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외씨버선길 중에 1구간 ☞ 청송군, 2구간 ☞ 영양군, 3구간 ☞ 봉화군, 4구간 ☞ 영월군이 이어지는 중이다.
우선,드림산악회 산우님들과 가을내음을 맡으며 진한 담색으로 이내 마음을 물들이기를 원해 발길을 떠나본다.
영양군의 외씨버선길 안내도
역방향에서 출발하기전에 유기농 배추밭을 보니 마음이 풍성해진다.
키가 가을하늘을 닿을듯하게 도열하여 반기는 전나무 숲길에는 이미 가을이 와 있다.
다사로운 햇살은 낙엽에 수채화 물감을 적신다.
노오란 단풍잎들이 걸음을 가볍게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나선 순한 백구놈...
정겨워 보이는 모습...
일월산의 마루금도 보이고...
빨간 희망우체통에는 무얼 바라는 엽서를 넣어볼까나?...
수북히 쌓인 낙엽만큼이나 가을이 깊은 외씨버선길에는 가을소리만 조용히 들려온다.
담색으로 익어가는 낙엽들...
숲속 오솔길 시/용혜원
아무도 모르고
우리 단둘이만 알고 있는
숲속 오솔길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보고플 때면
그곳에서 같이 만나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들고 노래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숲 속 오솔길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모르고
우리 단 둘이만 알고 있는
숲 속 오솔길
하나 찾아내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이 하나 둘 모여 정성스레 쌓여있다.
한적한 오솔길에 혹시나 외로울까?싶어서 구절초가 살며시 웃음지으며 반긴다.
그래도 여유롭고 풍성한 마음으로 걸어가라고 울긋불긋 아름다운 자태의 단풍들이 손짓으로 반긴다.
외씨버선길...一休
이 길을 걷는동안 나는 없습니다.
바람과 구름과 나무
새들과 꽃들...
스스로 그러함 자연(自然)만이
생명(生命)의 울림으로 가득합니다.
2011년 김원주 作
끝물 고추는 따지않고 밭에서 그냥 말려서 수확을 한다길래 다시한번 물끄러미 바라본다.영양고추가 전국에서 너무나 유명하고...
고려시대 창건했다는 용화사는 소실되고 다시 지어진 경내는 너무나 조용하다.
주변의 아름다운 단풍들과 아궁이의 장작불로 굴뚝에 구수한 연기가 피어나니 그냥 며칠 머무르고 싶다.
선녀탕골의 굴...아마도 옛날에 채광을 하던곳인듯...
물이 맑고 다슬기들이 한가로이 노닌다.
자연으로 인한 가을이란 보는 즐거움을 느껴 영혼을 맑게하는 계절이다.
들깨옆에 이렇게 참깨를 말리고 있어서 처음으로 구분할 줄 알게 되고...
정크아트를 볼수 있는 버스정류장...
마지막 잎새처럼 댕그러니 매달린 대추...
통일신라시대때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이 밭 한가운데 자리한다.
가을추수가 이미 끝난 밭에는 따사로운 햇살만 가득하고...
조지훈의 "승무(僧舞)"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 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조지훈(본명 東卓/1920년 12월 3일 ~ 1968년 5월 17일)은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에서 출생하였으며
승무는 1939년 정지용의 추천으로'문장' 등단 하였다.그의 고향이기에 더욱 정감이 새롭다.
일월 용화광산은 1939년부터 약 40년간에 걸쳐 건너편 일월산에서 채굴한 광석을 이곳 선광장으로 운반해서 금,은,동,아연을 생산하여 지역사회와 국가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광산이다.주변에는 자생화 천지라 아름답게 용화자생화공원으로 꾸며 놓았다.
저기 앉아서 사색에 잠겨서 잠시 조지훈시인의 삶을 그려본다.
높디높은 푸르른 가을하늘의 도화지에 그려지는 밭고랑에서 피어나는 연기들로 한폭의 가을스케치가 시작되고...
선바위로 가는 도로의 길가의 가로수에는 노오랗게 은행잎들이 곱게곱게 물들어 잘가라 손짓을 하는듯 하다.
가을 추수가 끝난 들녘을 바라다보니 마음 한켠에 왠지모를 그리움이 찾아든다.
First Of May / Bee Gees
첫댓글 뎍분에 가을속에 흠뻑 빠졌다 갑니다.
자연이 주는 이선물에 감사함과 멋찐사진으로 기쁨을주신가이드님
복 한가득 받으시길~~^^사진 잘 보고갑니다......
가을선물을 다행이 만족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