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추석은 우리의 고유한 명절이다. 오곡을 수확하여 조상님께 올리고 친척과 모여서 음식을 먹고 정담을 나누는 풍속은 우리의 오랜 전통이자 문화다.
어릴 적에는 며칠 전부터 손꼽아 기다려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친척과 어울려 서로의 안부를 전하고, 동네 개구쟁이들과 동네를 누비면서 뛰어놀던 모습을 상상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도 오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고 성장하면서 추석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어렴풋이 각인되기 시작했다. 책임과 여러 의무도 발생하는 청소년 시절에 이르러 친척 어른과 집안 형님들과 벌초를 갈 때, 무거운 짐을 들고 산에 오를 때 흐르는 땀방울은 심신을 지치게 하였고 잡초를 없애는 과정의 고단함은 힘들고 생각하기 싫은 과정이었다. 비록 1년에 한 번 행사이지만 세월이 흐른 뒤 지금 생각하면 어린 시절의 철없음과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교통이 발달하지 못한 그때, 자동차의 보급도 미미할 때 산소에 가기 위해 영구차를 타고 간 적도 있고. 그때의 기분은 으스스했지만 모두 내색을 하지 않아도 심정은 나와 같았으리라 생각한다.
오랜만에 가는 산소길 방향을 착각하여 방황하다가 중턱에서미끄러져 밑으로 떨어진 일, 목이 말라서 진흙탕에 고인 물을 마신 일 그때 마신 물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상쾌하고 단 이슬 같았다. 석유를 물로 착각하여 마시다가 급히 뱉어버린 일은 지금도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온다. 기생충을 제거했다고 스스로 위로해보면서, 그 당시의 추억은 지금도 내 가슴 한편에 남아있다.
해마다 벌초 때는 전국각지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낫으로 정성스럽게 하다가 편의와 시간 절약을 위하여 제초기가 동원된 이후 다리나 무릎부상을 동반하게 되고 벌에 쏘여서 목숨을 잃는 불상사가 생겨나고 최근에는 경운기를 몰고 벌초를 가던 노부부가 차량과 충돌하여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하여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그래서 요즈음은 여러 사정으로 벌초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벌초대행업도 성행한다.
제사 문화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식을 준비하면서 참석한 사람과 불참한 사람, 경비 문제, 제사가 끝난 후 시댁과 친정, 친가와 처가의 방문에 관한 갈등이
발생한다.
나는 친가에서 차례를 지내고 나면 별다른 상황이 없으면 처가를 찾아 뵙곤 한다.
그래서 처가에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처가 식구들에게 더 열심히 안부도 전하고 나름대로의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은 초저녁이나 한밤에 제사를 지내는 가정이 많다. 예전에는 주로 새벽에 제사를 지냈다. 통행금지가 있는 관계로 하루 전에 큰집에 가서 대기하고 새벽에 일어나면 어른들은 다 준비하고 있는데 어린아이들은 졸린 눈을 억지로 뜨고 얼굴을 씻고 지내곤 했다.
시대가 변하여 부모님 제사도 같은 날 합동으로 지내는 가정도 늘어나고, 묘사의 의미도 퇴색하여 축소하거나 불참하는 가정도 많다. 개인주의, 핵가족등의 확산으로 인하여 모든 것이 간소화 되고, 명절 연휴를 이용하여 해외에 나가서 사진 한 장 올리고 현지에서 차례를 지내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집안마다 사정이 다르고 처한 환경이 다르므로 독특한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
다가오는 설 날에는더 많은 대화를 하고 형제, 친척 간 화목하고 정겨운 명절이
되기를 기원 해 본다.
첫댓글 지난 날 추석 명절과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세월이 가면 또 달라질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추억이 다가옵니다,
세월은 흘러도 추석명절은 휴일로 유지될것 같아요~
휴일이 아니면 잊어 먹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