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보기 양을 반쯤 채워져서
저녁 산책겸해서 용산도서관에서 신라호텔 방향의 소월로를 200미터 정도 걷다가
바로 눈 앞아래에 고양이 한 마리 옆으로 다리를 뻗어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잠깐 놀라 당황했습니다.
양쪽 가로등 빛이 제일 먼 곳이라 어두워
더욱 놀랐고
그런 중에도 앞에서 오는 여성분들에게 앞에 고양이 사체가 있다고
알려줬고
한 200미터 산책 후 한 쓰레기통 옆에 종이 박스가 보여
일단 이 종이 박스를 덮어 주고 소방서나 경찰서에 신고를 할 생각이였습니다.
이 종이 박스를 가지고 고양이 사체가 있었던 곳으로 보이는 곳에
가까이 오자 한 고양이가 대각선으로 지나가는 것을 보고
제가 착각을 한 것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혹 죽은 고양이의 가족 친구 동료 길 고양이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뒷 생각대로 가보니 고양이 사체는 그대로 있었는데
아까 그 고양이는 이 죽은 길고양이와 어떤 쪽으로던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이 죽은 고양이를 덮어줄 종이박스에 '고양이 사체 있음'이라고 적을려고 하니
볼펜이 없어서 지나가는 시민에게 볼펜을 빌려달라고 하니 두번째 남자대학생으로 보이는
이가 볼펜을 빌려 줬고 제가 볼펜을 빌리는 이유를 설명하니
제 입장을 잘 이해해 줬고
종이 박스를 죽은 고양이에게 덮어 줄려고 하니
조금 무서워 이 남자학생에게 제 옆에 좀 있어 달라고 하니
자기가 덮어주겠다고 해서
제가 어른임에도 이 학생에게 종이박스를 넘겼네요.
이 학생이 저를 봤을 때 오히려 어른으로서 존경스러워하는 눈치라
그렇게 흠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제가 나서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뒤 늦게 들었지만
그래도 학생이 제 입장에서는 고마웠습니다.
(죽은 길고양이가 생각보다 길어서 종이박스로는 다 덮이지 않고
길게 늘어진 꼬리는 덮이지 않아
다른 관계있는 길고양이들이 터치할 수는 있네요)
이렇게 종이박스로 죽은 고양이를 덮어 준 후
112 경찰에 전화를 걸어 이런 경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니
120다산콜선터 전화번호를 알려줘
(이전에 한번 다산콜선터에 어떤 건으로 전화한 적이 있었고
앞선 남학생이 다산은 연결시간이 끝나지 않았나 해서 기대가 없었는데)
전화를 거니 다산콜센터였고
상담자가 제 말을 듣고나서
용산구청 당직자에게 전화를 걸겠다고 해서
제 입장에서는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죽은 고양이를 본 후
옛날 고양이를 키운 기억(처음에는 귀여워했다가 저녁식사 중에 쥐를 물고 들어온 후로는 멀어짐,
고양이 입장에서는 자신을 귀여워해준 주인에 대한 보은임에도)과
진돗개도 키운 기억(키우다 추운 겨울 부엌에서 재우다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뒷산에 급하게 묻음)도
생각나 미안한 마음에 빨리 죽은 길고양이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혹 저 죽은 길고양이의 모습이 제 앞날이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도 들어서
조금은 슬퍼기도...)
길고양이를 덮은 종이박스를 핸드폰 사진으로 찍진
안았고 112(긴급번호)와 다산 120에 전화한 것을 캡쳐한 것으로 본 글에 대한 진실성을 간접적으로 증명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