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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스스로를 점검하기 위해 떠난 2년간의 세계 만행. 선방 수좌 원제의 조금 특별한 수행기! 새벽 3시에 일어나 예불을 올리고, 하루 총 열 시간의 좌선 수행을 하고, 수행 사이사이에 밥을 먹고 빨래를 하고 밭일을 하는 선방 수좌의 삶. 여름, 겨울 안거(安居)에 들어가면 1년의 절반은 이렇게 동일한 삶의 패턴으로 지낸다. 그동안 제방 선원에서 20여 안거를 지낸 젊은 수좌 원제 스님. 단순하고 소박하면서도 규칙적인 삶을 좋아하는 그가 2012년 9월, 산문 밖을 나가 2년여 시간 동안 5대륙 45개국을 다니는 세계 일주를 완수했다. 그동안 해오던 수행을 세계 도처에서 점검해야겠다는 결의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한국 불교와 선 수행을 알리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다. 고집스레 두루마기 승복을 입고, 낡은 삿갓을 쓰고, 손엔 염주를 쥔 채 세계를 누빈 원제 스님의 여행의 순간, 깨달음의 기록.
목차
『다만 나로 살 뿐 1』
■ 서문
피츠로이에 일주문을 세우다
■ 여행을 시작하며
세계 일주 제1호 스님
카우치서핑_한국 해인사
네 명의 서퍼와 은애 씨_한국 해인사
1. 여행도 삶도, 꼭 의미가 필요할까요?
시작의 108번 게이트_중국 티베트
티베트의 주도, 라싸_중국 티베트
스님, 산소 다 떨어졌는데요_중국 티베트
나 또한 풍경이 된다_중국 청두
청두에 사는 두 친구, 리와 밀리_중국 청두
애들은 애들의 일을 할 뿐_중국 구채구
삶이 뭐 거창한 건가요_중국 청두
피에르와 만나다_중국 샹그릴라
바쁜 중국에서 평온한 라오스로_라오스 루앙남타
차경과 현요_라오스 루앙프라방
철벽승 원제_라오스 방비엥
마음챙김 농장_태국 치앙마이
몽키 포레스트_인도네시아 발리
바보 도인_네팔 카트만두
두 번의 번지점프_네팔 카트만두
무심의 한가운데서_네팔 히말라야
나의 친구 피에르에게_인도 바라나시
슬픔은 나눌수록 줄어듭니다_인도 카주라호
매너리즘 굴복기_인도 리시케시
달라이 라마를 뵙지 못한다 해도_인도 다람살라
배움보다 익힘_인도 판공초
당신의 안목은요?_인도 우다이푸르
예비출가자 마니쉬_인도 벵갈루루
목샤로 찾아오세요_인도 벵갈루루
재정비를 위해 한국으로_인도 뉴델리
2. 오늘 밤엔 오늘 밤의 꿈을, 내일 아침엔 또 내일의 햇살을
이미 충분하다_영국 런던
스톤헨지, 〈세계 불가사의 탐방〉의 시작_영국 솔즈베리
바람에 날아간 차경_영국 에든버러
브뤼셀의 화가 은애 씨_벨기에 브뤼셀
어쨌든 우리는 살아간다_프랑스 파리
포르투의 밤바람_포르투갈 포르투
아즈키와 모찌_스페인 마드리드
뿜_스페인 그라나다
과일주스와 원준_스페인 바르셀로나
바티칸에서 보내는 엽서_바티칸 시국
이아 마을의 소매치기_그리스 산토리니
삐딱함도 끈기가 필요하다_이탈리아 피사
아주 특별한 만남_이탈리아 밀라노
시간을 견디는 일_독일 뮌헨
프라하의 봄_체코 프라하
덴마크의 불교인 브라이언_덴마크 에스비에르
당신의 정부를 얼마나 신뢰하나요?_덴마크 에스비에르
두브로브니크의 도묘_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영원한 사랑_크로아티아 스플리트
■ 한 권의 책을 마치며
세계 일주와 사마귀_그리스 델포이
『다만 나로 살 뿐 2』
■ 여행은 계속되고
오후 두 시의 옥상 정원_일본 도쿄
교토 유학승, 법장 스님_일본 교토
보수 공사 중입니다_일본 히메지
3. 본래 땅은 다시 딛고 일어나라고 있는 것입니다
불기자심_터키 이스탄불
셀축의 꼬맹이들_터키 셀축
그 누가, 저 어미를_이스라엘 예루살렘
이스라엘에서 만난 숭산 스님_이스라엘 텔아비브
블랙홀 다합_이집트 다합
스쿠버다이빙과 블루홀_이집트 다합
크리스마스, 그리고 마지막 일몰_영국 런던
긴축 재정을 실시합니다_탄자니아 모시
모시의 카페_탄자니아 모시
하쿠나 마타타, 잔지바르_탄자니아 잔지바르
선택과 책임_탄자니아 잔지바르
승복이라는 보호구_나미비아 빈트후크
인생 숙제_나미비아 나미비아 사막
시선_나미비아 나미비아 사막
소중해진다는 건 길들여진다는 것_나미비아 나미비아 사막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_남아공 케이프타운
손님맞이_남아공 요하네스버그
4. 고요함 가운데 움직임이 있고, 움직임 가운데 고요함이 있다
리우의 예수님을 만나다_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따귀 헌정식_브라질 사쿠아레마
라보카의 무희_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사기꾼 원제_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미 트레킹의 정수_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암벽과 허공_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풍경과 인물_칠레 푸콘
가방을 훔치지 못한 남자_페루 아레키파
우유니에서 만난 소년_볼리비아 우유니
축복인가 족쇄인가_볼리비아 포토시
꽃거지 한영준_볼리비아 수크레
한 친구의 독특한 세계 일주_볼리비아 산타크루스
브라질에서 브라질 월드컵을 보는 일_브라질 쿠이아바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_페루 우아라스
쥐다!_에콰도르 과야킬
두 개의 적도 박물관_에콰도르 키토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_콜롬비아 메데인
Give me a blessing_콜롬비아 카르타헤나
진정한 혁명_쿠바 아바나
말레콘의 낚시꾼들_쿠바 아바나
글쎄올시다_쿠바 아바나
공허함을 어떻게 채우지요_쿠바 아바나
네가 울어서 기쁘다_멕시코 산크리스토발
피에르_미국 플래그스태프
FREEDOM IS NOT FREE_미국 워싱턴 D.C.
자신의 얼굴에 책임진다는 것_미국 워싱턴 D.C.
■ 여행을 마치며
해남 스님
어머니의 꼭감
세계 일주의 의미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저 : 원제 (圓帝)
세상이 가짜 같아 삶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그런 세상에 잘 적응은 했으되, 현실에서 5센티미터 정도 떠 있는 듯한 분리감에 많이 힘들었다. 사람과 인생을 모조리 알게 된다는 3수를 거친 방황의 끝에 서강대학교에 들어갔지만, 이 말은 거짓말이었다. 사람과 인생 모두 혼란스러웠다. 그런 와중에 종교학을 전공하면서 불교를 접했는데, 그간의 모든 방황과 실패가 불교를 만나기 위함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러나 불교 강의 학점은 D였다. 그래도 결심했다. 나는 진리를 위해서 살겠노라고. 군 시절 ‘고무신’이었던 착한 여인에게 홍대 앞에서 거침없는 하이킥으로 두들겨 맞는 진리를 경험한 후 출가를 결정했다. 2006년 해인사로 출가, 도림법전 스님의 제자로 스님이 되었다. 그러나 선원에서의 수행은 녹록지 않았다. 너무 힘들어서, ‘에라 모르겠다, 세계 일주나 가자!’ 하고 2012년 9월부터 2년여간 티베트 카일라스를 시작으로 5대륙 45개국 세계 일주를 했다. 수많은 고생을 한 후 수행은 훨씬 수월해졌다. 이후 ‘최선을 다하지 않으리라’는 삶의 좌우명으로 그냥저냥 쉬는 듯 노는 듯 지내고 있다. 현재 김천 수도암에서 정진 중이다.
출판사 리뷰
“매일매일이 정면승부입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정면승부입니다.”
스스로를 점검하기 위해 떠난 2년간의 세계 만행
선방 수좌 원제의 조금 특별한 수행기
절에서의 삶은 무척이나 단순하다. 수행 정진 기간인 여름, 겨울 안거(安居)에 들어가면 새벽 3시에 일어나 예불을 올리고, 하루 총 열 시간의 좌선 수행을 한다. 수행 사이사이의 시간에 밥을 먹고 빨래를 하고 밭일을 한다. 1년의 절반은 이렇게 동일한 삶의 패턴으로 지낸다. 선원에서 살아가는 일반 수행자들의 삶이다.
그동안 제방 선원에서 20여 안거를 지낸 젊은 수좌 원제 스님. 1년에 여섯 달씩 꼬박 10년이 넘는 시간이다. 원제 스님은 이런 단순하고 소박하면서도 규칙적인 삶을 좋아한다. 절 밖으로 나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가 2012년 9월, 산문 밖을 나가 2년여 시간 동안 5대륙 45개국을 다니는 세계 일주를 완수했다. 원제 스님은 이를 두고 스스로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아이러니’라고 말한다.
커다란 배낭에 침낭과 모기장, 가사와 승복, 카메라와 노트북, 트레킹화와 샌들, 비상약과 자물쇠를 넣었다. 108 참회문과 성철 스님이 쓰신 ‘불기자심(不欺自心)’ 명함판도 챙겼다. 절 밖에서도 매일 108 참회문을 하겠다는 결심의 준비물, 세계 각지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건넬 성철 스님의 경구였던 것이다. 그렇게 27킬로그램 무게의 가방을 메고 산문 밖을 나섰다. 수행이 진척되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걷는 듯한 답답함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동안 해오던 수행을 세계 도처에서 점검해야겠다는 결의가 뒤따랐다.
“이 책은 세계 일주의 기록입니다. 또한 눈앞의 허공을 도량 삼아 살아가는 원제라는 한 수행자의 조금은 특별한 수행기이자,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책 속에서
“이제, 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두루마기 승복, 낡은 삿갓, 흑요석 염주와 함께한 길 위의 시간
승려의 여행은 어떤 특별한 것이 있을까. 원제 스님은 여행 기간 동안 고집스레 삿갓을 쓰고 두루마기 승복을 입고 손에는 염주를 들었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이기에 좋은 숙소, 음식은 애당초 거리가 멀었고, 여행하는 도시의 현지인 집에 머물 수 있는 카우치서핑(Couch Surfing, 잠잘 만한 ‘소파couch’를 ‘옮겨 다니는 일surfing’을 뜻하는 여행자 네트워크)을 통해 식비와 숙박비를 절약했다. 비용 절감도 중요했지만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한국 불교를 알리고 선 수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원제 스님만의 여행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카우치서핑에는 프로필에 소개된 내용을 단어로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는데, 이 기능은 여행하는 도시의 호스트를 찾을 때 무척이나 유용했습니다. 저는 좋은 집을 가지고 더 안락한 조건을 제공하는 호스트보다는, 불교와 명상, 선(禪)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과의 만남을 우선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검색으로 사용한 단어는 Buddhism이나 Meditation, Zen 등과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카우치서핑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재능 기부인데, 저는 선 수행이 제 전문 분야였기에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만나려 했던 것입니다. 다행히 불교와 수행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고루 있었습니다. 그들에겐 한국에서 찾아온 진짜 선승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고, 저로서는 세계 도처에 있는 불교 수행자를 만나 직접 대화를 나누며 교류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티베트 카일라스를 시작으로 한 스님의 만행은 중국, 네팔, 인도를 거쳐 유럽, 남미, 미국으로 이어졌다. 여행의 길목에서 그는 선 수행을 실천하는 중국인, 출가를 준비하는 인도인,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받아 관음선종 센터를 운영하는 이스라엘인을 만났다. 불교와 명상, 선에 관심 있는 사람을 만나면 그가 누구라도 스님은 미리 챙겨 간 한국 불교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함께 보며 한국의 선 수행 문화를 설명하고 안내했다. 수행 농장을 일구는 사람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외국인들을 위한 법문을 펼치고, 영국의 한 교회에서 낯선 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예배를 보았다. ‘인연 따라 자연스럽게 살자’, ‘우리 삶은 변화와 흐름의 연속’이라는 원제 스님의 삶의 신조는 여행길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멍 때리는 판다를 보며 우리 인생사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원숭이와 장난을 치다 수행의 이치를 점검하며, 도둑에게 가방을 통째로 도난당하고 나서야 자신의 집착과 아집을 알아챈 원제 스님의 기록들은 때로는 헛헛한 웃음을, 때로는 깊은 깨달음을 전한다.
삶과 죽음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은 고행의 순간도 있었고, 햇살이 약해지는 오후 4시 즈음 근처의 사원으로 가 불상 앞에서 매일의 일과인 108 참회를 하며 평화에 몸과 마음을 누이는 순간도 있었다. 극심한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대는 시간도 있었고, 특이한 옷차림인 자신에게 다가와 축원을 요청하는 이들에게 진심을 다해 〈반야심경〉과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읊어주는 시간도 있었다.
돌이켜보니 모든 순간순간이 수행이었고, 모든 이들이 살아 있는 스승이었다.
“제가 세계 일주를 하며 꼭 즐겁고 긍정적인 경험만 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좋든 안 좋든 그 수많은 상황을 접하며 낱낱의 경험들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비움으로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 그 모든 경험을 치러냄이 모두 훌륭한 수행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저는 세계 일주가 끝난 뒤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 일주를 하던 당시에는 그런 여러 경험의 수행을 치러내느라 바빠서, 또 그렇게 비움으로 제대로 돌이킬 만한 사색의 여유가 없어서, 도리어 그것이 수행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던 듯합니다. 그때도 연습 중이었고, 지금도 연습 중입니다.” -책 속에서
나 자신의 혁명을 위해 떠난 원제 스님의 길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었습니다”
수행자가 결행한 세계 일주의 기록을 남기는 것이 여러 사람에게 희소하고도 의미 있는 간접 경험이 될 거라는 생각에 원제 스님은 2012년 9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25개월간의 경험을 블로그와 월간 〈해인〉에 연재했다. 그 여행기를 책으로 엮자는 요청이 많았지만 원제 스님은 여행의 의미를 규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다.
아직도 그 의미와 영향을 찾는 과정이고, 앞으로의 삶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고 확인될 것이라 믿고 있다.
“저는 확신합니다. 수행을 통한 고요하고도 근원적인 혁명이야말로, ‘나’에 대한 실체화와 과도한 중심성을 전복시키고, 활달히 열린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을 새롭게 보는 안목을 살려내는 진정한 의미의 혁명이라고 말입니다. 그렇기에 저에게 진정한 혁명이란 바깥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바뀌는 것입니다. 내가 바뀌고 시선이 바뀌면, 바깥의 사람들과 세상이 모두 자연스럽게 뒤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비록 일이 이미 벌어진 뒤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만, 세계 일주를 하며 저는 저 자신과 시선이 바뀌는 조용한 수행 혁명을 부단히 해가고 있었습니다. 세계 일주 역시 수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또한 수행이 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한국으로 돌아오고 난 뒤 눈앞의 삶으로 틈틈이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책 속에서
수년이 지나 여행의 기록들을 다시 작성한 원제 스님은 ‘마치 만다라를 완성하는 듯한’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티베트 스님들이 몇 달에 걸쳐 인내와 수행의 정신을 바탕으로 형형색색 가는 모래로 조성하는 만다라. 이 장엄하면서도 경외로운 불공(佛供)을 스님들은 무심한 빗자루질로 쓱쓱 쓸어 담는 것으로 의식을 마친다. 별 볼 일 없는 한 줌의 모래로 변하는 만다라처럼, 원제 스님은 ‘흐르는 강물에 한 줌 모래를 흩뿌리는 심경으로’ 이 책을 통해 세계 일주의 진정한 여정을 마무리한다.
절에서 살아가는 수행승으로서, 동시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스님은 자신의 경험의 기록들이 ‘나만의 혁명’을 꿈꾸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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