡으로 남을듯 하다.
지난 몇 일 내린 많은 비의 여운이
경쾌한 소리로, 맑은 청량함으로
불암산을 기억하게 할 것이다.
계곡은 풀섶뒤로 숨어버렸지만
바위를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귀에 울린다.
보지않아도 보이는 모습이 웃음짓게 만든다.
소홀해진듯한 연인에게 드러내는 괜한 심술,
토라진 모습을 보는 느낌이랄까?
'나도 당신한테 관심없어졌어...'
하지만 타는 속내는 다 보인다.
평일이지만 도심에 연한 명산답게
찾는 이들을 자주 마주친다.
특히 출입을 금하는 철책이 없으니
계곡 안쪽에는 사람소리도 간간히 들린다.
곳곳에서 갈림길을 만나지만
사실 어느곳으로 가더라도 정상으로 이어지리라는
믿음은 자만일까?
계곡에 자리잡은 등산객의 쉼, 여유가 부럽다.
해발이 높아지면서
모습을 드러내는 바위들이 웅장하고 기묘하다.
오르는 길 오른쪽,
'입석대'라는 이름까지 써붙인 꼿꼿한 바위가
형상으로 그 명칭을 설명하고있다.
아주머니 한 분을 추월하는데 건너편 체육공원을 가르키면서
"여기까지만 와도 운동하기 좋아요."하신다.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네."대답하고는
운동기구가 놓인 곳을 사진에 담는다.
하지만 나는 오른쪽 정상 이정표를 따라간다.
물기가 많지않은 계곡건너
목책 나무계단을 한동안 올라 깔딱고개에 오른다.
깔딱고개에 올라선다.
깔딱고개 쉼터 난간에 올라 원경을 담는다.
정상으로 향하는 방향,
타포니현상으로 생긴 구멍을 흉터처럼 달고있는 바위가 보인다.
암릉이 세월의 풍상에 잠식된 흔적이다.
잘게 부스러진 모래에 씨가 날려와
싹을 틔우고 숲을 이루었다.
본격적인 암릉구간이 시작된다.
틈새에서 자란 소나무가 줄지어 그늘을 드리우고
오른쪽 숲그늘 아래 거북산장은
무더위에, 허기에, 갈증에 지친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거북바위'다.
하지만 아직은 형체가 뭔가 부족하다.
앞쪽 머리와 뒤쪽 몸통이 구별된다.
드리운 나무 그늘이 오묘한 문양을 만들었다.
정상을 앞둔 산허리에서 돌아보니
도심을 품었던 산이 점령당하는 느낌이다.
암릉을 오르는 구간이다.
철책을 둘러 사계절 어떤 환경에서건
쉬이 오를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직도 이곳은
식물이 쉽게 뿌리내릴수 있는 환경을 허락치 않는다.
하지만 자연의 시계로는 머지않아
이곳도 시원한 숲그늘에 가리워지리라.
정상에 닿는 막바지는 계단으로 연결된다.
불암산 정상 태극기 아래 정상석이 보인다.
부탁하여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남긴다.
적당한 곳에 자리가 없어
조금 멀리서 줌을 이용했다.
정상 바위위로 오르는 길이다.
로프가 있지만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
위에 공간이 없다면 그냥 내려올 예정이다.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너머 평평한 바위에는 누군가 이미 자리를 잡고있다.
해발 508미터 불암산 정상이다.
산의 형상이 송낙(소나무 겨우살이로 만든 여승이 쓰는 모자)을 쓴
부처의 모습과 같다 하여 '불암산'이라 불리게 되었으며,
조선 세조가 명명하였다는 '천보산'과
먹골 · 벼루말과 함께 땅의 기운을 꺾는다는 문방사우의 이름을 빌린
풍수지명 '필암산(붓바위산)'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출처 : 한국지명유래집 중부편 지명, 2008. 12., 국토지리정보원>
셀카로 기록을 남긴다.
건너편 아래로 해발 479미터 '석장봉'이 보인다.
바위에 새긴 이름이 부끄럽다.
이름을 새겼는데 무명과 다를바 없다.
북한산과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산군이 수려하다.
하산하는 길이다.
'쥐바위'라는 명칭에 찬찬히 들여보게 만든다.
한참 고민하게 만들더니
위와 아래 돌을 지탱하듯 박힌 모습이
뾰족한 윗니 두 개를 가진 쥐를 연상하게 한다.
왼쪽으로 돌아가는 바위 뒷면 아래
정성스럽게 올려쌓은 돌탑이 눈길을 끈다.
왼쪽 절벽 빗면 아래쪽 바위에 철책이 박혀있다.
아마도 내려가는 길이 있는 모양이다.
석장봉 가는 능선이다.
앞쪽 불쑥 올라온 돌 윗쪽이 조금 더 넓다.
다른 산에서도 가끔 보게 되는데
배가 정박하도록 밧줄을 묶어두는 계선주, 기둥 모양이다.
어느 곳에서는 태곳적 바다였다는 증거라고 한다.
석장봉가는 능선 왼쪽으로 매끈한 바위가 멋지다.
석장봉 오르는 방향이다.
석장봉에 올라 정상쪽을 사진에 담는다.
끝쪽 제일 높아보이는 방향으로 셀카를 찍는다.
석장봉에서 내려와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불암산이 사암지형이라더니
과연 부스러진 돌쪼가리, 모래가 그득하다.
안내도에서는 확인되지않는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계단으로 내려간다..
계단 중간 전망 좋은 곳에서
외곽순환도로와 수락산 방향을 조망한다.
바위가 부스러진 마사길을 내려간다.
모래가 부드러우리라는 착각과는 달리
매우 조심해야 할 길이다.
서두르다보면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해 다치기 십상이다.
오히려 조금 경사가 있어도 바윗길이 편안하다.
이번 폭우에 생긴 골이 또렷하다.
다시 바람과 잔잔한 비가 메꾸어 놓을 것이다.
땅속에 내렸던 뿌리가
흙과 모래의 유실로 드러났다.
이미 더 깊이 뿌리를 내려 뽑힐 염려는 없다.
'폭포약수터 갈림길'이다.
이곳 등산로 이정표는 현위치 표시가 되어 있어 좋다.
폭포약수터 방향이 맞지않을까 짐작했지만
스마트폰이 가르키는 방향은 통일약수터 방향이다.
길은 완만해 좋아졌다.
하지만 암반위로 난 길은
흔적을 찾아가기 쉽지않다.
길을 따라가는 이들이 있는 반면,
즐겨 암반을 따라가는 이들이 있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가끔씩 낭패를 보기도 한다.
어디서 어긋났는지
암반 위 길을 따라가고 있다.
아니면 제대로 따라왔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드러난 길이 보이고
다시 암반위를 따라 걷는다.
평일이라고는 하지만
주등산로에 비해 사람을 마주치는 일이 없다.
계곡쪽으로 철책을 드리운 등산로로 내려선다.
갈림길에서 계곡을 건너는 곳,
비스듬히 내려오던 바위가 한풀꺽여 골을 짓고
잠시 돌아 흘러내리는 틈에 물이 고여있다.
온몸과 상의는 땀에 흠뻑 젖어 꼴이 말이 아니다.
마음 같아서는 훌렁 벗고 뛰어들고 싶지만
그럴수는 없는 일, 두손으로 물을 떠 세수를 한다
비가 안내렸다면 평범한 계곡 풍경이
몇 일 내린비에 초라하긴 하지만 충분한 눈요기감이 된다.
통일약수터 방면을 보고 내려왔는데
닿은 약수터가 '폭포약수터'다.
준비해간 생수는 바닥난지 오래고
갈증도 채우고 생수병도 채울 요량이었는데
'음용금지' 주의문이 달려있다.
약수터 아래 공터 바닥에 선이 보인다.
배드민턴장이 아니었나 짐작된다.
오르는 길 초입부터 깔딱고개까지 이어지던 계곡이
정상부에서 폭포약수터까지 끊어졌었다.
하지만 불암산 산행 내내
곁에 따라왔었다는 착각에 빠진다.
날머리가 멀지 않은것 같은데
계곡쪽으로는 철책이 막아서고 있다.
그 너머로 간간히 보이는 모습이 시원하다.
왼쪽이 내려온 길, 오른쪽이 천보사 가는 길이다.
왼쪽은 내리막길이다.
오른쪽은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로 짐작된다.
이번에 벗어나면 못만나리란 생각에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경수사다.
사실 큰 기대없이, 깨끗한 계곡 한 번 더 보고
막혀있지 않다면 손이라도 한 번 담가보자고 찾아간...
법당 뒤로 높직한 암벽을 두른 모습이
불자가 아닌 내게 특별해보이지 않는다.
경내로 조금 더 걸어들어간 순간
대략 30 ~ 40미터 높이 직벽에서 떨어지는 계곡이
장엄한 폭포를 이루었다.
비온 뒤 절정의 순간을 마주하진 못했지만
산을 넘은 피로는 사라지고
산을 찾는 보람이 증폭되기에 충분하다.
양각불상이 기와지붕을 이고있다.
앞 왼쪽 범종이 비닐에 덮여있다.
자료를 정리하며 확인하니
이곳이 '불암폭포'다.
비온뒤에만 연출되는 장관인 셈이다.
그제서야 뒷편 계곡쪽으로 쳐진 철책이 이해되었다.
일주문 없는 경수사를 나와
포장길을 따라 간다.
불암산 자락 '넓은마당'이다.
서울둘레길, 불암산둘레길을 따라 계단을 올라간다.
오른쪽 산봉오리 방향이다.
둘레길을 따라간다.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지난다.
다리에 서서 상류쪽 계곡을 본다.
이곳에서도 계곡으로 들어갈수 있도록
다리 올라서기 전 공간이 있다.
인근에 산다면
비 개인 후 아이들과 찾아도 좋을것 같다.
스탬프투어를 하는 서울둘레길,
스탬프보관함이 우체통과 같은 모양이다.
마침내 날머리로 나선다.
날머리, 서울둘레길 바닥 이정표가
잘못나온거 아니냐고, 다시 돌아가라고 종용한다.
그렇게 당고개역에 도착해
왔던 길을 거슬러 돌아간다.
그동안 보관해온 사진 자료속에서
십여년전 불암산 산행을 했던 기록을 본다.
어떤 코스였는지는 알수 없다.
다만 사진과, 파일 이름으로
직장 동료들과 함께였슴을 알게된다.
맑은 계곡과 풍부한 수량,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불암산은 한동안 좋은 기억으로 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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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을 밥싸가지고
매일 다른산으로 옮겨가면서 열심히 유산소운동한 결과
관절에 무리가와서 인공관절하라는 걸 운동으로 버팁니다
기계도 70년쯤 쓰면 형체도 알아 볼 수 없겠지만
사람이라 잘 버티는데 좀 조심은 해야할갓같아요
파르라님도 너무 무리하지마세요
장문의 기행문에 감탄을 하겠습니다
대단한 노력과 인내에 박수를 보냅니다
많이들 조언해주시는데
아직은 몸에 무리가 없는듯 해서 지내고 있습니다.
내년 3월 말 퇴직하면
둘레길 위주로 걸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쯤 되면 여유를 찾지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진가득 녹색이 좋습니다. ^^
참 좋은 계절인것 같습니다.
무더위만 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