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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서민정
[내 이름은 김삼순] 10년 전 방영한 인생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1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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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뒷자석의 나사장, 유치원복을 입은 미주를 무릎에 앉혀놓고 자꾸 말을 시킨다.
이뻐서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다.
나사장 할머니 이름은?
미주 나현숙 사장님.
나사장 어머, 사장님까지 알어? 그럼 이모 이름은?
미주 윤현숙 비서님.
윤비서 (앞에 앉아 비싯 웃는다)
나사장 미주는 몇 살?
미주 일곱 살이요.
나사장 지금은 어디 가는 중이에요 우리 미주?
미주 유치원에 가요.
나사장 어머, 유치원에 가서 뭐를 할까?
미주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공부도 해요. 친구도 사겨요.
나사장 호호호 그래요? 친구 만힝 사겼어요?
미주 네
나사장 그러면 친구들 초대해서 맛있는 것도 먹고 같이 놀까?
미주 네. 근데요 할머니.
나사장 응.
미주 삼촌 언제 와요?
나사장 ?!...
윤비서 (역시 할 말이 없는)
나사장 도대체 이 녀석은 엽서 한 장 달랑 보내놓고 어디서 뭘 하는 거야?
윤비서 무소식이 희소식이래잖아요. (봉투 내밀며) 그리구 이거.
나사장 (돌아보며) 이게 뭐야?
윤비서 사직서요.
나사장 (얼른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꺼내 펼친다. 사직서 맞다. 놀라지도 않고 쳐다보며) 요즘은 개싸움도 시들시들하니? 심심해?
윤비서 여행 좀 갈려구요.
나사장 여행 가고 싶으면 휴가 내면 되지 이게 뭐하는 짓이야?
윤비서 좀 길어요.
나사장 얼마나. 한 달 줘?
윤비서 한 2, 3년 걸릴 거 같애요.
나사장 (입이 딱 벌어진다) !!!
윤비서 세계일주를 해볼려구요.
나사장 너 더위 먹었어? 아침부터 무슨 짓이야 이게?
윤비서 마지막 남은 제 꿈이에요.
나사장 그럼 젊었을 때 진작에 갔다오지 왜 이제 와서 설쳐 설치길.
윤비서 마냥 젊을 줄 알았죠.
나사장 ?!...
윤비서 부모님 돌아가시고 회장님이랑 사장님이 거둬주셔서 세상 어려운 거 모르고 살았는데, 너무 편하게 살아서 그랬는지 나이 드는 것도 모르고 시간만 축냈네요. 할 수 있는 건 딱 하나 남았어요.
나사장 !... 안돼.
윤비서 비행기표 끊어놨어요.
나사장 누구 맘대로. 취소해.
윤비서 후임자 구해놨어요. 다음 주부터는 그 친구가 근무할 거에요. (나간다)
나사장 야! 내가 사장이지 니가 사장이야!
오천만원, 밥 먹자. (기척이 없자 갸웃하며 개집 안을 들여다본다.
진돗개가 축 늘어져 있다.)
도대체 이 녀석은 어디서 뭘 하는 거야.
오천만원도 힘이 없음
나가다말고 그걸 지켜보고 있는 삼순. 힘없이 돌아서 나간다.
일주일 뒤에 돌아온다던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한달이 가고 두 달이 가고.. 미주에게는 잘 지내고 있다는 엽서가 왔었다는데
내게는 그 흔한 전화 한 통도 엽서 한 장도 오지 않았다.
진지하게 피아노 연습하는 삼순.
원곡에 80프로쯤 가까와진 실력.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 사람을 다 안다는 착각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
(사이) 하긴, 내가 나를 모르는데 다른 사람을 어떻게 알겠는가.
내가 그를 기다리는 건지 포기한 건지도 나는 잘 모르겠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알프레도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정말이지 그러고 싶었다.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열심히 사랑하고 싶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저 문장을 바꾸고 싶다. 상처받기 싫으면 사랑하지 말라고.
김삼순씨?
여긴 어쩐일이세요?
뭐? 그 남잘 또 만났어?
(심드렁한) 어. 이번 주말에 영화 보러 가자 그러더라.
그래서 뭐라 그랬어? 너 설마 초 친 거 아니지?
그러자 그랬어.
정말? 잘 했어 잘 했어. 이제까지 니가 한 짓 중에 최고로 잘한 짓이다. 두 번씩이나 당하고도 너한테 호감 있는 거 보면 이건 보통 인연이 아닌거야. 삼식인지 삼태긴지 웃기지도 않은 그 놈 잊어버리고 그 사람이랑 한번 잘 해봐. 알았지?
(눈치가 뻔하다) 야 김삼순! 너 아직도 그 자식 기다리는 거야?
기다리긴 뭘 기다려. 당장 임대료도 못내게 생겼는데 그깟게 대수야?
그래, 바로 그 정신이야. 아 근데 뭐가 문젠거야. 어떻게 홈피 연지가 두 달이 넘었는데 주문이 하나도 없냐.
삼순 주문은 커녕 클릭이나 해줬으면 좋겠다. 오늘 방문자는 몇 명이야?
이영 일곱 명.
삼순 그러니까 내가 모모로 하자 그랬잖아. 이게 다 이름때문이야. 책임져.
이영 모모였으면 하루에 한명도 안들어왔을걸? 찌라시를 돌릴 수도 없구. 이럴 때 방송 한번 타면 그냥 순식간인데.
삼순 그건 싫어. 방송 타면 1년 된 집이 30년 원조집으로 둔갑하더라.
첫주문 받음ㅋㅋㅋㅋㅋㅋㅋ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카드쓰는 삼순이
이영 초 치지 말고 잘 해? 어?
삼순 주문 들어오면 어떡해.
이영 어차피 오늘 주문은 마감했잖아.
오늘은 더 이쁜데요.
(지켜보다가 왠지 씁쓸해진다) ... 그래도 삼식이만한 인물이 없네. 둘이 잘 어울리긴 했는데... (들어간다)
2 회남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요?
삼순 아뇨, 그냥 별 생각없이 나왔는데...
2 회남 그럼 영화부터 볼까요? 마침 티켓이 있는데.
삼순 네
혹시 그때 그 사장...
어디서 양다리를 걸쳐? 내려.
(2회남에게 깎듯하게) 이거 번번히 죄송합니다.
빨리 내려.
삼순 어서 가요.
진헌 (다시 문 열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뭐 하는 거야 지금
빨리내려
누구세요 아저씨?
?!... 지금 장난해?
어서 가요 나 저 사람 몰라요
삼순아
나란히 앉아 영화 보는 2회남과 삼순
굳은 얼굴로 앞만 보고 있는 삼순. 영화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일어나. 도대체 왜 이래?
일어나. 나가서 얘기해.
(일어나며) 이보세요. 전에는 몰라서 당했는데 오늘은 안되겠네요.
오늘은 진짭니다.
삼순씨가 싫다잖아요.
진헌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오늘은 진짭니다.
2 회남 글쎄 싫다잖아요.
이 여자 내 여자라구요!
사람들이 불평을 터트린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럴려고 그런건 아닌데...
정말 죄송합니다.
삼순이 총총히 나온다. 진헌도 따라나온다.
삼순, 멈춰 확 노려본다.
진헌 가. 가서 얘기 해.
삼순 (독하게) 너랑은 이제 완전 쫑이야.
진헌 ?!..
진헌 왜 또 이래?
삼순 ....
진헌 무슨 일인지 얘기를 해야 알 거 아냐.
삼순 ....
진헌 전화 안한 것 땜에 그래?
삼순 ....
진헌 말했잖아. 마음 약해질까봐 못하겠다구!
삼순 (뭐? 기가 막혀! 하듯 쳐다보는)
진헌 일단 집에 가. 집에 가서 얘기해. (손목을 잡고 끌고 가려하는)
삼순 (힘껏 뿌리친다)
진헌 !... 정말 이럴거야? 나도 얼마나 보고 싶었는 줄 알어?
왜 이러세요 아저씨? 나 알아요?
야 김삼순! 너 거기 안서?!
링 빼버림
진헌이 차 앞에 서 있다가 삼순의 앞으로 성큼 다가와 앞을 가로막는다.
삼순, 옆으로 진헌도 옆으로
삼순, 반대쪽으로, 진헌도 반대쪽으로
(쏘아본다) 왜 이러세요 아저씨?
(이젠 달래기 시작한다) 미안해.
뭐가요
미안하다구. 그만 화 풀어.
내가 왜 화를 내요?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닌데
어떡할까. 무릎 꿇고 빌까?
그 다리로 무릎 꿇을 수 있겠어요?
미안해. 용서해줘.
(적선하듯 그 앞에 천원짜리 던져주며) 열심히 사세요 아저씨. 살다보면 볕들 날이 올거에요
(정색하고) 대충 짐작은 가는데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냐?
화가 났으면 왜 화가 났는지 얘기를 해. 내 얘기도 들어보고.
우리 집으로 가. (끌고 가려는데)
(확 뿌리치며)
대충? 하, 어이가 없어 정말.
그동안 내가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는지 그거도 대충 짐작이 가겠네? 어?
그러니까 우리집에 가서 얘기하자고.
나만 그랬는줄 알어?
우리 엄만 어땠는지 아니? (새삼 눈물이 나면서) 먼 데 가서 무슨 일 생겼을까봐 얼마나 걱정을 했는데.
절에 가서 백팔배를 한두번 한 줄 알어?
우리 언닌 어떻고. 말로만 너 싫다 그러지, 미운 정 들어서 얼마나 걱정을 했게.
미주한테 엽서 왔다는 소식 듣고 우리 셋이 얼마나 배신감 들었는데
그래도 우리 엄만 사고 난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안심하고. 니가 뭔데 우릴 이렇게 만들어 왜!
?... 엽서 보냈잖아.
꿈에서 보냈니?
못받았어?
뻑이간다 뻑이가.
진헌, 아-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하나 잠시 서성이며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어 초인종을 누른다.
봉숙 누구세요.
진헌 접니다 장모님. 헌이요. 저 건강하게 잘 돌아왔습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장모님!
봉숙 기다려.
기다리라는 말에 반색하는 진헌. 반가운 마음으로 기다린다.
(꾸벅 허리굽혀 인사하는) 안녕하셨습니까 장모님.
누가 장모님이야 누가! 우리 딸 속 썩이는 인간은 필요 없어! 다신 찾아오지 마!
(하고는 진돗개를 대문 밖으로 쫓아낸다) 이것도 가져가! 복날에 안잡아먹은 거 고마운 줄이나 알어.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당♥
댓글 달아준 여시들, 읽어준 여시들 모두모두 고마워요!!!
첫댓글 아 진짜 개똥차 시바 언니 항상 고마워요💕
저 맞선남은 먼죄야..ㅋㅋㅋ아 진짜 불쌍해..진짜 인연아냐??ㅋ
왜케 맞선남 안타깝냐ㅠㅠㅠ그리고 삼식이는 왜구래..ㅠㅠ
현실이였으면..나는 맞선남 만낫을거같애 진짜 인연이다 저건
맞선남이 진정한 인연아니냐ㅋㅋㅋㅋㅋ3번이나 우연히 만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