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역사] 사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초판, 1000명 넘는 학자가 71년간 만들어 완성했대요
입력 : 2023.07.18 03:30 조선일보
사전
▲ 1502년 암브로조 칼레피노가 만든 라틴어 사전. /독일 바이에른주립도서관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가 '미리 만나는 겨레말 작은사전'이라는 책을 냈어요. 우리가 쓰는 단어와 북한에서 쓰는 단어 간 차이를 소개한 책이죠. 단어를 모아 의미 등을 설명해주는 책인 사전은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요?
현재까지 발견된 최초의 사전은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서 만든 수메르어-아카드어 대역 쌍 점토판입니다. 이 점토판에는 수메르인과 아카드인의 언어가 서로 대응하는 것끼리 짝을 지어 적혀 있어요.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지리적 특징 덕분에 타국과 전쟁이나 교역 등 교류가 활발했습니다. 이 점토판도 서로 다른 국가끼리 의사소통할 때 사전처럼 쓰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돼요.
사전은 서유럽 문화권과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띠며 발전했어요. 서유럽 문화권에서는 주로 라틴어 단어를 번역하기 위한 용도의 이중어 사전(한·영 사전처럼 한 언어의 단어를 다른 언어로 해설한 사전)을 만들었어요. 가톨릭 문화권에서 종교의식을 치를 때 사용한 언어가 라틴어여서, 라틴어를 이해하기 위한 사전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1502년 가톨릭 수도사이자 언어학자인 암브로조 칼레피노가 라틴어를 영어·프랑스어·독일어·이탈리아어 등으로 설명한 사전이 있어요.
이후 근대 사회로 접어들면서 종교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감소하자 19세기 전후 유럽에서도 단일어 사전(국어사전처럼 한 언어의 단어를 그 언어로 해설한 사전)이 많이 제작됐습니다. 대표적으로 옥스퍼드 영어 사전이 있습니다. 1857년부터 1000명 넘는 학자가 동원돼 1928년 초판을 완성했어요. 이 사전은 당시 쓰이던 모든 영어 단어를 모으고, 의미와 역사적 변화 등을 기록한 사전으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동양 사전은 주로 단일어 사전으로 출발했습니다. 동아시아 문화권의 주축을 이루는 문자인 한자가 표의문자였기 때문에 한자의 뜻을 설명해주는 책이 필요하기도 했고요. 중국 한나라 왕조가 유학을 국가 통치 이념으로 삼은 이후 송나라 때 성리학이 등장할 때까지 오랜 시간 중국 유학이 경전 자구를 해석하는 데 집중하는 훈고학 위주로 발전했기 때문이에요. 이에 따라 '이아(爾雅)' '설문해자(說文解字)' 등 한자의 뜻을 설명한 자서와 한자의 음을 설명하는 '절운(切韻)' '당운(唐韻)' 등 운서가 제작됐습니다. 이후 17세기 만주족이 청 왕조를 세우면서 이에 반감을 갖는 한족 지식인을 통제하기 위해 대규모 편찬 사업을 진행했어요. 대표적으로 강희제 때 그동안 중국에서 발간한 자전을 모아 편집한 '강희자전(康熙字典)'이 있습니다.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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