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순천 10.19 사건을 모티브로 한 진실 평화 인권 해원 상생의 가치를 구현하는 시 5편 》
1). 비문( 碑文)
검지가 없다
인묵 김형식
검지에는 뿌리가 있다
뿌리는 일제강점기에서 해방으로
다시 미 군정으로 제주 4.3 민중항쟁 사건으로
여순 10.19 사건*으로 뻗어 내렸다
좌와 우
밤과 낮을 가르는
손가락질 하나로
무고한 수많은 양민이 죽었다
손가락질 하나로
졸지에 생때같은 두 아들을
잃은 할아버지는
검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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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흥 봉덕리 (삼불리) 여순 사건 희생자 명단
1. 김성택 (김호길 친형)
2. 김양수 (김진용 부친)
3. 오인택 (오기택 친형)
4. 김영채 (김봉채 친형)
5. 유기순(유종표 친형)
6. 유기만 (유종표 친형)
7. 김창석 (김창문 친형)
8. 오문택 (오상록 부친)
9. 유영태 (유선유 삼촌)
10. 유영효(유선유 부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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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버지의 뒷모습
인묵 김형식
''할아버지
감똥이 피었어요
저것 봐요''
장독 옆
감나무에 감꽃이 피었다고
손녀가 호들갑이다
'' 손가락질하지 말라
큰일 난다
감이 곪아 떨어져요 "
시월 열 아흐레날 밤
감잎사이에 숨어든 대봉시
아버지의
할아버지로부터
'쉬 쉬' 했던
여순 10.19 사건의 비극
손가락질 하나로
끌려가신 우리 아버지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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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당신 계집
인묵 김형식
아직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보, 당신
봉산 양지밭에 세워 놓은 쟁기
지금도 숨어서 보고 계십니까
놀란 가슴 독다리에 눌러 놓고 두근두근 그 끝을 따라가면
어두운 밤 올빼미굴이 비어 있던 것을
그 동굴 깊숙이 얼어붙은 여순 사건의 공포
하얗게 웃으시며 살아서 돌아오시는 것을
더러는 나무지게 짊어지고 오시는 것을
참꽃 한 묶음 꺾어 건네주시는 것을
여보, 당신
지금도 살아서 망보고 계십니까
큰절골 넘어 끌려가는 당신 보았다는
그 뒷모습
쑥꾹새가 절 골에 부리고 간 것을
어둠 내리면 아랫목에 보리밥 한 그릇 묻어 놓고 바지락국 끓이고 있는 계집
가끔은 양지밭에 풀 뜯는 뿌사리*로
그렇게 꿈속에서 만나는 것을
여보 당신은 잊으셨습니까
봉산 양지밭에 세워놓은 쟁기와 당신 계집
지금도 내 가슴팍을 갈고 있습니다
*뿌사리: 황소의 전라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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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갯벌
인묵 김형식
순천만 갯벌은
천 년을 기다려 생명을 품었다
짱뚱어 한 마리 칠게 한 마리도
제 자리를 잃지 않도록
세계는 람사르의 이름으로 약속하고 지키고 있는데
여순사건으로 희생된 분들은
누가 지켜 주었는가
총성이 스쳐 간 들녘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별들
아직도 갯벌에 바람이 되어 갈대를 흔들고 있다
갯벌의 생태는 보전하라 말하면서
존중받아야 할 여순사건의 희생자들 인권은 아직도 바람으로 머물어야 하는가
갯벌은 썰물 뒤에도 생명을 살린다
민주주의도
진실을 드러낼 때
화해가 시작되고
용서의 꽃이 피어나고
상생의 바다가 된다
순천만은 생명의 람사르이고
여순사건은 대한민국이 끝내 지켜야 할
민주주의의 갯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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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침향沈香
인묵 김형식
침향나무가 외부의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수지(樹脂)를 분비한다
수지는
나무 깊숙이 스며들어
오랜 세월 숙성되고 응축되어
검고 깊은 향이 된다
침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긴 세월 상처를 견디어 내며
흘린 피와 눈물의 결실이다
여순사건이 그렇다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
유족들이 견디어 낸 아픔
그리고 진실 규명에 의한
성숙한 인권의 가치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소중한 분들에게
국가는
늦었지만
그 향기에 응답해야 한다
여순사건의 상처는 썩지 않았다
침향이 되었다
상처를 이겨낸 민주주의는
가장 깊은 향기를 남긴다
대한민국은
지구촌 민주주의의 침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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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창작실
●●( 1~5 )
인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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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6.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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