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인가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이라는 깃발을 들고
사대강운하건설반대를 간절히 염원하며
한강과 낙동강과 영산강과 금강을 104일동안 길없는 길,
강을 따라 순례를 하고 돌아오니
동네 늙은 젊은이들 몇이 소주 댓병을 달랑들고 불쑥 찾아왔다.
귀농귀촌한 후배들인데 자신들이 짓고 만든 농산물과 공예품을 판매하며 노는 잔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가수를 섭외해달라는 것이다.
강산에, 정태춘박은옥, 장사익, 한영애, 안치환, 이런 분들중에 한분을 모시고 싶단다.
행사비를 얼마나 모았느냐니 200만원이란다.
내가 뭐라고요? 놀라운 눈이 되어 되물으니 서로 얼굴을 쳐다보더니 끄덕거리며 300만원까지도 가능하다면서 스스로도 대견한듯 어깨를 쓱 펴는 것이다.
기가 막혔다. 물었다. 아니 가수들은 왜 초청하려고 해요?
즐겁게 놀려고요.
그래요? 그럼 내가 언젠가 이런저런 모임때 보니 당신들 아주 재밌게 놀던데 당신들이 그냥 밴드를 만들어서 놀지 그래요?
그런데 더욱 기가 막히고 가관인게 한치의 망설임이나 주저함도 없이 바로 그즉시 그래도 될까요 그럼 밴드 이름은 뭘로 하죠?
속으로 그랬다.아니 이 사람들 생각들은 하고 사는 거야 뭐야
도대체 즉문즉설이네
나도 바로 대답했다.
아니 이름은 뭐 동네에서 하니까 동네밴드라고 하지.
그렇게 동네밴드가 만들어져서 한 5년 잘 놀았다.
작년 가을쯤 그중 몇이 다시 모여 시즌투 밴드를 만들자고 해서 내가 또 이름지었다.
불통의 시간들이 술술 잘 풀려라
술술밴드,
술술밴드를 만들어 얼마전 첫 공연도 했다.
아욱 잎은 다시 쑥쑥 자라서 어제는 손님들 아욱국 대접도 했으며
연관스님 추모헌정문집 엮어 조촐한 추모제도 지냈다.
코털양은 자기도 신경 써달라며 작은 두더지를 뜰 앞에 갖다놓았으며
불쑥 오신 분들과 차담을 하며 곶감다식을 나누고
오늘 아침엔 노랗게 익은 향기로운 매실을 항아리에 담아 매실청을 담았는데
이일을 어쩌나
어쩌면 좋으냐
아직 숫꽃이 피려면 당최 멀었는데 작은 애호박을 매달고 호박꽃이 피었네
첫댓글 세월도 흘러가고
사람도 가고 또 오고
매실은 노랗게 영글고
하지는 다가오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하지 무렵 입니다.
습하지 않고, 모기없는 시절 이니
바깥으로 마음 껏 나돌면서
하고 싶은 일 다하고, 마음 껏 즐겨야 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막힌 일들
술술 잘 풀리 겠지요
그리 지내다 보면 장마 오기전에
어디서든 아욱국도 한 그릇은 얻어 먹을 수 있을 것 같고,
좋은 시절~~입니다. ^^
광명 씨 옻칠 작품이랑
기타 치는 자세는
참으로 빛이 나네~
일찍 꽃을 피운 호박꽃은
쏠베이지와 같은 운명인가!
신랑이 오기 전에 폭싹 사그라 드는 ....
https://www.youtube.com/watch?v=PuKqK7kbtf0
PLAY
양파도 숫양파랑 암양파가 있다는걸 최근 알았답니다~저는~^^
우리 호박은 꽃이피고 난 후 열매를 맺었나?? 그것도 모르게 쑥쑥 자라 있어서~~^^
동네밴드 술술밴드...
그담엔 호호할배할매 밴드.;;^^
우리집은 길쭉한 호박이 아니라 옛날 옛적 똥거름 더미에서 싹이 나고 잎이 나서 쌤쌤쌤 열리는 똥그란 🎃 ^☆
심원재, 시인님을 처음 뵙던 날
인사말 대신 노래를 불럿던 기억과
섬진강가의 솔밭에서 덜덜 떨리는 마음을 진정하며
시인님의 사인을 받던 기억
2012년 동네밴드 공연을 처음 봤던 기억
그렇게 그렇게 흘러 여기 악양편지 까지 왔습니다.
많은 분들을 만났고 삶의 일부분은
그 향기를 맡으며 힘을 얻고 있습니다.
술술밴드 그 공연에는 또 어떤 인연들이 펼쳐질까요?...
동네밴드, 술술밴드
그 중에 제일은 가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