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축구 선수의 탁구게이트
2024년 3월 11일 한국축구 대표팀 황선홍 임시감독은 2026 중남미 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아 예선 3차전 태국과 리턴 매치 선수 명단에 이강인 선수를 포함시켰다. 그의 축구 재능을 포기하기에는 대표팀 전력에 차질이 생길 것이 우려된 감독의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강인 선수의 국가 대표팀 포함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하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18세 이상의 성인 남녀 526명에 물었더니 찬성 46.9%, 반대 40.7%, 모름 12.5%로 집계되었다. 결국 찬성하지 않은 비율은 53.1%라고 볼 때 한국 국민들은 그의 탁월한 실력보다는 그의 인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강인 선수에 대한 이런 문제는 지난 2024년 1월 12일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2023년 AFC 제18회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그가 보여준 행동 때문이었다. 이름 하여 ‘탁구게이트’라고 회자되는 사건이다.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한국은 1956년에 홍콩 제1회 대회, 1960년 대한민국 제2회 대회까지 2연승을 차지한 이래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이번 제18회 대회는 64년만의 우승 도전이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영국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와 파리 생제르맹 이강인 선수를 비롯하여 해외파, 국내파를 막론하고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만 선별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우승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더욱이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의 자율 축구는 우리 선수들의 화려한 기술이 더욱 빛나는 기회가 되기에 기대가 컸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선전부터 아슬아슬했다. 예선 리그 조 2위로의 16강 진출이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호주와의 8강전 모두 가까스로 운 좋게 이긴 결과를 안 겨주었다. 4강전에서 만난 요르단은 이미 예선전에서 2-2로 무승부를 기록한 피파랭킹 87위의 팀이었으니 호사가들은 피파 랭킹 23위의 한국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2월 7일 오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2-0의 충격 패를 당했다. 손흥민과 이강인 선수의 묘한 엇박자가 눈에 거슬렸다. 이강인은 당연히 옆에 있는 손흥민에게 패스하면 쉽게 얻을 골 찬스를 굳이 저 멀리 패스하다가 상대 팀에게 결정 골로 헌납했다. 굴욕적인 참패를 당하고 64년 만의 우승은 물거품이 되었다.
이런 졸전을 연출한 대표 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언론은 경기 전날 저녁 식사 때 일어났던 하극상을 일제히 보도하였다. 이강인 선수와 2명의 동료 선수가 식사 후 탁구로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주장 손흥민 선수는 내일의 경기를 위하여 탁구를 자제하라고 부탁했다. 9살 후배 이강인 선수는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선배에게 대드는 상황이 발생했고 손흥민은 손가락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팀워크가 생명인 축구 선수에게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여론은 후배의 하극상에 초점을 맞추고는 이강인의 인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향후 대표팀에서 영구 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광고주들은 그와 손절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2001년생인 이강인은 탁월한 재능과 기술을 몸에 지닌 축구선수다. 그는 어려서 유학을 떠나서 유럽 축구를 몸에 익혔고 그 결과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한 실력을 겸비했다. 어느 감독이든지 A매치 경기 대표팀 소집 명단에 항상 그의 이름을 올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강인은 명실상부 한국 축구의 꿈이고 미래요 소망이었다. 그런데 그날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황선홍 감독은 그와 손절하는 국내 분위기를 무마하고 그를 기용한 것이다.
이번 국가대표팀 막내들이 벌인 탁구게이트를 보면서 축구 선수는 과연 무엇을 가지고 축구를 하는지 묻게 되었다. 당연히 탁월한 재능과 실력이라고 부인할 사람은 없다. 어디 축구뿐이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 사회에서는 실력과 재능이 우선이었다. 산업화 이후의 인류 사회는 실력 만능주의에 함몰되었고 이는 더욱 더 심화되었다. 실력이 계급이고 나이요 깡패가 된 세상이 만들어진 것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비정한 사회는 힘이 기준이고 실력이 법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 탁구 게이트는 이렇게 변질된 사회에 분명하게 축구는 발재간이 아니라 인격으로 하는 것임을 일깨워 주었다. 축구 선수가 되기 전에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외침이 이강인의 탁구게이트를 바라보는 대다수 국민의 시선이었다. 이제 실력자보다는 인격자를 원했다. 실력과 인격을 겸비한 선수라면 금상첨화다.
예수님은 하나님이신데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다. 전능하신 하나님과 동체이지만 그것을 전면 거부하시고 사람의 몸을 입으신 것이다(빌 2:7). 십자가 고통 앞에서는 지극히 인간의 나약함을 보이셨다(마 26:39, 42). 십자가에 달린 한 행악자가 예수님께 진짜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면 네 실력을 보여 너와 자신을 구원해보라고 비아냥거렸다(눅 23:39). 기도할 필요가 없으신 주님은 항상 기도하시면서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한 인간의 성정을 그대로 보여주셨다. 스스로 사람의 아들 즉 ‘인자’(人子)라고 부르신 것도 바로 이런 이유였다. 때로 신적 능력을 나타내신 후에는 이 일을 비밀로 부치셨다(마 9:30). 1901년 윌리암 브레데(William Wrede)는 이를 ‘메시아의 비밀’(Messianic Secret)이라고 정의했다. 끝까지 참 사람의 모습을 잃지 않으시려는 주님의 인간됨의 선언이다. 그랬기에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십자가에서 장렬한 죽음을 맞이하셨다. 진정 그분이 참 사람이셨음을 말하는 사건이다. 이를 본 이방인 백부장은 참 사람인 예수님에게 진정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고백하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 이야기이다(마 27:54).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받는 길은 먼저 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스도인 역시 먼저 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자(人子)가 되신 예수님께 배워야 한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눅 19:10).
제18회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대회 예선 1차전 바레인과의 경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는 대표팀.
서로 협력하는 손흥민과 이강인 선수
서로 등을 돌리고 다른 길을 걷는 손흥민과 이강인 선수
국내 여론을 무마하며 이강인을 대표선수로 발탁하는 황선홍 감독
첫댓글 카타르사건은단순한개인의문제를넘어.조직.단체.더나가국가의질서가무너지는파람치한이기주의.자기만좋은면그만이라는아주무지한개인적발상그자체입니다.실력보다는헙력이중요하는종목이기에더욱이그리합니다.먼저인간되어라.는말이있듯이.목사님글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