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침 중일 것이라 생각 돼 문자로 대신한다. '입원 8주'와 '11개 항목'이 피의자의 귀책 사유로 명확해졌다. 너가 보험사에 알아보려고 한 일(?)을 멈추고 8주 후로 미루시라, 엄마 한방병원 건 역시 8주 후에 하는 게 좋겠구나. 달라진 건 없어. 2주만 더 견디면 돼요. 공주야 사랑한다.(나)"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해도 잘 안 돼네. 미리 살펴봐 줘서 고마워(에)" "아부지 요즘 가끔 서울 가십니까?(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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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 언니랑 통화 하느라고 금(fri)에 한 번 갔어요(나)" "글쿤요. 다름 아니라 남자 친구 부모님이 몽골 여행을 다녀오셔서서 아부지 선물을 사왔어요, 전해드리려구요(예주)" "고마운 일이군 서울가면 전화할게요(나)" 근무 끝나고 들어왔는데 예주가 보낸 문자 때문에 신경이 쓰이네요. 예주가 왜 난데 없이 아빠를 챙길까요? 받기도 안 받기도 고름입니다. 안 받으면 예주가 섭섭해 할 것이고, 받으면 답례를 해줘야 할 텐데 에스더야 어쩌면 좋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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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주를 향한 아비의 사모곡이 애처롭습니다. 아비는 예주가 '여왕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예공! 언니 쫓아가느라고 얼마나 힘든지 아비는 다 안다. 근래에 어찌 지냈냐? 아비는 에예공을 똑같이 사랑한다. 그대들은 나의 목숨이다.쾅! 쾅! 예공! 이방원(태종)을 아니? 아비가 매일 하는 산책 코스가 왕숙천인데 이 왕숙천은 태조 이성계가 함흥차사로 아들 이방원의 애간장을 태운 후 차사 박순의 새끼 쥐 사건에 감동해 함흥에서 돌아와 상왕이 되었고 이곳 팔야리에서 8일 동안 숙박을 했다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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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흥에서 돌아오는 길에 팔야리에서 잠을 잤는지, 후에 암행을 나왔다가 자고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상왕이 이곳에서 잠을 잤다고 해서 '왕숙천'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만은 사실인 듯 싶구나. 아비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아니? 언니랑 경쟁하지 마시라. 언니는 넘사벽이야. 아비 말인즉 네 언니의 퍼포먼스를 그냥 서울예고 나와서 한예종 출신의 강사들이나 잘나가는 미술학원 원장 쯤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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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에스더:이태원 전교회장-한강중학교 1짱-서울예고 자화상 교과서 기재, 졸전1등-세종대4년 자퇴 포함8수-작가 입문-한예종, 서울대 합격-수랩미술 원장5년-34세
b. 예주:삼광 전교회장-보성 여중-배제 여고-숙명여대 졸-서유럽 투어30일-수랩 강사-2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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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에서 확인 되는 것처럼 언니는 이 바닥에서 성골인데 거기다 이방원의 '지혜'와 '대'를 갖췄기 때문에 아비는 언니같은 인물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국보급 인재라고 본다. 세익스피어를 영국인들이 국보로 생각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비는 에예공을 똑같이 사랑하지만 성향이나 그릇을 똑같이 보지 않기 때문에 네게 네 언니가 넘사벽이라고 한 거야. 만약 태조가 이 순리를 알고 방석을 국본의 자기에 앉히지 않았다면 골육상잔인 '왕자의 난'은 피할 수도 있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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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네가 어느 한 곳이라도 모자라는 사람이라고는 단 한 번 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너는 원래 음악 신동으로 키울 생각이었는데 네 의견을 반영해서 18세에 미술을 시작했고 서울대-한예종 1차를 붙었고 재수해서 숙대를 졸업하지 않았냐? 이 객관적 사실은 네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다. 아비는 네가 재수 때 똑같은 그림을 10장을 그렸다는 말을 전해듣고 저절로 눈물이 나오더라. 단 1명 뽑는 숙대에 합격을 했고 4년 내내 장학생, 개인전 3번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다. 숙대 앞에서 예주 카드로 수랩을 운영 했고 원장이 2달이나 학원을 비우는 초유의 상황에서 네가 없었다면 어쩔뻔 했냐? 아부지! 그러면 나더러 어쩌라고?
2024.8.17.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