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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플뢰르 6 - 외젠 부댕 미술관을 보고 옹플뢰르 항구를 지나 버스터미널에 가다!
5월 26일 루앙 에서 기차를 타고 르아브르 에 도착해 시내를 구경하고는 다시 차를
타고 옹플뢰르 Honfleur 에 도착해서는... 엣날 항구 Vieux Bassin 와
해양박물관 Musee de la Marine 을 보고는 어부들이 지은 옹플뢰르의
상징 랜드마크 와도 같은 생트 카트린 교회 Eglise Ste. Catherine 를 구경합니다.
그러고는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서는 1824년에 이 도시 옹플뢰르 에서
태어난 인상파의 선구자 인 "외젠 부댕" 등 옹플뢰르파 그림 을
전시하고 있는 외젠부댕 미술관 Musee Eugene Boudin 을 구경 합니다.
미술관에서 그림들을 구경하다가 문득 떠오르는게 있으니 동아일보 김지영
기자가 쓴 “미술 작품 속 여성, 인권의 눈으로 본다면” 하는 기사인데....
김태권씨가 지은 ‘불편한 미술관’ 이라는 책을 보고 느낀 감상 인가 합니다.
‘정치적 올바름’ 은 새로운 세기의 키워드다. 이 책 ‘불편한 미술관’ 역시
그렇다. 미술의 역사를 ‘정치적 올바름’ 이라는 잣대로 들여다 봤다.
책의 부제는 ‘그림 속에 숨은 인권 이야기’ 다. 인종 차별, 이주민과 장애인 인권 문제
등 최근 집중적으로 부각되는 인권 문제를 중심으로 미술 작품을 논의 한다.
작품성을 따질때 기준이 되던 예술적 가치가 아니라 인권의 관점 에서 작품을 보는 것이다.
타히티를 무대로 삼은 고갱의 그림들은 원초적 생명력을 지닌 예술작품 으로 평가 받지만
식민지 여성 을 대상화 하는 그의 시선은 비난 받는 중 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가 적용하는 인권의 관점으로 매겨지는 그림 의미 는..... 전통적인
예술사의 시각 으로 보면 당혹스러운 측면 이 적지 않지만,
그림을 통해 인권을 생각해보는 계기 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만하다.
그러고는 미술관을 나와 근처에 있다는 사티의 집 Maison Satie 을 찾는데, 1866년에
옹플뢰르에서 태어난 에릭 사티 는 작곡 뿐만 아니라 작가이자 화가 입니다.
사티의 집 Maison Satie 은 외젠부댕 미술관과 공동권 컴비네이션표가 10유로 인데
사티의 집에서 헤드폰을 쓰면... 그의 일생에 대한 나레이션 이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여행가이드북 시내지도 에는 위치가 나오지 않는지라...
행인들에게 물어도 아는 사람이 없으니 찾다가 그만 포기하고
내려와서 다시 생트 카트린 교회 를 지나 옛 항구 Vieux Bassin 로 갑니다.
여기서 오던 길이 아닌 항구로 흘러드는 강을 따라 걷는데 여기도 부두 인지라
어망등 그물 이며 또 강에는 많은 배 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을 구경합니다!
한동안 바다와 배 를 바라 보다가 문득 역사학자인 임용한 씨가 동아일보
‘임용한의 전쟁史’ 칼럼에 쓴 글 “리더의 자격” 이 떠오릅니다.
전략적 목표 를 이루지 못하고 마지막 전투에서는 참패해서 군대를 모두 잃었다.
이런 이력에도 불구하고 카르타고의 한니발 은 세기의 명장으로 존경 을 받는다.
한니발 때문에 15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고통 을 받았던 로마인들은 한니발
이 죽은 뒤 그의 이름을 두려워하면서 존경했다. 로마인이
한니발을 존경한 진짜 이유 는..... "그로 인해 로마가 깨어났기" 때문 이다.
한니발과 싸우면서 로마는 군의 전투력은 장비와 숫자가 아니라 훈련이 좌우한다는 사실 을
깨달았다. 로마의 장군 스키피오는 한니발의 전술을 수용하고 군대를 강하게 조련했다.
전쟁이 급박한데 훈련이 너무 길고 세다는 여론과 민원이 들썩여도 꿈쩍하지 않았다.
그리고 스키피오의 군대 가 알제리의 자마에서 한니발을 섬멸 하자 로마는 환호 했다.
이후 로마는 직업군인제로 전환 하고 장비를 개량하며 고난도의 훈련과 숙련 이 필요한
전술과 편제 를 채택했다. 이것이 로마의 영광을 낳는 바탕 이 됐다. 군대가
아무리 훌륭해도 리더가 부실하면 강한 군대가 될 수 없다. 로마는 한니발에게
위대한 장군은 혈통이 아니라..... 자질과 단련, 자기 계발로 탄생한다는 교훈 을 배웠다.
장교는 병사와 함께 있어야 하고 소대장 부터 일선에서 전투를 경험하며 전술과 리더십
을 배워야 했다. 혈통은 필요가 없는 것일까? 혈통보다 중요한게 환경 이다.
다만 환경이라고 좋고 나쁜 환경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주어진 환경을
이용하고 주어지지 않은 환경을 노력으로 보충하는 사람이 위대한 리더가 될 수 있다.
한니발과 스키피오 이후 로마에는 마리우스와 술라,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 라는 명장이
연속해서 출현했다. 이들은 공평하게 절반은 명문 가문 출신이었고 나머지는 평민
출신이었다. 술라와 카이사르는 같은 명문이라도 몰락, 파산 등 이유로 평민과 교류 했다.
결국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귀족과 평민 모두를 이해하고 통합된 에너지를 끌어
내는 능력 이 중요했다. 이런 사실을 로마는 배웠고 실천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아서 역사는 음모와 피로 얼룩졌다.
우리 사회도 순탄치 않은 단계로 들어서고 있는 듯하다. 해피엔딩 을 바랄 뿐이다.
시외버스 터미널 을 향해 걸으면서 생각하니 옹플레르에서는 시음장 La Cave du
Grenier Cidre 에서 사과즙을 발효 술 시드르 Cidre 와 사과주를 증류한
브랜디 칼바도스 Calvados 를 맛보아야 하는데 생트 카트린 교회와
외젠 부댕 미술관을 찾는데 열중하다 보니 잊어버리지라 그냥 떠나는게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도심으로 되돌아 가기에는 버스 시간이 임박한지라 입맛만 다시는데 그때 저만치
공터에서 버스 3~4대에서 내린 학생들 단체가 걸어오는데.... 아마도 여기 프랑스에
유학중인 동양인 학생들로 생각되니 오늘 토요일 오후라 단체로 놀러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문득 이설 기자가 쓴 “ 명문 악단 한국인 악장, 이젠 놀랄일도 아니지 ”
해외 오케스트라 빛내는 한국인들 이라는 기사가 떠오릅니다.
프랑스인 남편과 페이드라루아르 국립오케스트라에서 악장으로 일해 온 박지윤씨 는 올 9월
프랑스 명문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 자리를 옮기는데“프랑스인 2명과
함께 최종 면접에 올랐다. 7년간 악장 을 경험해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고 말했습니다.
누군가가 무대 위로 걸어 나오자 단원들이 기립 한다. 지휘자인가 했더니 바이올린을
들고 선 지휘자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는다. 알쏭달쏭한 그의 정체는 제1
바이올린 파트 리더인 ‘악장’. 오케스트라의 반장이자 심장이라 불리는 자리 입니다.
최근 한국인 연주자 들이 해외 오케스트라 악장 자리를 휩쓸고 있으니 박지윤 은 올해
초 프랑스 명문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선임돼 9월
취임하며... 김수연 은 올 1월 부터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서,
그리고 이지윤 은 지난해 9월 부터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에서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바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에서 악장으로
뛰는 윤소영과 이지혜 도 있으며... 오스트리아 빈 국립 폴크스오퍼
심포니의 유희승, 미국 뉴욕 필의 권수현 등은 부악장 으로 일한다고 합니다.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인 악장 은 오케스트라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리더로 지휘자의 곡 해석
에 따라 단원들을 통솔해 하나의 소리 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간단해 보이지만 과정은
쉽지 않으니... 김유나 서울시향 홍보마케팅 팀장은“악장은 지휘자와 100명이 되는
단원을 상대해야 한다. 음악성은 물론 탁월한 리더십 이 필요한 자리” 라고 말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 악장 열풍이 부는 이유는 뭘까. 2011년부터 프랑스 페이드라루아르
국립오케스트라에서 악장으로 일해 온 박지윤은‘순발력’과‘소통능력’을 악장의
자질 로 꼽았으니“맨 앞에서 지휘자의 의도를 빠르게 파악해 연주자들에게 전달해야
하며 멀리 떨어진 팀파니나 목관 파트 수석들과도 눈짓으로 교감하려 노력한다” 고 합니다.
중요한건 음악적 자질 이니 이정일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53)은“지휘자와 단원
에게서 신뢰를 얻으려면 음악을 잘 이해해야 하며 솔로 연주를 하니 음악성 이 정말
중요하다”는데“악장이 솔로 파트를 제대로 소화 하지 못하면 단원들이 못 미더워 한다.
지휘자는 지휘 를, 악장은 솔로 파트를 잘해야 뒷말을 듣지 않는다” 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인 악장이 대거 탄생한 배경은 클래식계의 성장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세계적 기량을 갖춘 국내 바이올리니스트 들이 솔리스트 뿐 아니라
오케스트라 수석과 악장 등의 장점에 눈을 뜬 것 같다” 고 말합니다.
솔리스트로서 한계를 느낀 이들이 단독 활동하기 좋은 오케스트라 악장 자리를 선호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박지윤은“해외 오케스트라는 보통 악장을 2, 3명 두고 있어 개인
활동을 하기에 좋다. ‘트리오 제이드’ 멤버로 활동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 고 말합니다.
악장도 오디션으로 선발 하지만 지휘자와 합을 맞추는 과정이 중요하니 아무리 뛰어나도
해당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궁합이 맞지 않으면 합격하기 힘들다. 해외 오케스트라
악장의 연봉은 단원들의 4배 수준. 미국에선 악장이 후원자 관리 까지 도맡기도 한다네요.
악장의 스타일은 제각각이지만 시대적 흐름은 있다. 한 해외 오케스트라 악장은“예전엔
‘왜 동양 여성을 굳이 악장으로 뽑느냐’는 문의 전화가 오곤 했지만.... 지금은
그런 일이 드물다” 며 “악장은 나이와 관계 없이 음악성이 최우선” 이라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드디어 옹플뢰르 버스 터미널 Gare Routiere 에 도착해 잠시 기다리는데
버스는 정차중이길래 운전수가 언제오나 했더니 저만치서 선글라스를 낀
멋진 젊은 프랑스 여성 이 걸어 오기에 세련된 멋 을 풍기는지라 부유한
관광객 인줄 알았더니 세상에나??? 버스 문을 열고 올라타니.... 그럼 운전수 네요?
세상에나??? 버스 기사가 이렇게도 젊고 예쁜 여성으로 지성적이고 세련되게
보이다니? Bus Verts 시외버스는 오후 1시 20분에 옹플레르를 출발해
남쪽으로 들판을 달려서는 40분만인 2시에 역시나 항구 도시인 트루빌-
도빌르역 Trouville Deauville 에 도착합니다. 나의홈 : cafe.daum.net/baikall
첫댓글 즐감해요
감사합니다