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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대학이 방학을 한다. 아침부터 예쁘게 꽃단장하고 나의 사랑스런 제자들을 만나러 힘찬 발걸음으로 길을 나선다. 한결같이 "레쿠리 선생님이다." 외치면서 꼭 안아주시며 반겨 주주는 우리 제자들. 예쁜 사람, 고마운 사람, 우리를 웃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최대한 극찬을 해주신다. "레쿠리 선생님, 살 빠졌다. 맛난 것 좀 먹고 다녀라." 하시면서 걱정도 잊지 않으신다.
어쩌면 이렇게 행복할까? 집에 와서 빨간 속옷도 입어보고 만 원도 펴서 보고 또 보고 이 만 원으로 무엇을 살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제자들이여, 늘 건강하세요. 그리고 내가 그대들에게 미소를 주는 만큼 오래오래 같이 함께 느끼면서 살아갑시다. 나의 사랑스러운 제자들이여! 잘 때 이불 단디 덥고 주무세요. 방학을 마칠 때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만나요."
1년에 200회 이상 행사를 하고 200회 정도의 강의를 합니다. 늘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나만의 파라다이스, 보물섬 같은 실버 친구들을 만나러 갑니다. 만날 때마다 주름진 얼굴에는 미소의 분칠을 해주고, 입술에는 호탕한 웃음의 루즈를 발라주고, 마지막 남은 열정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며 손잡을 수 있도록 그 거친 손바닥에 꿈을 쥐여주는 일을 합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늘 한결같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찌 이리 이쁘노. 우리 예쁜 레쿠리 선생." 실버 친구들이 저를 `레쿠리 선생`이라 부르는 것은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이 잘 되지 않아서입니다. "선생님, 말이 너무 길어요. 그냥 레쿠리 선생이 좋아요."라고 말씀하십니다. 10년 동안 예쁜 레쿠리 선생이라 불리면서 저에게도 새로운 꿈과 비전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등지는 날까지 즐거워하며 좋은 세상 나들이를 잘 마칠 수 있도록 그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기사입력: 2017/09/18 [13:19]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203750§ion=sc30§ion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