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만 날렸다 [권순표 기자]
◆ 박광온 앵커:
문화재 보수에는 한 해에 1,000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문화재 보수작업을 자격이 없는 업체들이 하고 있어서 부실공사와 예산낭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메라출동, 권순표 기자입니다.
◆ 권순표 기자 :
보물 1호 흥인지문입니다. 3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작년 6월 여장 복원공사를 마쳤습니다. 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아래쪽 성벽이 불룩하게 튀어나오기 시작했고 현재 전면 재공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성벽이 견딜 수 있는 하중을 전혀 계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충청남도 부여 정림사터 유적지입니다.
보물 8호인 석불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갑 공사가 지난 93년에 끝났습니다. 그러나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아 침하가 시작됐고 더 이상 방치가 어려워지자 다시 짓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몇 가지 사례들은 오히려 사소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문화재를 보수하고 유지하는 과정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 근본부터 부실 덩어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문화재 공사를 하기 위해서 건설회사는 국가 시험을 거친 문화재 수리 기술자를 보유해야만 합니다. 관계자들은 상당수 건설회사들이 공사를 따내기 위해 자격증만 빌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 현직 보수 기능공 :
보수기술자들 전부 쉬쉬하는 길밖에 없다. 70% 이상이 전부 일 안하고 돈만 받고 노는 놈들인데…
대여료가 2천만 원이 넘는다는데?
경력있는 사람은 3천 5백만 원까지 받는다.
◆ 권순표 기자 :
전문성을 요하는 문화재 공사를 무자격 업자들이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문화재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합니다.
◆ 문화재청 관계자 :
일 할 때는 기술자가 현장에 안 있을 수가 없다. 시행청 감독이 확인하고…
◆ 권순표 기자 :
경상북도에 있는 한 보수 건설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 보수 건설업체 :
기술자 자격증을 대여 받아서 공사하고 있지 않나?
대여요? 아뇨 우리는 그런적 없다. 신규업체 경우는 대여 할 수도 있다.
○○씨는 공사 4건 한 걸로 돼 있나?
3건정도 되고…
◆ 대여 당사자 :
6개월 빌려줬나?
아니, 1년 넘지.
1년간 있을 때 현장에는 한번도 안 나갔나?
현장에 못 나갔다.
◆ 권순표 기자 :
거짓말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기술자 선발 시험에서부터 탈법과 특혜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기술자 시험 응시자격을 가지려면 일정기간의 현장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지난 99년까지 있었습니다. 관계자들은 이 경력들이 상당 부분 허위로 조작돼 왔다고 말합니다.
◆ 보수 기술자 :
종전에 하던 경력이 사실 회사에서 떼줬어도 전부 가짜다.
◆ 권순표 기자 :
한 문화재 보수 건설업체의 경력조작 사실을 확인해 봤습니다.
◆ 보수 건설업체 :
○○씨 경력증명 작성해줬나?
그런 사람 없다니까 없으면 없는 줄 알라니까.
◆ 권순표 기자 :
그러나 문화재청의 응시서류에는 회사 직인이 찍힌 경력 증명서가 제출돼 있습니다. 따기만 하면 그대로 현금이 된다는 문화재 보수기술자 시험에 지난 2년 동안 18명의 현직 공무원이 합격했습니다.
부분 전체 합격자의 30%에 가까운 수가 무더기로 합격한 것입니다. 대부분 문화재청 공무원인 이들은 필기시험을 보지 않고 면접만을 통해 자격증을 따냈습니다.
관련 업무에 10년 이상 근무한 전문성을 인정해 준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카메라출동입니다.
카페 게시글
각반활동사진
예산만 날렸다 [권순표 기자] ..어제 카메라 출동!!
5844
추천 0
조회 134
01.01.22 13:15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