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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성춘추(1959년)에 나오는 충주팔경(忠州八景)에서 일부 글자를 고치고 번역문을 실어 보았습니다. 원전(原典)과 대조해보니 예성춘추에 실린 한문중에는 오류가 많았습니다. 모든 정려문, 누정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내용중에는 신뢰할 수 없는게 많습니다.
충주팔경에 관련해서 예전에 썼던 내용을 아래에 붙였습니다.
忠州八景
--- 金泰鎭 ---
一景 南山朝霞:
臨風嘯嘯陟南山
舊國朝霞尙此間
孤鶩餘霞眞活畵
滌人煩懷却忘還
*孤鶩餘霞, 王勃의「滕王閣序」에
『 落霞與孤鶩齊飛(낙하여고목제비) 저녁 노을과 한 마리 따오기 함께 날고 』
란 구절이 나온다.
二景 琴臺暮煙:
千古傷心琴一臺
暮煙何事惹愁回
忠魂義魄長留恨
乘彼悠然任去來
三景 鷄山落照:
昔牛山日今鷄山
泣此浮生總世間
落日明朝依舊樣
碧巒高處賽紅顔
四景 達川漁火:
遠客乘昏渡達川
漁燈一點荳如懸
可憐塵海浮沉客
自愧斜風過此前
五景 薇山春花:
擧世荊蓁愛爾花
薇山麗景畵中斜
逢春解惜江南客
醉帽繽紛石逕賖
六景 荷潭秋月:
綠荷秋滴月生潭
四境參差一氣合
若使解看眞面目
道心長在水淡淡
七景 玉江歸帆:
短策逍遙晩倚岩
玉江風日送歸帆
吳爾楚客東南路
捩柁開頭不是機
八景 沙川落雁:
紅蓼西畔辟沙川
湘雁何必落此前
特地嚮空淸怨訴
冠於八景浩無邊
(特地偏空淸怨訴
中於八景浩無邊, 괄호안이 原文이지만 어색하다 생각해서 바로 위처럼 고쳤다)
■번역■
제1경 남산조하(南山朝霞)
쓸쓸히 부는 바람 맞으며 남산에 오르니,
옛 나라(舊國, 여기서는 亡한 朝鮮을 가리킨다)의 아침노을 지금도 서려 있네.
외기러기 저녁노을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이루고,
시름에 잠긴 마음 깨끗이 씻어 주니 돌아갈 줄조차 잊게 하네.
제2경 금대모연(琴臺暮煙)
천고의 한을 간직한 탄금대(彈琴臺),
저녁 안개는 무슨 까닭으로 다시 시름을 불러오는가.
충신의 넋과 의로운 혼은 긴 한을 품은 채 머물고,
그 곁을 한가롭게 오가며 세월의 흐름을 맡긴다.
제3경 계산낙조(鷄山落照)
옛날 우산(牛山)에 지던 해가 이제는 계산(鷄山, 鷄明山)에 지는구나.
덧없는 인생이란 세상 모두가 그러함을 슬퍼하게 된다. 지는 해도 내일 아침이면 예전처럼 다시 떠오르지만,
푸른 산마루에 번지는 노을은 미인의 얼굴보다 더욱 곱다. 賽 견줄새, 紅顔은 미인의 뜻.
제4경 달천어화(達川漁火)
먼 길 떠나는 나그네가 황혼 무렵 달천을 건너니,
고깃배 등불 하나가 콩알만 하게 허공에 매달려 있다.
가련하도다, 속세를 떠도는 부침(浮沈)의 나그네여.
빗겨 부는 바람을 맞으며 이곳을 지나니 스스로 부끄럽구나.
제5경 미산춘화(薇山春花)
세상 사람들은 가시 우거진 너의 꽃을 사랑하노니,
蓁 우거질 진.
장미산(薔薇山)의 아름다운 풍광은 그림 속의 경치와 같구나.
봄을 맞으니 강남에서 온 나그네도 그 아름다움을 아낄 줄 알고,
취한 갓에는 꽃잎이 흩날리며 돌길은 멀리까지 이어진다.
제6경 하담추월(荷潭秋月)
푸른 연잎에 가을 이슬 맺히고 달빛은 연못에 떠오른다. 사방의 풍경은 어우러져 하나의 맑은 기운을 이루니
만일 진면목을 깨달아 볼 수 있다면,
도(道)의 마음은 담담한 물처럼 길이 머물리라.
제7경 옥강귀범(玉江歸帆)
짧은 지팡이를 짚고 한가롭게 저녁 바위에 기대니,
옥강의 바람과 햇살이 돌아오는 돛배를 배웅한다.
오나라와 초나라를 떠돌던 나그네도 동남쪽 길을 따라오다가,
키를 돌려 머리를 향하니 다시는 예전과 같은 마음이 아니구나.
제8경 사천낙안(沙川落雁)
붉은 여뀌꽃 서쪽 물가에 사천이 펼쳐지고,
상강의 기러기 하필 이 앞에 내려 앉는가.
유난히 하늘 향해 하소연하는 소리 맑으니
팔경 중에 으뜸되어 끝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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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4일 다른 까페에 올렸던 글입니다. 충주팔경에서 중요한 것은 팔(八)이란 숫자인데 주역에서 연유한 듯하고 노은면에 팔송리(八松里)란 마을이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에 소개합니다.
충주팔경을 감상할때 나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가 마음속으로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애초에 충주팔경을 지은 분은 아마도 가금면(현 중앙탑면) 출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근대화 되기전 충주의 모습이 보이는데, 현재 충주팔경은 무엇이 될까 나름대로 정하는 것도 의미있을 것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장미산(薔薇山 Mt. Rose) 은 미국에도 있던데, 충주의 장미산은 그보다 오래되었습니다. 이 일대를 명소화(名所化)하는 것은 이 시대 사람들의 일일 것입니다.
충주팔경(忠州八景)
지은이:김태진(金泰鎭)
출전(出典): 예성춘추(蘂城春秋) 1959년
풀이: 이상주 충북학자료집 제14집 『충북의 팔경과 팔경시』 p311~315
[제1경 남산조하(南山朝霞) : 남산의 아침노을
臨風嘯嘯陟南山(임풍소소척남산)
싱싱부는 바람을 맞으며 남산에 올라가니
예성춘추(蘂城春秋) 원문에는 臨風嘯陟南山로 되어 있음. 嘯嘯(소소):휘파람 소리내며 바람이 부는 모양(의성어), 陟(오를 척)
舊國朝霞尙此間(구국조하상차간)
옛 나라의 아침노을이 아직도 여기에 남아있네
霞(노을 하)
孤鶩餘狼眞活畵(고목여랑진활화)
외로운 오리 한가로운 이리떼 진짜 살아있는 그림이라서
鶩(집오리 목),狼(이리 랑)
滌人煩肺却忘還(척인번폐각망환)
사람의 번뇌어린 폐부를 씻어주니 돌아갈 것을 잊게하네 滌(씻을 척)
제2경 금대모연(琴臺暮煙) :탄금대의 저녁연기
千古傷心琴一臺(천고상심금일대)
천고에 마음을 아프게 하는 누대 탄금대
暮煙何事惹愁回(모연하사야수회)
저녁연기 무슨 일로 근심 일어나게 하나?
忠魂義魄長留恨(충혼의백장류한)
(忠魂義魄은 忠義魂魄임)
충성스럽고 의로운 혼백 오래도록 한이 남아있으니
乘被悠然任去來(승피유연임거래)
연기를 타고 유연히 왔다갔다하네
悠然(태연히)
제3경 鷄山落照(계산낙조): 계명산의 저녁노을
昔牛山日又鷄山(석우산일우계산)
옛날 우산의 저녁노을 오늘 계산(鷄山)에 감도는데
우산(牛山)은 중국 산동성 임치현 남부에 있는 산.
泣此浮生楤世間(읍차부생송세간)
엄나무 세상 사이에서 이 떠돌이 인생을 울먹이네
楤(드릅나무 송), 楤世間(송세간)이란 험한 세상.
落又明朝依舊樣(낙우명조의구양)
노을지더라도 또 내일 아침이면 전의 모양이 되어
碧巒高處賽紅顔(벽만고처새홍안)
푸른산 봉우리 높은 곳에서 홍안을 드러내리
巒(뫼 만), 賽(굿할 새): 예)答塞(답새):신불(神佛)에게 참배(參拜)를 드리는 일. 賽紅顔(새홍안)이란 붉은 얼굴을 굿한다, 붉은 얼굴을 드린다는 것으로 붉은 노을이 물든다는 뜻임.
제4경 달천어화(達川漁火) : 달천의 고기잡이불
遠履乘昏渡達川(원리승혼도달천)
먼 곳에서 어둠을 타고 달천을 건너노라니
履(밟을 리)
漁燈一點荳如懸(어등일점두여현)
고기잡이 등불 하나 콩타래 매달려 있는 것 같네
荳(콩 두)
可憐塵海浮沉客(가련진해부침객)
가련타 티끌 바다에서 떴다 가라앉았다 하는 나그네가 沉(잠길 침, 沈과 同字)
撙愧斜風過此前(준괴사풍과차전)
부끄럼 꺾고 바람 빗겨부는데 이곳을 지나는 것이
撙(누를 준),怪(부끄러울 괴)
제5경 미산춘화(薇山春花): 장미산의 봄꽃
擧世荊蓁愛爾花(거세형진애이화)
세상을 들어볼 때 가시나무인데 너 꽃을 사랑하니
蓁(우거질 진), 이 구절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가시로 우거진 장미 너를 사랑하니>의 뜻입니다.
薇山麗景畵中斜(미산여경화중사)
장미산의 고운 풍경이 그림속에 기울어져 있네
逢春解惜江南客(봉춘해석강남객)
봄을 맞은 강 남쪽에 사는 객이 애석함을 풀어버리니
醉帽繽紛石逕賖(취모빈분석경사)
취한 모자가 어지럽고 돌길은 아득하구나
빈분(繽紛)-꽃이나 눈 따위가 어지럽게 흩어지는 모양, 石逕(석경):돌이 많은 좁은길, 賖(아득할 사).
제6경 하담추월(荷潭秋月) : 하담의 가을달
綠荷秋滴月生潭(녹하추적월생담)
푸른 연꽃에 가을 물방울 맺히고 달은 연못 위로 떠오르니
四景參差一氣合(사경참치일기합)
사방의 경치가 이리저리 어울어져 한 기운으로 합치네 參差(참치):길고 짧고 들쭉날쭉하여 가지런하지 아니함, 참치부제(參差不齊)의 준말로 시경詩經)에 나옴.
若使解看眞面目(약사해간진면목)
만약 진면목을 풀어 보이고자 하면
道心長在水淡淡(도심장재수담담)
도심을 맑고 맑은 물위에 오래도록 머물게 하라
제7경 玉江歸帆(옥강귀범): 옥강에 돌아오는 돛단배 短策逍遙晩倚岩(단책소요만의암)
짧은 지팡이 짚고 소요하다 늦게 바위에 기대었는데
策(채칙 책)
玉江風日法歸帆(옥강풍일법귀범)
옥강의 날씨는 돌아오는 돛배를 기준으로 삼는다네
吳爾楚客東南路(오이초객동남로) 오나라는 초객이 동남쪽 길로 가는 것을 숭상했으나
捩柁開頭不是机(열타개두불시기) 키를 돌려 뱃머리를 돌려도 배가 듣지 않네
捩(비틀 열)柁(키 타)열타(捩柁)는 키를 돌려 배의 방향을 바꿈,기(机)는 機의 간체자(簡體字)로 不是机(불시기)는 배가 듣지 않는다는 뜻임.
제8경 사천낙안(沙川落雁):사천에 내려 앉는 기러기떼 紅蓼西畔闢沙川(홍요서반벽사천)
붉은 여뀌 핀 서쪽 밭가에 사천이 열리니
蓼(여뀌 요),畔(밭두득 반)
湘雁何必落此前(상안하필낙차전)
소상의 기러기 하필 이 앞에 앉는가
特地偏空淸怨訴(특지편공청원소)
특별한 땅 치우친 하늘에 사무친 하소연하는 소리 맑으니
中於八景浩無邊(중어팔경호무변)
팔경중에도 끝없이 넓고 넓구나 」
한국의 유서깊은 고장에는 팔경(八景)이 있고 팔경시(八景詩)가 전하는데, 이는 중국의 소상팔경(瀟湘八景)에서 영향받은 것이고 어떤 구절은 상투적이기도 합니다.
조선시대에 그린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가 전하고 있는데 충주팔경(忠州八景)은 1923년 일제 강점기때 이병연(李秉延)이 편찬한 조선환여승람(朝鮮寰輿勝覽) 충주군편에 처음 보이고, 김태진(金泰鎭)의 시가 1959년 예성춘추(蘂城春秋)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김태진(金泰鎭)에 대한 약력은 전하는 게 없는데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에 생존했던 선비로 보입니다. 충주팔경(忠州八景)도 소상팔경(瀟湘八景)을 본뜬 것입니다. 그 동안 충주팔경(忠州八景)이란 말은 알려졌지만, 예성춘추(蘂城春秋)에 있는 원문시(原文詩)는 알려지지 않았고 더더욱 번역문(飜譯文)은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위에 있는 번역문 중 일부는 이해가 되지 않아 몇몇 구절을 고쳐 보았는데 장차 훌륭한 한학자분에 의해 매끄럽게 번역되길 바랍니다.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경:산시청람(山市晴嵐), 푸르른 기운이 감도는 산간 마을 풍경.
2경:연사모종(煙寺暮種), 안개낀 산사에 풍경소리 들리는 황혼녘 풍경.
3경:어촌석조(漁村夕照), 어촌에 물든 저녁 노을.
4경:원포귀범(遠浦歸帆), 멀리 포구로 돌아오는 배.
5경:소상야우(瀟湘夜雨) 소상강에 내리는 밤비.
6경:동정추월(洞庭秋月), 동정호에 비치는 가을 달.
7경:평사낙안(平沙落雁), 모래밭에 내려앉는 기러기.
8경:강천모설(江天暮雪), 저녁 무렵 산야에 내린 눈.
이중 2경 연사모종(煙寺暮種)은 충주팔경(忠州八景) 2경 금대모연(琴臺暮煙), 3경:어촌석조(漁村夕照)은 충주팔경(忠州八景) 3경 계산낙조(鷄山落照), 4경:원포귀범(遠浦歸帆)은 충주팔경(忠州八景) 7경 옥강귀범(玉江歸帆), 6경:동정추월(洞庭秋月)은 충주팔경(忠州八景) 6경 하담추월(荷潭秋月), 7경:평사낙안(平沙落雁)은 충주팔경(忠州八景) 8경 사천낙안(沙川落雁)과 유사합니다.
충주팔경에 대한 해설로는 장기덕(張基德) 선생님이 지은 중원향토기(中原鄕土記) 1권 제2편 향토순력(鄕土巡歷) p180~181를 참고하면 좋을듯 합니다.
「문헌에 기록된 충주팔경을 보면, 남산조하,금대모연,계산낙조,달천어화,미산춘화,하담추월,옥강귀범,사천낙안으로 되어 있다. 다시 풀이한다면 남산조하(南山朝霞)란 남산의 아침노을이란 뜻으로 초여름 남산 밑에 서린 아침안개에 햇살의 각광(脚光)을 받으니 오로라를 연상시키는 시원한 풍경을 말하고, 금대모연(琴臺暮煙)이란 탄금대의 저물녘 연기란 뜻으로 현 칠금동 일대의 저녁밥 짓는 연기가 자욱해서 탄금대가 바다에 뜬 섬같이 보인다는 경치요, 계산낙조(鷄山落照)란 계명산 봉우리에 저녁노을이 빨갛게 물드니 충주성안의 만물이 홍색으로 물든다고 했으며, 달천어화(達川漁火)란 달천 강상(江上)에 밤이 되면 고기배를 띠우고 고기잡이불이 오락가락하는 경치요, 미산춘화(薇山春花)란 가금면 장미산에 봄꽃이 만발할 때 목계나루쪽에서 배를 타고 올라오며 치어다보는 화사한 꽃경치를 말함이요, 하담추월(荷潭秋月)이란 가을날 하소앞 모현정(慕賢亭) 밑의 깊은 강물(하담荷潭) 위에 하얗게 뜬 달이 정자옆 나무사이로 비취는 경치요, 옥강귀범(玉江歸帆)이란 지금은 없어졌지만 금가면 옥강정 안반내 앞을 돌아가는 넓은 강물위에 돛단배가 솔밭 옆을 돌아오는 광경이요, 사천낙안(沙川落雁)이란 사천沙川(대미에서 하소쪽으로 흐름) 개울 벌판에 무수한 기러기가 거꾸로 날아 떨어지는 옛날의 풍경(風景)을 말했다는 것이다. 」
이중 사천낙안(沙川落雁)을 호암동 함지못 아래 부근에 내려오는 개천을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은 충주팔경(忠州八景)을 좁게 해석한 것입니다. 사천(沙川)이란 지명은 오래 되었고 동량면,금가면을 거쳐 흐르는 내로 우리말 지명 <모라내>를 한자로 옮긴 것으로 동량면에는 <모라내, 沙川> 마을이 있습니다.
<모라내, 모래내>는 냇가에 모래가 듬성듬성 쌓여있다는데서 유래합니다. 화강암이 오랜 세월 풍화되면 마사토가 되고 이중 석영 성분이 모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실지로 동량면이나 금가면 <모라내>를 찾아서 내를 관찰하면 모래가 듬성듬성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서적
『충북의 팔경과 팔경시』,
『예성춘추(蘂城春秋)』,
『조선환여승람(朝鮮寰輿勝覽)』,
『중원향토기(中原鄕土記)』,
『충주의 지지(忠州의 地誌)』,
『소상팔경 동아시아의 시와 그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