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숙박을 한 숙소는 집은 한 채지만 방은 두 개다. 거실과 방 한개. 하지만 화장실이 한 개여서 조금 불편하기는 했다. 그렇지만 따뜻한 방에서 잠을 잔 후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나가보니 기온이 1도였다. 너무 낮은 온도였다. 이제 오늘는 경산 일정이어서 아침 8시 경에 숙소를 나와 어제 저녁에 밥을 먹으면서 아침 식사 가능 여부를 알아보니 가능하다고 해서 다시 보현산 식당을 찾았다. 어제보다 좀 더 여유있게 주변을 돌아보니 식당의 남자 사장은 재주가 정말 많았다. 모든 것을 만드는 재주가 아주 좋았다. 일단 아침을 된장찌개로 맛있게 먹었다. 아침 반찬이 두릅을 아침에 땄다며 내놓은 것이나 눈개승마라는 나물도 나와서 아주 잘 먹었다. 그런다음 여자 사장이 말한 자작나무 숲은 찾았다. 한참 올라가니 자작나무 숲이 보였다.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작나무 숲이라고는 할 수 있었다. 우리만 있었다. 다시 내려온 우리는 경산 갓바위를 향해 달렸다. 보현산 식당에서 경산 팔공산 갓바위는 약 1시간 정도 걸렸다. 갓바위는 불상 머리 위에 넓적한 바위를 갓처럼 얹은 모습이 특징적이라 해서 갓바위라 부른다고 한다. 더구나 학사 모양의 갓이어서 매년 수능 기간이 다가오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 갓바위를 찾아와 수능 대박의 기운을 빌고 빌었다고 하니 사람들의 심리적인 모습을 재발견한다. 우리가 힘들게 올라가서 갓바위를 보니 그곳에는 단이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 절을 하거나 묵주를 돌리며 무엇인가 기도하는 자세들이 사람들의 희망 사항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간절함에 따라 이뤄지는 소원도 있을 것이다. 갓바위에 소원을 빌면 한 가지는 이뤄진다고 하니 그래서 찾은 사람들이나보다. 그런데 그곳에 오르니 예수님이 성전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을 내쫒으며 하시는 말씀이 성전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고 하셨는데 이곳도 기도하는 곳임에도 장삿속으로 인하여 너무 시끌벅쩍했다. 조용하게 기도할 수 있는 곳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부처님이 만일 이 광경을 보신다면 예수님처럼 장사하는 사람들을 모두 쫓아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갓바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다가 우리는 다시 내려왔는데 덕암 가족과 우리 가족은 서로 다른 쪽으로 내려왔다. 덕암 가족은 처음 오르는 길로 내려왔으나 우리는 약사암쪽으로 내려와 약사암을 구경할 수 있었다. 약사암은 조그만한 절이었으나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어떤 단체 일행들은 갓바위에서 약사암으로 내려오는 노인분들도 만났다. 우리는 이제 갓바위를 떠나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갓바위에서 조금 떨어진 청기와 식당이다. 그 식당은 두부를 손수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식당이었다. 우리는 거기에서 두부전골과 두부 한 모를 시켜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이런 맛은 아무나 낼 수 없을 것이다. 여수 음식은 정말 맛있으나 이번 여행지의 음식들이 모두 맛이 있었다. 이제 오후 일정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